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기

2009. 6. 15. 14:31애통시

주요한  1941년 국민문학11월호

 

나라의 부름받고 가실때에는

빨간 댕기를 드리겠어요.

몸에 지니고 싸우시면

총알이 날아와도 맞지않아요.

북쪽에서 돌아오는 기러기는

갈대 밑에 재우겠어요.

꿈에 돌아오시는 당신은

원앙침에 주무시게 하겠어요.

 

아무르의 얼음도 여름에는 녹겠지요.

녹았어도 소식이 없는 여름일랑

까만 댕기에 하이얀 간호복 입고

저도 나라위해 있는힘 다 바치겠어요.

 

서강 저녁놀의 타는듯한 붉은 피빛은

장렬하게 싸우다 산화하신 당신의피

무언의 개선, 마을역 앞에서

하이얀 댕기 드리우고 만세를 외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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