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3. 15:49ㆍ영화
감독-이 석훈
출현-김남길,손예진,이경영,유해진,이대연,안내상,오달수등
1388년 고려말 명나라에 대한 견제로 발발된 요동 정벌의 선봉장에는
이성계가 있었다
그의 부대는 압록강변 하류에 있는 위화도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첫째 작은나라가 큰나라를 치는것은 옳지 않으며
둘째 여름철에 군사를 동원하는것은 부적당하고
셋째 요동을 공격하는 틈을 타 남쪽에서 왜구가 침범할 염려가 있으며
넷째 무덥고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 활의 아교가 녹아 무기로 쓸수 없고
병사들도 전염병에 걸릴 염려가 있다."
라는 명을 칠수 없는 명분으로 사불가론(四不可論)을 네세워 회군했다
이름하여 위화도 회군이다.
좌군도통사 조민수와 논의한후 위화도에서 말머리를 돌려 개경을 함락시킨
이성계는 요동정벌을 명령한 최영을 고봉현에 유배시키고
우왕을 폐위하여 강화도로 보낸다
조민수의 의견대로 창왕을 옹립하여 정권을 장악한다
비가 내리는 위화도에서의 밤
이성계 장군을 둘러싸고 회군에 격론이 펼져지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 뭔놈의 전쟁 한번 하는데 비와서 안된다 물 불어서 안된다
예의가 아니다. 역적질도 예의랍니까?
군대 모은 김에 나라 뒤엎고 한자리씩 차지하자 그거 아닙니까?"며
일개 군졸에 불가한 장사정(김남길)이 회군을 목숨걸고 반대한다
이에 장사정의 상사인 무사 모흥갑(김태우)와 한바탕 격전을 치뤄
장사정은 "드럽고 치사하게 나라 훔쳐먹고 부자 되느니 차라리 산적질이나 하겠다."며
장사정은 그길로 역적이 되어 산적두목이 되고
모흥갑은 한쪽눈을 잃고 가슴에 복수를 품게 된다
1392년 4월 고려 마지막왕인 공양왕의 스승이자 수문하시중인 정몽주가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 방원의 사주로 살해되고
그해 7월 공양왕을 내쫓고 정도전 조준 남은 이방원의 추대를 받아
이성계는 고려 국왕으로 등극했다.
새 왕조는 명나라에 예문 관학사 한상질을 파견하여
'화령'과 '조선'의 두명칭중 하나를 국호로 선택해 줄것을 요청하여
이듬해 명의 양해를 얻어 국호를 조선으로 확정지었다.
국호를 받고도 1403년까지 국새가 없었다는 역사적인 사실이
영화의 상상력으로 태어나 역사물이 코믹물이 된 해적이다.
명에서 국새와 국호를 받아오던 한상길(오달수)가 탄 배가 갑자기
고래의 출몰에 배가 뒤집히고 고래가 삼키는 우스캉스런 일이
벌어진다.
그러나 해적에게 약탈당했다고 거짓증언을 하는데
왕 이성계(이대연)은
"명나라 황제가 하사한 국새를 고래가 삼켜 버렸다니
전군을 동원하여 국새를 찾아오라"보름 기한을 주고
명령을 내린다.
조선에는 역성혁명이고 고려에는 반역인 조선 건국 초기
관리들의 폭정에 고향을 등진 고려 유민들은 연근해뿐 아니라
대양까지 진출하여 해적떼가 되고 도처에 산적떼가 출몰하였다.
아버지가 해적이고 어머니가 해녀였던 여월(손예진)은
어릴때 부터 바다에서 고래와 같이 놀며 살아오다 부모를 여의고
해적의 단주인 소마(이경영)밑으로 들어가 해적이 된다.
해적의 무리에는 배멀미로 계속 토하는 철봉(유해진)이 있다.
해적질을 하여 먹고 살다가는 배멀미로 죽겠다고 생각할 무렵,
고려의 무사에서 조선의 장군으로 변신한 모흥갑(김태우)와
돈이라면 자신의 부하도 팔어 먹을 해적의 악당 소마(이경영)이
관과 뒷거래하는 장면을 목격한후 철봉은 해적선을 탈출하여
산으로 올라간다.
"생선은 내 입맛에 안맞어 비려,
먹고 살기는 산적이나 해적이나 도찐개찐이여"라며
장사정(김남길)이 두령으로 있는 산적단에 들어간다.
남의 배를 약탈하여 생계를 꾸려갈지언정 해적에도 그들만의 의리와
법이 있거늘 해적단원 몇몇을 관에게 팔아넘기려는 대단주 소마와
해적 형제들을 버릴수 없다는 소단주 여월과 한판 승부는
여월이 승리하고 소마는 바다속으로 빠지고 여월이
대장이 된다.
졸지에 고래 도둑으로 몰린 해적단은 고래를 잡으려고 해적이 된것은 아닌데
고래가 삼킨 국새를 찾아야 하는 운명을 떠맡게 되어
약탈해서 번돈으로 무기를 구하러 나서게 된다.
산적두목 장사정과 해적 두목 여월의 아슬아슬한 무기 쟁탈전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부앙부앙하게 펼쳐진다
한편 고래는 커녕 바다 한번 보지 못한 산적들은 국새를 찾으면
하루아침에 엄청난 금은보화를 손에 쥘수있다는 인생역전을 꿈꾸며
바다로 나간다.
"기와집만한 생선 보셨어요"하며 고래의 생김새를 설명하는 철봉
"바다 수영이란게 민물수영하고 학연히 틀려 이것만 기억하면 되는겨,
음파 음파 근디,등신마냥 파음 파음 하면 뒤지는겨."
산적떼의 막내였다 이인자가 되었다 하는 입담좋은
바다 경험자 철봉의 지휘아래 의욕만 앞세운 산적단 두목 장사정과
그 일당들 가까스로 상어를 고래라며 온갖 난리를 치고 잡아 올렸는데
고래가 더 크다는거 알고 기겁한다.
실제 귀신고래라 일컫는 동해안을 중심으로 신비의 영물로 알려진
한국 토종 고래가 있단다.
영화에서는 혹등 고래로 비춰지는데 조금 무섭게 보여진다.
"난 이름만 들어도 울던 얘기도 경기를 일으킨다는 송악산 미친 호랑이 일세."
라는 장사정과
"대마도 앞바다에서 해적 오천명과 싸운 용의 딸이다"라는
조선 바다를 호령하던 여월은 바다에서 만난다.
예전에 숙적 모흥갑과 장사정은 바다에서 다시 붙고
물고기 밥이 되었을줄 알았던 소마가 다시 살아와서 모흥갑과 한팀을 이룬다
국새를 찾기 위한 고래잡기 싸움은 소마와 모흥갑이
여월과 장사정을 없애려는 싸움으로 복잡 다단해진다.
"해적의 길은 두가지 물고기 밥이 되거나 용이 되어 부활하거나"라며
물속에 뛰어든 악연으로 만난 여월과 장사정의 러브라인은
둘의 손목에 차인 수갑으로 이어진다.
고래잡기는 결국 고래를 죽게 만들고 탐욕에 눈멀어 백성들까지
해적의 집단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씌워 죽인 모흥갑의 횡포에
여월과 장사정은 통쾌하게 응징한다.
" 나는 어느나라 백성이요?
조선이란 이름을 명나라에서 준것이니 명나라 사람이요"
나는 그런 나라 백성이고 싶지 않소
국새가 없어진것은 더이상 명나라에 관여말고 조선건국에 힘쓰라는거 아니겠소
한낫 미물인 고래도 자기자식을 지키려 하는데 왕이란 자가 국새 때문에
백성들을 죽인단 말이요
하늘의 지엄한 뜻이거늘 어떤 세상을 이룰지 잘 생각해 보시오
왕께서 백성들을 위한 진정한 세상을 만든다면
나 또한 그대의 백성이 될것이요."
장사정의 바램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칠백년전 사람들이 고래가 어떤 존재인지 알았겠는가
바다에 대해 무지한 조선시대 사람들의 모습이 애처로워 더욱 코믹하다."는
이석훈 감독의 말이다.
웃을일 없는 요즘 세상에 시원하게 웃어도 흉이 되지 않는 해적은
조선을 설계한 개국 공신인 정도전(안내상)과 태조 이성계(이대연)과
훗날 한명회의 조부인 한상길(오달수) 실존 인물을 너무 비틀어
접중하기 어렵고 산만한 영화라 기분 별로였다.
"국새가 얼마나 귀한건데 바다에 둥둥 떠 댕기냐고, 어 떠댕기네?"
철봉의 말마따나 상상력이 지나치면 때론 국새가 둥둥 떠나니게 된다.
2014년9월6일 씀
글- 李 貞
사진-다음 포토
참고-박영규의 조선왕조실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