2008. 11. 25. 16:42ㆍ영화
감독-전윤수
김민선-신윤복(아름다운 욕망을 그린 천재화가)
김남길-강무(치명적인 신윤복의 첫사랑)
김영호-김홍도(제자를 사랑한 조선의 최고화가)
추자현-설화(단 한사람을 질투한 조선 최고의 기녀)
"바람의화원"으로 유명한 소설,드라마보다 앞서 기획된것으로 알려진 영화이다.
포스터에선 김민선의 고운 자태가 여자의눈으로 보아도 아름답다.
속화를 그려 도화서에서 쫓겨났다는 속설과 함께
단 두줄의 기록만 남긴채 영화속으로 사라진 신윤복은 <미인도>라는 제목으로 다시 살아난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남자 신윤복 과 우리가 알지못했던 여자 신윤복의 삶을 동시에 스크린으로 보여,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선전하고있다.
시대는 조선 1758년 정조.
4대째 이어온 화원 신한평의 막내딸로 태어난 신윤정.
타고난 그림솜씨로 오빠대신 그림을 그려주었던 어린딸은
오빠의 자살로 인해,오빠의 이름을 빌린 신윤복이라는 남자의 삶으로 뒤바뀐 삶을 살아가게 된다.
어린 윤복이 붓을 잡는손은 떨렸고,
그 붓에서 떨어진 한방울의 먹물과, 두눈에서 떨어진 두줄기의 눈물이 예사롭지 않더니 다음화면이 목멘 어린 윤복이었다
윤복의 재능은 당대 최고화가 김홍도의 마음을 빼았고, 궁중의 화원으로 인정받게된다.
청동거울을 만들어 저잣거리 에서 장사를 하는 강무는 값비싼 거울을 깨트려 붙잡힌다.
거들먹거리는 관료들앞에서 강무를 위해 윤복은 김홍도 그림<습득도>를 묘사한다.거지로 살면서 가난한 이를 돌보았던 당나라거지,
윤복의 지혜로 강무는 풀려난다.
위기에서 구해준 빚을 갚는다는 명분으로, 풍속화를 그리고 싶어하는 윤복에게 개울가로 인도한다.
청동거울로 비춰진 개울가에는 큰타래머리여인들의 목욕하는 장면과 그네타는 모습이 화폭으로 탄생한다.<단오풍정>
강무에게 여자의 모습을 들켜버린 윤복은,
스스로 억누르며 살아온 자신이 사랑 앞에선 여자이고 싶고,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칠수있는 강무와의 사랑의 감정을 과감하게 그려낸다.<월하정인>
스승 김홍도는 우연히 둘의 사랑을 훔쳐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느끼고 강한 질투심에 사로 잡힌다.<월야밀회>
김홍도가 스승 표암 강세황과 담소를 나누는 동안,
윤복은 정원을 둘러보다 담너머 짝짓기하는 개를 보고 소복입은 과부와 몸종이 웃고 있는 장면을 그린다.<이부탐춘>
기녀가 출타중에 기녀몸종과 양반의 애정행각을 그려낸다.<기방무사>
윤복은 섬세하고 화려하게 때론 부드럽게 여자의 마음을 화폭에 담는다.
그것은 조선 최초 에로티시즘이었다.
윤복이 그렸던 풍속화는 궁중화원의 본분인 유교적에는 어긋났다.
윤복의 천재성은 많은 시기와 질투가 있었다.그리고 음란화,춘화라고 비난이 쏟아졌으나 스승 김홍도가 감싸안았다.
제자의 재능을 사랑한 김홍도는 남성적이면서 소박한 그림을 그렸다.
정조에게 바칠 속화를 그리기위해 저잣거리를 구경하다, 저잣거리 한복판에서 강무의 씨름시합을 보고 그린 그림.<씨름도>
강무는 상으로 받은 송아지를 윤복에게 선물한다.
<송하맹호도>또한 남성적이며 힘이넘치고 매력이 물씬풍긴다.
김홍도가 질투에 불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투쟁적이고 무지막하게 강해 역겹다.
부드러움이 더 강한것을 모르나 감독이 의심스러웠다.
신윤복,김홍도 화가 대역은 실제 동양화를 전공한 교수가 맡고,
사용한 붓과 설화방의 화각장도 실제 무형문화재가 사용하는 것이라한다.
박물관에서나 가서 볼수있는 옛가구며 조선의복들을 볼수있다.
영화는 색이 넘쳤다.
위엄이 가득한 갈색의 김홍도,
영혼이 자유로운 푸른색의 강무,
남성속에 여성의 부드러움을 보여준 보라빛과 분홍의 윤복,
화려한 기녀의상징인 붉은색,그리고 조선의 맑은 풍경채색이 아름답다.
또다른 색은 남녀의색.
청나라 체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무대는 사랑체위라기보다는 곡예라면 적당한 표현이다.
따라했다가는 병원신세를 질것만같은 고난도요가포즈였다.
남녀가 아닌 두여성이 만들어내는 무대주위를 양반관객들은 어떤 욕망을 하고있는지..그자리에 신윤복이 있었다.
단한사람,김홍도를 향한 사랑으로 질투에 사로잡힌 기녀 설화,
욕망과 사랑 사이에서 네남녀의 러브스토리가 격정적이다 못해 도발적인 장면이 많다.
오빠를 죽음에 이르게할만큼 뛰어난 천재화가 신윤복,
권력에, 남자에게, 기댈수밖에 없는 여자가되기도 하는 신윤복,
"사랑하기때문에 유혹하고 흔들리는 인간의 나약한 마음이 아름다워서 그렸다"는 명대사를 남긴다.
엔딩의 여운은 길다.
쓸쓸한 돛단배위에서 "얇은 저고리밑,가슴속 가득한 정을 붓끝으로 전하노라"라며
그녀 스스로 거울로 비춰진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자화상으로 남긴<미인도>는 강물로 띄워지고 영화는 끝이나지만,
예술의 혼은 훠이 훠이 올라 우리 가슴에 남는다.
에로물로 보기를 원한다면 권하고싶지 않지만,예술을 사랑하고 승화시켜 해석 할수있다면 보고픈영화....한번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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