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면

2010. 12. 15. 16:48나의시

 

지난 가을은

박달나무 떡갈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

위에서 아래로 정신없이 물들여

낯설은 문경새재를 화려하게 만들었다.

 

지금 늦가을은

서리 맞은 쓰산한 내머리

낙엽 버스럭거리는 소리에도 가슴 쓸어내려

봄 여름 가을 만났던 인연 떠올린다.

 

첫눈 오기전 이겨울은

삭풍과 진눈께비가 먼저오고

달에 내 얼굴을 들이밀고 물어봐도

찬란한 가을날은 지났단다.

 

가을은 숨이다

가을은 사랑이다

가을은 마른잎까지 떨어뜨리는 독한놈이다.

이런 가을이 난,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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