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따다 벚꽃에 젖다
2011. 4. 24. 00:42ㆍ나의시
한마리 매처럼 보이는 응봉산에는
일년에 딱 한번 개나리 천국입니다
꽃피는 춘사월 어느 늦은 오후 나들이는
어린날 황홀했던 꿈이 날개로 날립니다
가녀린 나뭇가지에 노랑꽃잎이 다닥다닥
휘청인 긴허리로 생명의 희열을 느낍니다
눈부신 사월의 태양이 개나리 꽃잎 떨궈
짧은 봄날 저녁노을 속으로 스러집니다.
윤중로 가로수 길을 걷다
팝콘처럼 튀어 날리는 벚꽃에
연분홍 봄날이 가는걸 봅니다.
지금 비가 내립니다
이 비가 너와나 살며시 적셔오니
잊은줄 알았던 어둠의 기억에
쓸쓸함이 묻어 납니다.
잔인한 사월
어쩌자고 아침이슬 대신
저녁 빗물 달고서
다가올 푸른계절 기다린답니다.
아직도 비가 내립니다
살아서도 죽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끝나지 않은 먼길을
꽃으로 띄워 보냅니다.
글; 李 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