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파도
2011. 3. 13. 16:38ㆍ나의시
이웃나라 이웃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는 검은색입니다
쪽빛 바다에 한번 놀러가서 발 담그고
파도에 몸 적시고싶은 바다가 무섭습니다
거세게 밀려오는 파도가
그렇게 무서운 마귀인줄 몰랐습니다.
살던집도 무너지고 타고 다니는 차도 쓸려가고
하늘을 나는 비행기도, 물살을 가르며 항해하던 배도,
생명있는 것이나 없는것 모두를 가져갔습니다.
며칠후,검은색 파도는 온데간데 없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뿔뿔히 찢어 놓고
진흙 뻘밭에 나뒹구는 부서진 집들과 쓰레기만 쌓였습니다.
그리고 또 며칠후,뒤덮힌 흙더미속에서 내미는
이승과 저승의 엇갈린 만남은 이별을 예고합니다.
망망대해 푸른바다,
흰옷으로 갈아입은 잔잔한 파도는
아무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