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점

2009. 1. 15. 15:45영화

 

 

감독:유하

출현:주진모(왕)

      조인성(홍림)

      송지효(왕비)

 

고려말 공민왕의 비사가 새롭게 각색된 "쌍화점"

포스터는 한여인을 가운데 두고 두남자의 눈빛이 예사롭지않다.

감독은 배우들의 몸짓보다는 감정에 더 치중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대극이라기보다 치정극에 더 가까우리만큼 사극도 이렇게 비극이 될수있구나,하면서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유하감독의 폭력성과 사회의 불신이 엿보인다.

결혼 26년차인 내가 이리 따끔거리는데 행여 내딸들이 볼까하는 두려움이있고,

지혜의 여신,미네르바도 잡혀가는데 영화비방죄로 잡혀갈지모르겠고...

그동안 보았던 많은 영화중 잠깐이나마 후회했던 영화중 하나이다.

 

고려 25년 충렬왕때 지어진 고려가요에서 제목을 딴것으로 봐도 원나라 간섭이 심해 왕권이 혼란스러웠던 고려말이 예상된다.

 

"고려사"는 31대 공민왕(1330-1374)

내우외환이었던 고려말 공민왕은, 원의 후궁으로 들어간 기황후의 오빠 기철과 권겸일당을 사형하고 개혁정책을 펼친다.

홍건적침입과 권문세력의 반발로 개혁은 타격을 받는다.

몽골출신 노국공주가 산고로 죽은뒤 실의에 빠진왕은 방탕한 생활을 한다.

그러던중 세속과 거리가 먼 신돈에게 의지하고,전민변정도감을 설치하여 토지개혁에 들어가고,

신돈의 지나친 독재는 반역혐의로 처형된다.

홍건적,왜구등 침입을 막으면서 꾸준히 성장해온 무장세력 이성계와 신진세력 정몽구, 정도전등이 성장된다.

왕은 신변위협을 막고 지도자 양성명목으로 귀족청년들로 구성된 "자제위"를 두고 침소까지 드나들며 음행을 일삼는다.

자제위의 홍륜은 공민앙 계비를 임신시켰고,친원파소속 최만생,홍륜에의해 공민왕은 시해되고,

고려의 운명은 내리막을 향해 달린다.

우왕,창왕역시 신돈의 소생이라 하나 조선건국을 정당화시키기위한 역사왜곡이란설도 있다.

 

 

영화로 돌아가서

고려말 친위부대 "건룡위"의 홍림은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놓여있는 왕을 보필하는 수장이다.

어려서부터 구중궁궐에 들어와 무술을 익히며 키워진 어린 홍림은 일찍 왕의 눈에띈다.

왕;충성이 무었이냐?

홍림;전하를 위해 기꺼히 죽는겁니다.

 

나의 고정관념이 너무강한탓인가?

머리를 틀어올린 왕과 홍림의 애무는 거부감을 넘어 소름이 끼친다.

남성성과 여성성이 발견되기전부터 길들여진 홍림은 왕의 남자였다.

시사회에서 주진모는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하는걸보면 실제배우는 동성애자가 아님이 분명한다.

 

후사문제를 빌미로 원은 무리한요구를 계속하고,정체불명의 자객들로부터 왕은 목숨을 위협받는다.

자객들과 건룡위부대원들과 벌이는 검술신은 남녀의 정사신이 포르노로 가는걸 조금이나마 막아주었다면 괜찮은 표현일런지...

쭉뻗은 남성들의 기압소리와 역동적 액션은 여성관색이 정사신보다 오히려 바라는것이다.

 

왕은 고려 왕위를 이을 원자를 얻기위해 중대결정을 한다.

여자를 품을수없는 자신을 대신해 홍림에게 대리합궁을 명한다.

홍림은 명령을 거부할수도,거부해서도안된다.

첫째날,합궁은 실패하고,조선의 국모라면 은장도라도 꺼냈을텐데..

둘째날,성정제성을 발견한 홍림,두려움이 앞선다.

세째날,육체적 합일은 정신을 압도하고,사랑을 위한 몸부림은 또다른 사랑을 파괴하고있었다.

음란한 아프로디테가 주문을 하지않았나 싶을정도로....

격정의 정사신에 왕은 숨이 턱턱 막혀가는데...자신도 모르게 홍림과 왕비의 합궁을 몰래 드려다본다.

담요가없다면 커텐을 뜯어서라도 가렸음좋으련만...

카메라는 주로 뒷모습을 담았지만 너무적나라한 포즈에 팝콘먹던 옆좌석이 조용하다.

왕의 커다랗고 쌍커풀진눈은 흔들리고 질투와 연민이 가득하다.각이진 왕의턱끝은 와로움에 그늘진다.

남성성을 확인한 홍림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향갑을 사고,

왕비는 남자를 위해 두건에 직접 수를 놓고,고향의 풍습대로 쌍화(만두)를 만들어 먹인다.

남자는 여자에게,여지는 남자에게,

사랑할땐 왕비와 신하가 아닌 여자와 남자였다.

 

회임을 기원하는 성대한 연등회축제.

 

쌍화점에 쌍화병을 사러갔더니

회회아비가 내손목을 잡더이다.

만약에 이소문이 이가게 밖에 번지면

조그만 어린광대 네탓이라 하리라...

...........................................

왕은 거문고를 튕기며 노래를 하는데,왕비가 서고로 홍림을 부른다.

 

낯선고려로 시집온 원의공주가 의지할수있는 단사람은 왕,

그러나,왕의 정인은 따로 있었고 그(홍림)를 가장 미워했던 그사람에게 받은정은 이미 왕비 가슴속 정인이 되어있었다.

사랑을 위해 모든걸 바칠수있는 여자,왕비는

"내일밤 자시에 오겠다."며.....

 

홍림은 왕의 품을 몰래 빠져나와 금지된사랑을 한다.

욕정에 불타는사랑은 앞길이 훤히 드려다뵈어도 식을줄모른다.

 

친원세력의 음모에 왕비의 오라비가 끼워있고,

그의 목숨을 살려주는 홍림역시 사랑의 갈등을 겪는다.

의무감으로 시작된 홍림의순정은 왕비에게 바쳐지고 사랑을 뺏긴만큼,왕을 배신해야되는 죄의식에 사로잡혀있다.

단지 욕정 때문이라며 죽여달라는 홍림에게

"네가 이미 목숨보다 더한것을 포기했는데,목숨을 거둔들 무슨의미가 있겠느냐"며 왕은 용서를 하고 예전관계로 돌아가나,

왕비의 회임사실이 알려지고,

여자의 유혹에 미혹하지 않는 남자없다고 했나,

마음의 양식을 채워야할 서고에서,육체의 쾌락을 채우기위해 다시만난 두사람..동물농장의 짝짓기장면을 연상시킨다.

육욕의 충족을 긴시간여동안 벌이는데 왕과 신하들은 홍림을 찾아나선다.

 

홍림의 배신으로,사랑을 나눈 그자리에서

"거세하라"는 명령과함께 홍림의 남성성이 잘려나간다.

아비는 오직한사람 뿐이라고 여기는 왕비는 홍림을 몰래 피신시킨다.

이사실을 아는 모든 신하와 왕비 몸종은 죽임을 당하고,몸종목에 향갑을 걸어 궁궐밖에 매달어 놓는다.

홍림을 궁궐로 불러들이기위한 왕의 방법이었다.

왕의 보필은 부총관이 대신하고,왕비는 권력을 미끼로 왕의 목숨을 거두어주기를 부총관에게 명한다.

 

한편 왕비가 죽은줄알고 홍림은 분노의 칼을 들고 왕에게 돌아온다.

그날밤 그들은 치열하게 망하는데...

"날 한번도 정인으로 생각한적이 없느냐"며

애처로운 왕의 눈빛은 그동안의 믿음이 배신으로 변하고,

배신뒤에 슬픔이, 죽어서도 영원히 초원을 달리자는 새로운 믿음으로 살아난다.

 

극장을 빠져나오는 순간,

시원한 탄산음료수라도 마시고 트림이라도 해야 진정이 될게야....

 

청춘

허리가  길어서 힘겨운 남자여! 

오! 그대는

왕의 남자인가? 왕비의 남자인가?

날창날창 흔들리는 저 기다란 허리가

왜 이다지도 애처로우냐?

청춘은 서리꽃과도 같으오니 너무 애닯다마오.

사노라면,

잠잠해진 그대의 굵은 허리가 더 그리워질터이니.

 기축년 일월,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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