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8. 20:53ㆍ영화
감독-류승완
출연-하정우,한석규,류승범,전지현등
냉전시대의 베를린 길거리 지나는 사람중
절반은 스파이였다고 전해진다.
"냉전시대를 거친후 그시대의 비극이 남아 있는 그곳,
베를린에서 자신을 감추고 살아가는 비밀스런 위험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대로
영화는 과거 동서로 나뉘었던 독일 베를린 분단의 현장에서
현재 남북으로 나뉘어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영화는 베를린의 어느 호텔에서
러시아 무기상과 아랍 테러리스트 그리고 지문마저 감지되지 않는다는
북한의 '고스트'라 불리는 비밀요원 표종성(하정우)가
북한산 무기를 아랍조직에 팔기위해 밀거래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김정일 비밀계좌를 찾고있는 한국측 국정원 정진수(한석규)는
몰래 카메라로 현장을 지켜보며 대기하고 있고
다른곳에서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 리학수(이경영)도
이를 지켜보고 있다.
정진수가 현장을 덮치려하자 이스라엘 첩보기관인 모사드가
먼저 방을 습격하여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정진수는 표종성을 뒤쫓아 머리에 총을 겨누지만 놓쳐버린다.
정진수(한석규)
그는 빨갱이란놈이란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국정원 요원으로
아직도 빨갱이 타령만 한다고 상부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한다.
타국에서 생일을 맞이해 혼자 쓸쓸히 보내는 정진수 곁에 후배가 다가와
"이자리에 있다보면 일 잘하는 사람보다 말 잘듣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진다."말을 듣고
로타리에서도 좌회전은 안한다는 직진형인 그는 자존심이 상해 북한대사 리학수를 도청하고
레스토랑 서빙 아가씨를 스파이로 심어 감시 하지만 그의 스파이는 무참히 살해된다.
한편,북한은 김정일 사후에 김정은으로 정권 교체되여
내부적인 권력다툼이 해외공관에까지 영향이 미친다.
표종성(하정우)
그는 조국에 대한 믿음과 충성이 강한 인민영웅으로 당이 시킨
불법 무기거래를 주도하는 북한 최고의 특수 요원이다.
표종성의 총구를 피해 그의 아파트 돌아와 생선 뱃속에 숨겨둔
주사를 꺼내 혼자 치료하는 독한 사람이다.
련정희(전지현)
그녀는 베를린 주재 대사 통역관으로 표종성의 아내인데
자신의 상관인 리학수 명령대로 통역뿐아니라 성상납까지 한다.
한남자를 사랑한 비련의 여인이다.
동명수(류승범)
그는 실제 류승완 감독의 아우로 영화에서는 북한실세 동종호의 아들로 나온다.
첫등장부터 섬뜩하다.
기차안에서 자신의 지갑을 훔친 소매치기를 독극물 주사로 단숨에 죽이고
옆에서 코를 푸는 장면은 그의 잔인함의 시작이다.
동명수가 베를린에 나타나면서 영화는 스토리 파악이 어려운 초반의 내용이
이해 되기 시작한다.
정치적으로 세력이 밀리던 동종호는 자신의 아들인 동명수로 하여금
비밀 계좌가 숨겨있는 베를린을 장악해야
권력싸움에서 이길수 있다고 여겨 련정희를 무기밀매 정보를 외부로 흘린
스파이로 지목하여 희생양으로 삼는다.
동명수는 련정희가 미국 대사관에 망명을 시도하려는 반역자로 몰아가며
그녀의 남편인 표종성의 숨통을 조이자,아내가 없는 틈에 아파트 구석구석
침대까지 찢어가며 수색해본다.
표종성은 아내를 향한 의심반 무죄반으로 아내를 미행하게 되고,
상관의 성상납의 굴욕에도 불구하고 산부인과를 다녀온 아내는
"어떻 합니까? 접대도 명령인데 그래도 뱃속에 아이는 우리아이 입니다."
련정희의 진심에도 비밀을 알게된 표종성은 혼란스럽다.
리학수(이경영)
그는 표종성과 함께 북한 무기 밀매사업을 벌이며
베를린에 주재하는 북한 대사이다.
평양에서 새로운 감찰 요원인 동명수가 베를린에 급파되었다는 소식에
"먹구름이 몰려오는데 비를 피할길이 없네,죽거나 더 나쁜 상황이 올수도 있다"는
말을 표종성에게 남기고 신변의 위협을 느낀 그는 미국 대사관으로
망명을 시도 하다 조국의 배신자가 되어
"가장 믿음이 가는 사람이 가장 의심을 받을 사람"이라고
스탈린 동지가 그랬다며 동명수는 잔인한 고문끝에 독극물 주사로 죽인다.
북한놈들은 독극물 주사를 무슨 영양주사 놓듯이 한다.
그의 마지막 가는 장면에서 온몸을 비틀다
손톱이 빠져나가는 장면은 눈뜨고 보기 힘들다.
동명수의 잔인한 노름에 련정희는 남편으로부터 의심받고
표종성은 당을 배신하는 사람으로 몰아간다.
아랍 조직원들과 손을 잡고 베를린 인근의 호텔에 숨어있는
표종성과 련정희는 쫓고 쫓겨 련정희가 쏜 총에
표종성이 바닦으로 추락하는 장면은 아찔하다.
련정희는 동명수에게 갈대밭이 넓은 들판에 오두막집으로 납치되고
표종성은 국정원 간부 정진수에게 잡힌다.
아내 련정희는 음모의 희생양이 되고 자신의 아내를 이용한 음모를 깨닫게 된다.
납치된 아내를 동명수로 부터 구하려는 그는 자신을 쫓던 한국의 국정원 간부
정진수와 함께 단둘이서 동명수 아랍 조직과 최후의 결투를 벌인다.
결국"우리는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시를 따르는 사람이다'라며
죽을힘을 다한 충성의 끝은 아내의 죽음으로 다가온다.
사랑 하면서 사랑 한다는 표현 한번 못해본 남편과 아내는
체제의 희생양 일 뿐이다.
그러게 가슴속에 간직하고만 있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게다.
죽기전에 아니,중풍걸려 입 돌아가기전에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좀 하고 살자.
있을때 잘해야지 죽고나서 업어주면 뭔 소용있대,표종성 피눈물 쏟은후,
죽은 아내를 들쳐업고 일어나서 걷다 쓰러지고 다시 걷다 쓰러지는
표종성(하정우)범죄와의 전쟁에서 "살아있네"라는 멘트로
우리에게 살았있음을 각인시킨 하정우 전기줄을 휘감고 탈출했던
표종성이 맞나 싶게 갈대밭의 그남자 나약하다.
권력이 바뀌면 언제든지 존재가치가 바뀔수 있는
힘없는 사람들의 마지막이다.
정진수 역시 한국의 국정원 지시대로 빨갱이를 잡아 전향 각오까지 받아 냈으나
정부로부터 남북간 변화로 인해 북으로 돌려보내라는 명령을 받는다.
북으로 돌아가면 처참하게 사형 당할것이 뻔한데
그는"그냥 숨만 쉬고 먼지처럼 살어"라며 그를 풀어준다
정진수,표종성 둘 다 남과 북 이념이 다른 체제속에서 이용하고
배신당하는건 마찬가지이다.
강대국에 의해 분단되어 반세기가 지난 우리는 주변 강대국들의 반대에도
어느날 갑자기 통일 한국이 찾아 올것이다.
"배 고픈것은 참아도 배 아픈것은 못참는다"는 악질 동명수 같은 사람과도
낯선땅 베를린에서 애국친구로 만날수 있들게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통일 독일이 된지 이십년이 지났어도
웬지 음훌해 보이는 이국풍경인 베를린하면
동백림 사건이 떠오른다.
박정희 정권때 작곡가 윤이상,이응로 화백등 대학교수,예술인 공무원등
194명이 엣동독의 수도인 베를린의 동백림에서
대남 적화공작을 벌였다는 이유로 처벌당한 사건이다.
영화는 표종성이 복수심에 불타는 얼굴로 입술을 깨물고 달리고 달려
블라디 보스톡 편도행을 끊으며 끝이 난다.
류승완 감독의 다음 영화는
련정희를 닮은 동양인 아내와 살고있는 표종성과
국정원에서 퇴직당한 정진수와의 블라디보스톡에서
재회로 시작되는 제목은 블라디 보스톡이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