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11차

2015. 3. 11. 18:00백두대간

 

일시-2015년 3월10일 화요일 바람많음

장소-백두대간 화란봉 구간 남진

코스-닭목령(706m)-화란봉(1069m)-삼거리-석두봉(991m)

      -제3쉼터-잣나무숲-대화실산 삼거리-승기봉-삽당령(680m)

백두대간13.6km+접속구간 0km= 5시간30분 걸음

 

 

 

 

 

 

 

 

 

다섯번째 떠나는 백두대간 산행길이 여전히 긴장의 연속이다.

일주일전 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아들 아침까지 챙겨놓고 나오려니

몸이 두개라도 모자라 정신없이 바쁜 새벽 한시간여를 보내고

아파트를 벗어났다

버스에 올라 티머니 카드를 대고 무사히 탑승했건만

남편은 카메라를 놓고 왔단다

스마트폰도 있는데 굳이 디카 없어도 된디니까 이번에는 버스 카드도 없단다

지갑이며 귀중품을 따로 챙겨 목에 걸고 다니는 가방을 통째로 놓고 온게 문제라

이럴줄 알았음 카드를 한박자 늦게 댈걸,하는수 없이 탔던 버스에다

쌩돈 천오십원만 아침밥으로 먹여주고는 버스에서 내렸다. 

남편은 베낭을 풀어놓은채 여명이 밝기전 푸른빛이 도는 도로를 가로질러

달음박질로 집으로 달려갔다.

산행 다섯시간 전부터 한 준비운동 치고는 빡세게 하고

숨을 몰아쉰다.

어젯밤에 열심히 산행 예행 연습준비 한다고 베낭을 꾸려 보느라

넣어둔 보온물통의 차디찬 물은 뜨거운 물로 바꾸지도 않고 

그냥 가지고 오고 말았단다.

얼마나 지나야 동네 뒷산 산책하듯 느긋하고 편안하게

대간길에 나서게 될지 알수가 없다.

 

꽃샘추위가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강타한다는 일기예보답게

바람이 제법 쌀쌀했다.

들머리인 닭목령에서 삼거리 까지는 가파른 오르막 2,1km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이 하는 북진으로는 반대로 가파른 내리막이 될것이다

삼거리에서 0.2km걸어 화란봉 정상을 찍고 삼거리로 되돌아아 나와야

백두대간길이 이어진다.

화란봉은 부채살처럼 펼쳐진 화관이 정상을 중심으로 겹겹이

에워싼 형국이 마치 꽃잎 같다고 해서 얻은 지명이란다.

1069m의 화란봉 봉우리가 오늘 계획된 산행에서 최고봉이다.

오르락 내리락 봉우리 서너개를 넘나들며 한시간여를 걷다보니

음지는 아직 눈이고 양지는 진땅이라 아이젠을 끼고 걷기도 불편하게 생겼고

안 끼고 걷기도 불편하게 생겼다.

연일 나오는 뉴스에서 삼월 등산길에 넘어져서 헬기가 떴다는 보도로

잔뜩 겁을 먹은 탓에 어찌나 다리에 힘을 주고 걸었던지

아직 갈길이 한참인데 다리가 후덜덜 거린다

이왕지사 가지고온 아이젠을 베낭에 메고 가나 신발에 차고 가나 매한가지라

아이젠을 꺼내 끼고 나니 오히려 안심이 된다.

제 5쉼터를 지나면 참나무 아래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하여

잎이 짙푸른 산죽지대가 나온다.

겨울 나무인 회색빛 나무기둥 밑에 푸르름이 생기를 불어 넣어

발걸음이 가볍다.

"서서 걸음으로 사람다움이 베어나온다"는 법정스님의 말씀대로

사람과 자연은 걸음으로 교감이 저절로 된다

바흐에 무반주 첼로 음악이 흐른다면 기막힌 영상이 나올거 같다

햇빛이 머리위로 내려와 점심때가 되어서

등산로에서 간단 행동 점심으로 싸간 떡을 먹고는

진수성찬 차려놓고 점심먹는 산우들을 뒤로한채

부리나케  다시 걸었다.

바람부는 등산로에서는 점심 먹는다고 잠시 쉬는것도 쉽지가 않고

삼월에 손이 시러운 백두대간 등산은 만만치가 않다.

석두봉은 마치 머리에 바위를 올려 놓은거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것으로

우리말로는 돌머리봉 또는 돌대가리봉이라 한다

석두봉 위에는 대관령과 강릉시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는데

바람이 몹시 불어 오래 서있을 수가 없었다

여기서부터 날머리인 삽당령까지는 5.9km이다.

내리막길로 조금 걷다보면 마치 산을 두동강이라도 낸거처럼

나무들이 잘려나간 길이 나오는데 행여 모를 산불시 이어지는 산불을 막는다는

방화재란다

방화재 끝지점인 들미재에서 방화재 시작점까지 한시간쯤 걷다보면

깍아버린 나무들 너머에 하늘을 향해 우뚝 선 아름들이 굵은 금강송을

하나 둘씩 볼수 있다. 

광화문 복원에 쓰인 금강송도 강릉시 성산면 인근에서 채취하였다 한다

옛부터 어명에 의해 자라고 어명에 의해 쓰여지는 금강송이 많은

강릉 바우길은 금강 소나무 숲길로 유명하다

제3쉼터를 지나면 방화선 우측으로 잣나무숲이 있는데

산림청에서 지정하여 우량 종자를 얻기위하여

지속적으로 관리가 이루워지는곳인 '채종원'이다

 

1010m의 대화실산은 백두대간에서 능선에서 우측으로 약간 비껴있다

대화실산 갈림길에서 862봉을 지나 드디어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목계리에 있는

해발고도 680m의 삽당령에 도착했다.

큰 바위돌로 멋지게 세워진 이층 삽당령 정상석이 백두대간길 산우를

반긴다.

삽당령은 정상에 오르면 짚고 왔던 지팡이를 버리고 갔다하여

꼿을삽자를 썼다는 유래와 정상에서 북으로는 대기로 가는길과

서쪽으로 고단 가는길로 세갈래로 갈라지는

삼지창 같다하여 붙여진 지명이란다

이 고개는 강희 54년인 1715년에 개설된것으로 추정된다.

강릉과 정선을 잇는 삽당령은 강릉 고을에 속하면서

대관령과 백복령보다는 뒤져도 조선시대에는 제법 큰길에 속했다.

삽당령은 동해로 흘러드는 남대천과 남한강 상류인 골지천으로

몸을 섞는 송현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아직 강릉 구간을 벗어나지 못한 백두대간길 산행은

다음구간인 자병산과 백복령으로 이어져 갈것이다.

 

 

봄은 다시

 

산은 살아 있다

낮보다 밤이 긴 산은 살아 있다

바람불면 바람 부는대로

눈오면 눈 오는대로

옴짝 달싹 않는 나무도 살아서

한낮에 환희와 한밤의 고독에

요동친다.

천지간에 계절이 어떻게 너에게로

다가 왔는지

백설의 능선에서 격한 봄의 숨결이

들린다

 

2015년 3월 중순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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