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2014. 8. 16. 15:44영화

 

감독-김한민

출연-최민식,류성룡,조진용,김명곤,이정현,권율,진구,오타니 료레이,이승준등

 

1597년(선조 30) 10월25일 음력 9월16일 맑음

여러장수들을 불러 모아 약속하되 병법에 이르기를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려고 하면 죽는다 하였고

또 한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수 있다 했는데

이는 오늘의 우리를 두고 이른 말이다.

적에게 몇겹으로 둘러싸여 어떻게 될지 알수 없다

군사들이 모두 사색이 되어 서로 얼굴만 쳐다볼뿐

나머지 배들은 겁을 먹고 진격하지 못했다.....난중일기에서

난중일기는 음력으로 기록된다

 

 

모함을 받아 삼도 수군통제사에서 물러난 이순신이

왕의 명령 불복종과 간신들의 이간질로 고문을 받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이순신의 삼대대첩으로는  학익진으로 와키자카의 적선

73척중 59척이 격침당하고 일본군은 가까스로 탈출했던 한산도 대첩과

12척의 판옥선으로 330척 일본수군과 싸운 명량해전

왜군 선박 200여척을 침몰시키고 이순신이 장렬히 전사한 노량해전을

일컬어 말한다

그중 영화는 왜군의 재침인 정유재란시기의 해전으로 1597년 9월16일

이순신 장군이 단 12척으로 330척 왜선을 무찌른 전투이다

울돌목은 양쪽으로 암반이 많아 지세가 좁아들어 물 흐름이 빨라

물소리가 크게 나는 곳으로 한자어로 鳴梁에서 치뤄진 해전을

다룬다

 

이순신을 파면하고 그자리에 원균을 배치하여 칠천량 해전을 치루나

조선수군은 일본수군에 대패하고 원균은 전사하고

경상우수사 배설은 12척 배를 이끌고 도망친다.

칠천량 전투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발발 이후 5년간 구축했던

160여척의 판옥선과 3척의 거북선 10만명의 수군을 궤멸 시켰다.

누명을 벗고 통제사에 복귀하였으나 조선의 해상권은 상실한 상태이고

남은 배는 12척이 전부였다.

선조실록에는 전라우수사 김억추가 가져온 1척을 포함해 13척으로 기록되어 있고

난중일기에는 12척 배만 남아있다고 기록되어 있어

명확하지는 않다.

 

 

417년전 정유년 구월은 우울했다.

임진왜란 6년째 오랜전쟁으로 혼란속에 있는 조선은

한양으로 북상하는 왜군에 의해 위기였다.

남해 서쪽끝 벽파진에 본부를 차렸지만 적이 언제 쳐들어올지 몰라

장수나 백성들 모두 불안에 떨고 두려움이 가득찼다.

장수들은 왕의 명령대로 수군을 버리고 육군에 합류하자고 하지만

바다를 막지 못하면 도성이 무너진다는 이순신의 신념은

도망자는 단칼에 베어버리면서 벽파진에서 배수를 친다

아버지를 고문하는 왕을 위해 싸우지 말고 관직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내려가자는 이순신의 아들 이회(권율)의 권유에도

충은 왕에 있는게 아니라 백성에게 있는 거라며 바다를 지키겠다는

결연의 의지를 보인다.

"긴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천이 떨고

한번 휘두르는칼에 산천이 물들도다."

장수된자가 죽지 않고는 눕지 않는다는 장군도

인간인지라 고문의 휴유증으로 아픔과 두려움에 고통스런 꿈을 꾸는데

칠천량에서 전사한 장수들이 나타나자 일어나 술한잔을 권한다.

그밤에 이순신을 시해하려는자가 있고 밖에서는 건조중인 거북선이

불에 타고 있었다.

 

9월2일 조선 경상 우수사 배설은 구선에 불을 지르고

탈영했다

이에 전선의 선두에 서야할 거북선이 사라지고 배설은

안위(이승준)의 활에 죽는다.

실제 배설은 칠천량에서 패하고 명량에서 겁을 먹은채

탈영하여 고향에 숨어있다

전쟁이 끝난뒤 잡혀 처형 되었다.

9월7일 왜 수군의 척후대가 방어태세를 살피고 갔다

9월14일 왜군이 조선 수군을 섬멸하고 한양으로 진격하려한다는

첩보가 들어왔다

한편 일본 수군은 바다위의 성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대장선인

아타게부네라는 안택선위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패배한후

설욕의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장수 와키자카(조진웅)과

왜군 수장이 도도(김명곤)앞에 해적 출신인 구루지마를 명량에 파견한다

"이순신은 이손으로 잡겠다."라며 큰소리를 치는 구루지마(류승룡)의

외모에서 풍기는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다.

화려한 모자에 가면과 갑옷까지 무려 30킬로그램을 걸치고

왜군의 용병장수로 나타난다.

칠번방 선물에서 보여준 웃음기가 싹 달아나는 순간이다.

 

 

죽음을 두려워 하는 군사들을 이끌기 위해 먼저 목숨을 걸어야 했던 이순신은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며 왕에게 편지를 올리고

어머니의 유패앞에 죽기를 각오한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줄 아는 이순신은 벽파진 마을을 모두 불태우며

"나는 바다에서 죽고자 이곳을 불태운다

더 이상 살곳도 물러설곳도 없다

목숨에 기대지 말라

必生卽死 必死卽生,살고자 하면 필히 죽을것이고 또한 죽고자 하면 살것이다."

명 연설을 남긴다.

 

 

9월16일 133척 일본 함대는 명량 해협을 향해 직진해왔다.

울돌목 좁은 바다길목에서 기다리던 조선수군은 막상

일본의 대함대와 마주하자 이순신이 탄 대장성을 뺀 나머지 장졸들은

진격하지 못하고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최전방 대장선인 판옥선은 앞선 화포를 이용하여 공격해오는

왜선들의 접근을 막으며 꼿꼿했다.

한산도 대첩에서 사용했던 유명한 학익진법이 아닌 나머지 배는

일자 배치로 뒤로 물러났다.

 

 

작은 탄두 수십개를 동시에 쏘는 포탄인 조란탄과 조선의 총통은

사정거리나 파괴력에서 일본의 조총을 압도했다

당시 조선이 선박제조술과 화포기술이 일본보다 뛰어났다.

조선 수군의 주력 투선은 판옥선으로 1555년 명종10년에 개발하여

높이가 높아 방어력이 뛰어나고 150여명의 많은 인원과 화포를

실을수 있다.

조선의 화포는 천,지 현,황 총통 여러종류였으나

판옥선에는 지자총통이 주로 장착 되었다.

 

 

 

반면,일본 수군의 주력투선은 세키부네로 조선의 판옥선에 비해

높이와 크기가 작다

많은 인원과 화포는 못 실어도 날렵하여 상대를 쫓거나

상대편 배에 뛰어들어 백병전 전술에 능했다.

배나 성벽으로 기어오르는것은 일본놈들이 젤로 잘하는

특기다.

"적선이 비록 많다 해도 감히 위 배를 침범치 못할것이니

조금도 동요말고 힘을 다해 적을 무치르라."

이순신은 패배감에 모두가 패전을 예견할때 폭풍같은 리더로

홀로 우뚝섰다

시간대별로 바다물을 기류를 타고 싸우는 여덟시간에

물살은 쎄고 빨라 조수 흐름이 폭포와 같고 우는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

왜선은 조총을 발사하며 빠른 물살을 이용한 공격적으로 돌격하고

조선의 판옥선은 물살에 따라 배의 방향을 바꾸며

화포를 쏘아 방어를 하는데,돌진하는 왜선들을 포 공격으로 막아내지만

역부족이다.

급기야 이순신이 타고 있던 배는 적선들에 둘러싸여

왜놈들의 주력전술인 총과 칼로 맞붙는 백병전이 일어난다.

영화에서 긴 시간의 전투씬을 보여준 백병전은 실제 일어나지 않았다.

조총을 앞세워 공격했던 왜군은 해전에서는 큰 효과가 없었다

거대한 조류를 넘어 회오리가 부는 울돌목 바다 가운데에서

왜선에 둘러싸여 배끼리 부딪치어 싸우는 충파시에는 아찔했다

왜선이 모두 침몰하고 남은 한척은 이순신이 타고 있는 대장선이다.

왜선의 안택선이 쇠못을 사용하는 반면에 판옥선은 나무못을 사용해서 그런지

거친 물살에 360도 회전해도 유연한 판옥선 나무배가 단단했다

한산도 대첩에서 크게 패배한후 와키자카(조진웅)은 이순신을 두려워한다

"내가 제일 두려워 하는 사람도 이순신이며 가장 미운 사람도 이순신이며

가장 좋아하는 사람도 이순신이며 가장 흠숭하는 사람도 이순신이며

가장 죽이고 싶은 사람 역시 이순신이며 가장 차를 함께 하고 싶은

이도 바로 이순이이다."

적장이지만 이순신 장군을 존경했던 것이다

 

 

와키자카는 진도를 지나 가자고 제안하지만 가장 빠른 지름길인

서해로 진격을 주장했던 이순신을 잡으러 왔다는 구루지마가 전사했다

임진왜란을 통틀어 지휘관이 전사한것은 구루지마가 유일하다고 한다

왜군의 사망자는 헤아릴수 없었으나 조선 수군은 단 한척도 잃지 않고

대장선에서 사망 2명 부상자 3명이 나왔을 뿐이다.

자신의 한몸을 버려서라도 장군을 지키겠다고 끝가지 소임을 다하는

장탐꾼 임준영(진구)와 폭탄을 실은 배가 장군의 대장선으로 행하자

치맛자락을 흔드는 정씨여인(이정현)과 도포 자락을 흔들어 소식을 알린

해안의 백성들과 난류에 휘말리는 대장선에 갈고리를 걸어 끌어내주는

어민들의 모습이 영화지만 찡했다.

 

 

모두가 패배를 예견했던 명량해전을 승리하므로 

일본 수군은 본진이 다음날 명량을 지나 서해로 진출했으나

서해를 통해 한양에 진출하여 선조의 목숨을 노린 조선정복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명량에서 패했더라면 일제 식민지가 앞당겨졌을 조선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전쟁 승리였다

 

 

조선 수군은 해전직후 일본의 추적을 피해 군산 앞바다까지

일시 후퇴하였다가 일본이 물러난뒤 군세를 회복하여

다음해 고금도에 진을 치고 전라도 해안을 지켰다.

절망의 위기에서 조선을 지커야 했던 이순신은

난중일기에 명량해전은 "실로 천행이었다"라고 적는다.

 

선조는 40개월 긴 재위기간에 동서분단과 기축옥사 임진왜란등을

겪었다.

1592년 4월에 시작된 임진왜란은 왕권국가였던 왕이 붙잡히지 않아

결과적으로는 조선을 지켰지만,백성을 버리고 세자인 광해군에게

권한을 위임하여 분조를 넘겨주고 몽진길에 올랐다.

분조를 맡겨놓고도 백성들과 항전하는 세자로 인해

잦은 양위소동에도 자신이 왕에서 물러날까 두려워했다.

1596년 임란말기에는 굶주림에 지치고 불만이 가득찬 백성들까지 규합하여

이몽학의 난이 터지기도 했다.

7년간 지속된 임진왜란은 1598년 8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

유언대로 왜군은 철수를 시작한다

왜군의 퇴각로를 열어줬더라면 장군은 죽지 않을수도 있었을것을

"조각배도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굳은 결연한 태도로 나서다

1598년12월16일 음력11월18일

"내가 죽은것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이순신의 장렬히 전사하고 전쟁은 막을 내렸다.

그후 장군은 인조때 충무의 시호가 추증되고

정조때 영의정으로 추증되었다

정조의 명에 따라 '이충무공전서'가 편찬 간행 되었다.

장군의 죽음이 너무 안타까워 투구를 벗고 선봉에 나섰다는

의자살설이 나돌기도 한다

한편 선조는 광해군보다 9살이나 적은 인목왕후에게서 영창대군을 생산하여

한때 후계구도가 불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조는 영창대군이 크기도 전에 찹쌀밥을 먹은 그날

승하 하였다.

풍전등화의 국운에 나라를 살리고도 명군 덕분이라며 이순신을 평가절하 했던

선조는 동구릉내의 목릉에 누워 후세 대대로 비겁한 왕으로 욕을 먹고 있고

이순신은 충무공 이순신으로 우리 가슴에 살아있는 장군으로 남아있다

 

일본측은 이순신이 죽었고 일본 수군이 한반도 탈출해 성공했으니

일본의 승리라고 외치지만 미친 억지 주장이다

1905년 러시아 함대를 궤멸시켰던 일본의 영웅 도고 헤이하치로제독은

"나를 영국의 넬슨제독과 비교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조선의 이순신 장군과는 견줄수가 없습니다

이 도고가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이순신 장군은 따라 갈수가 없습니다."

라고 말했다.

조선의 수군을 돕는 준사(오타니 료레이)일본인 배우의 용기가 대단하고

무엇보다 20킬로그램의 무거운 갑옷을 걸치고도 왕의 신하로 아버지로

이순신 생의 가장 고난한 시기를 연기했던 배우 최민식이

진짜 이순신이었다.

"독버섯 처럼 퍼진 두려움이 문제이지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수만 있다면

그 용기는 백배 천배 큰 용기로 배가 되어 나타날것이다."

가장 두려울때 가장 큰 용기를 이끌어낸 장군이다.

영화 말미에 "우리가 한 이런 개고생을 후손들이 알아나 줄까?"라며

군사들이 농담을 건낸다.

 

난세에 영웅난다는데 역사는 돌고 돌아 영화의 상상력으로 영웅이

다시 깨어나고 있다.

150인조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선율이 조선의 화포만큼이나

박진감으로 다가와 영화중 졸다 나올일은 없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을 둔 명량을 통해 광화문에 긴칼 차고 서 있는 장군같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수 있는 진정한 리더를 기다리기에

뜨거운 여름은 영화의 열기로 더욱 뜨거웠다.

아침 저녁 가을을 안고 오는 바람이 불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상큼한 가을바람처럼 어디 희망을 담은 리더 없을까?

2014년8월25일 씀

글-李 貞

사진-다음 포토

참고-역사저널 그날중 임진왜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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