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0. 15:05ㆍ영화
감독-이환경
출연-류승룡(용구),박신혜(큰 예승),갈소원(작은 예승),오달수(방장),
김정태(만범),박원상(춘호),김기천(서노인),정만식(봉식)등
개봉 한달만에 천만관객을 돌파하려는 영화는 칠번방의 선물이다.
신파 인듯 판타지 인듯 영화는 관객의 눈물 콧물을 짜낸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노랫말처럼 한 많은 한국인에게는
노래든 영화든 감성을 두드리면 중간치기는 한다.
"1961년 1월18일에 태어났어요,제왕절개,엄마 아팠어요,내머리커서,어엉."
칠번방에 들어선 용구의 자기 소개말이다.
용구는 6살 지능을 가진 지적 장애 어른으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예승이의 아빠이다.
전에 나이트 클럽에서 주방보조를 하다가 나이트클럽의 어느 무용수를 알게되고
그녀와 사이에서 낳은 딸 예승이와 단둘이 살고 있다.
해피마트에서 주차 요원으로 일하면서 육십여만원을 버는 용구는
예승이가 좋아하는 노랑색 세일러문 가방을 사는것이 가장큰 꿈이다.
가방 판매점에서 세일러문 가방을 보고 좋아하다 다른애가 먼저 가방을 구입하자
"예승이것,세일러문은 예승이거."라 떼를 쓰자 아이의 아버지에게 따뀌를 얻어맞는다.
얼마후 세일러문 가방을 맨 그아이는 가방을 파는곳을 안다고 따라오라는 말에
용구는 그아이 뒤를 따른다.
골목길을 접어들자 느닷없는 아이의 죽음과 지능저하인 아저씨의 대처는
마트에서 배운 응급처치 인공호흡이었으나
목격자의 섣부른 진술로 사건은 또 다른 죽음을 몰고 간다.
경찰은 경찰청장의 아이가 죽었다는 이유로 꼭 범인을 찾아 내야 한다.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지적 장애 용구를 범인으로 몰아 허위 진술서를 만들어도
무슨일인지도 모르고 예승이만 걱정하는 딸 바보이다.
영화는 용구가 아동유괴와 강간 살인 누명을 뒤집어 쓴채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관객을 울다 웃게 만든다.
무시무시한 감옥소 칠번방에는
소양호(오달수) 방장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녔지만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밀수범이고
최춘호(박원상)해박한 법지식으로 칠번방의 브레인으로 사기 전과자이고
강만범(김정태)외모담당 꽃미남으로 간통범이고
서노인(김기철)자해 공갈범이고
신봉식(정만식)소매치기범으로 들어온 그는 모범수로 아내의 출산을 앞둬 특사로 나갈날만 기다리는
사람들과 동거동락한다.
용구는 죄질이 더럽다는 이유로 같은방 수감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다.
그러나 용구에게는 억울한 누명을 쓴거보다 흉악범들의 집단폭행보다도
예승이를 볼수 없다는것이 가장 슬픈일이다.
어느날,교도소내의 알력다툼으로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을 목격한 용구는
위기에 처한 칠번방 방장의 목숨을 구한다.
고마움의 표시로 용구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는데 예승이를 칠번방으로 데려오는것이다.
칠번방의 죄수들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일념으로 계획을 짜고 마침내
교도소 위문 합창 공연에 참석한 예승이를 각방으로 배급되는 빵 담는 박스에 담아 들여오게된다.
소매치기범인 모범수는 예승이 때문에 걸리면 도로아미타불 될까봐 전전 긍긍하지만
결국 예승이의 얘교와 용구의 순수에 모두 한마음이 되어간다.
감옥이란 말만 들어도 시커멓고 차가운 철재소리가 들릴거 같은 교도소 칠번방은
부드러운 파스텔톤 벽지와 온갖 문구제품 없는거 빼고는 모든게 만들어지는 공작실 분위기였다.
실제는 가당키나 하겠냐만은 일정한 공간에 가두어진 칠번방의 죄수들은
밝은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고 나름 재미난 생활을 하는거 같았다.
언니 추울까봐 옷입혀준다고 벽에걸린 나체사진에 그림을 그려넣고
깜찍한 얘교로 수감자들을 삼촌으로 만들어 버린 예승이 때문에 칠번방의 분위기는 날로 더한다.
영화이기에 가능한 아름다운 일들이 벌어진다.
교도소 탈출 열기구에 용구와 예승이를 태워 에드벌룬을 띄우는데
교도소 철조망에 걸려 더이상 오르지 못한다.
날아간다 한들 멀리 외국으로나 날아가면 모를까 다시 잡혀올것 뻔하지만 안타깝게 되었다.
칠번방 삼촌들이 가르쳐 준대로 진술서를 외우도록 시킨다.
한편,인정사정없이 메마른 교도관 장민환(정진영)이 불속에서 사경을 헤맬때 다들 도망가는데
자신을 불속에서 끄집어내 살게 만든 용구가 살인범이 아닐거란 예감이 들어
용구의 누명을 벗겨 주려 국선 변호사를 물색해주고 애를 쓰지만 역부족이다.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인 경찰청장에게 진실보다는 희생양이 필요하고
거기에는 지능저하인 용구가 있다.
예승이가 경찰청장의 딸처럼 당하지 않으려면 잘 생각해서 진술하라는 국선 변호사만 아니었음
뒤집어질 판결을 끝내 사형으로 만든다.
바기지 머리를 하고 환한 오렌지색 유니폼에 진한 빨강색 이름표인 사형수 이용구는
예승이의 생일인12월23일 사형날이다.
사형이 집행 되기전 교도관의 선물로 예승이가 들어오고 기쁨도 잠시 사형장으로 향하는 용구
"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외치는데 눈물이 안 나오는 사람 있으면 손한번 들어봐
어린아들을 잃은 경험있는 교도관의 도움으로 예승이는 훌륭하게 자라 예비 변호사가 되어
사건이 일어난지 16년이 지나 대법원 사법연수원 모의 재판에서
아버지의 사건 변호사가 되어 법리 공방을 벌인다,
조작된 사건을 분석하여 눈물의 변론으로 아버지의 무죄임을 이끌어낸다.
칠번방의 삼촌들은 가석방 되어 증인으로 참석했는데
가시고기보다 더한 부성애를 지닌 아버지는 죽은뒤였다.
"정의의 이름으로 당신을 용서 하겠습니다."
정의가 구현되어야할 자유로운 세상이 아직인거 같아 영화지만 슬펐다.
영화 초반에 노랑색 풍선이 교도소 담장에 걸려 펄럭이던게
엔딩에서 이해가 되다니 순수하고 착하기만한
또다른 예승이와 용구가 살기 편한 현실이 되었음 좋겠다.
2013년 2월 21일
글-李 貞
사진-다음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