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맨

2014. 1. 25. 15:45영화

 

감독-성시흠

출연-정재영,한지민,장광,김지영등

 

웃다가 울어도 배꼽은 빠지지 않는

영화이다.

06:00 기상

06:05 침대 시트 정리 다림질

06:35 샤워 드라이기로 욕실 물기 제거

08:00 요일별로 정해진 옷입기

08:30 집 나서기

08:42 횡단보도 건너기

12:00 짝사랑 몰래 훔쳐보기

12:15 편의점에서 점심 먹기

12:30 외모체크

13:00 그녀에게 고백한다.

 

이상은 모든일에는 1분1초 계획에 맞추어 살아가는

나의 하루일과중 그녀를 만난지 백일째 되는날이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39살 노총각인 나는

모든일에 알람을 맞추고

계획없는일은 절대 하지 않고

줄이 삐툴해진것은 참지 못하고

더러운 것은 절대 안 만지고

옷에 티끌하나만 묻어도 세탁소로 달려가고

오염 투성인 세상에서 지켜줄 세균퇴치제를

늘 가지고 다니는 남자다.

"나의 이런 행동이 이상한건가요 성실한거지"

계획적인 나를 사람들은 플랜맨이라 부른다.

 

 

치밀한 계획아래 정석은 지원이 일하는 편의점으로 찾아가

씩씩하게 백일동안 그녀를 관찰한 일기장을 그녀에게 건내며  

고백하는데 가는날이 장날이라 하필 그날 그시각에

그녀의 자리에는 후배인 유소정(한지민)이 있다.

어긋난 계획에 놀란 정석은 얼떨결에 그만 일기장을 놓고

부랴부랴 도망치는데 소정은 정석이 놓고간 일기장을

줍는다.

엉뚱한 사람에게 자신의 사랑을 들킨것도 신경질이 난 정석은

인디 뮤지션인 소정이 일기장에 쓰인 내용으로 '삼각김밥'이란

노래를 만들어 술집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당황하고

엄청 화를 낸다.

잘못했다 빌어도 시원찮을 형편에 소정은

"아저씨 나 그언니랑 엄청 친한데 내가 도와줘요?"

지원을 소개 시켜줄테니 자기와 밴드를 하자고 정석을 꼬신다.

"이름을 알게된지 37시간하고13분 만에

그런 황당한 제안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정석이

소정의 집을 방문하여 거실에 난장판으로 어질어진 장남감에

기겁하여 핑퐁게임하듯 건너뛴다.

 

 

어릴때 쳐본 피아노 실력을 보여주는데 기막힌 연주에 소정은

넋이 나가고 기뻐한다.

쇼팽의 즉흥 환상곡 언제 들어도 명곡이고 또 명곡이다.

계획에 없는 사람은 만나지도 않던 정석은 피아노건반을

무계획의 소정은 기타연주에 노래까지 정밴드란 이름으로

전세계에 열풍인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게 된다.

 

정석은 짝사랑 지원을 만나 나의 이상녀라 말해 보이지만

단아하고 깔끔한 매력적인 그녀가 습진 걸린 손바닥을 보여주며

그런 자신도 싫고 결벽증 가진 남자도 싫다 한다.

허기사,너무나 어질어놓고 남을 괴롭게 하는것도 문제지만

그런 깔끔하고 빈틈없는 상대와 같이 살아간다면

집안은 엄청나게 깨끗하고 좋을지 몰라도

나같으면 숨막혀 다른 병이 걸려도 걸릴것 같다.

오히려 가끔은 소주집에서 돼지 냄새나는 곱창을 씹으며

자신을 미친년이라 술주정 부린다 해도 털털하고 자유분망한

"아저씨는 똥 마려울때도 계획대로 푹 싸요?"라며 핀잔을 주는

소정이가 낫다.

비록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여도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 할수있고

지나가는 길고양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정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덥썩 안고 넘어져 정신을 잃어 급기야 엠브란스에 실려가는

정석이 병도 큰병이다. 

 

 

한편,정석은 자기못지 않게 결벽이 심한 지원이

사실은 그런성격을 싫어하는걸 알고 변하고자 애쓴다

 

알람없는 생활로 인생계획은 순식간에 꼬여

옆자리에 앉은 여직원이 떨어뜨린 과자 부스러기만 보아도 질겁하고

동료의 삐툴어진 넥타이와 옷에 묻은 머리카락 한올에도 안절부절

눈에 거스린 부분이 제자리를 잡고 나서야 비로소 숨을 제대로 쉬는

특별한 남자가 출근 8년7개월 26일만에 처음으로 지각을 한다.

점점 정석의 신변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또,정신과 의사 처방대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의사의 조언과 함께 한발한발 세상을 향하는

치료 모임에 나간다.

거기서는 갑자기 화를 내는 사람 또는 아무때나 우는사람

비둘기가 무서워 발작하는 사람 가지각색으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사람들의 모임이다.

짝사랑을 포기할수 없어 소정과 의사의 도움으로

많은 변화를 겪은 정석이 다시 지원을 만나지만

정석이 사랑하는 사람은 소정임을 알아차린다.

계획 따위는 '개나 줘버려'라며 톡톡 튀는 노래로 매력을 발산하는 소정과

나이만 많다 뿐이지 세상물정 모르는 어리버리한 정석이

어울릴것 같지 않은 서로 다른 성격의 두사람 찌그락짜그락

잘 어울린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정밴드는 과거 그녀와 사귀었다 그녀를 뻥 찬

오디션 감독 병수(최원영)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쓴

유부남이 총각행세하며 왜 날 꼬셨냐는 제목'유부남'노래였다.

물론 감독은 탈락을 주었지만 나머지 두 심사위원의 극찬으로

합격한다.

 

 

그와중에 왕년에 테레비 진행자로 잘나가다

지금은 지방의 작은 무대를 전전하는 진행자(장광)는

자신이 진행한 '기억력 천재소년' 프로그램에 나왔던 소년이

장성하여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온 정석을 목격한다.

 

정신치료 모임에서 발표회가 있던날

과거 어린시절로 돌아온 정석은 발표장소에 서서

엉엉 울었다.

암기 천재소년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석은 테레비젼 출연뒤 

천재로 인정 받은후 미국 유학길에 보내려는 엄마의 바램을 저버리고

엄마와 떨어지기 싫다는 이유 하나로 오답을 말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질타에 도망친 어린 아들을 찾아 뛰다 그만

계단아래로 굴러 그자리에서 엄마가 숨졌다.

 

플랜맨 탄생의 비밀 에피소드로 다시금 재기를 꿈꾸던 진행자는 

정신치료 발표회에 다녀간뒤 포기한다.

코미디 영화가 신파극이 되어버려 아쉬운 부분이 남지만

과거의 아픔으로 그동안의 정석 행동이 이해되는 부분이다.

지나친 자식 교육열이 나은 병폐가 한 두집이 아닌게

한국의 현실이다.

삼백육십오일 시간의 굴레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대부분은

많고적음 차이만 있을뿐 정석과 같은 결벽과 강박은 있다.

암튼 하나의 인간을 사람답게 하는데는 어릴때 겪는 환경과

부모역활이 얼마나 큰지는 더 말할나위없다.

 

 

그리하여,파스텔톤 자켓을 입고 늘 동그란 안경을 쓰고

밤색 서류가방을 어깨에 맨 정석과 조금은 지저분하지만

상큼 발랄한 소정과 사랑이 싹트면서

영화는 끝이난다.

'플랜맨'을 포함하여 소정이 부른 노래들은 개그맨 유세윤과

뮤지가 결성한 uv가 ost를 담당했다 한다.

실제로 무계획이 계획이라는 정재영씨는

전작들의 소름돋는 카리스마 눈빛연기로 기억되는 배우이나

아이처럼 펑펑 울고 오물거리는 입모양이

나이먹은 남자도 귀여울수가 있다는걸 보여준다.

2014년1월26일씀

글-이 정

사진-다음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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