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

2015. 8. 4. 16:44나의시

바람의 언덕

 

겨울 백두대간길을 걷고 걷다

바람 불어 흰 눈발 휘날리던 대관령을 지나니

하늘과 땅이 바람앞에 춤을 춘다.

 

무방비로 칼 바람에 스러지고 스러지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 있는 나무는

안개와 구름에 갇혀 죽으나 살으나 외롭고 춥다.

 

강원도 심심 산골에 손 시린 겨울 찬바람이 불어

잔설 가지 쌓인 눈발 분분히 눈앞에 날리니

순백의 백두 능선이 서서히 몸을 풀어낸다.

겨울 바람의 길 언덕에 서서 나는

봄 바람을 기다린다.

 

2015년2월12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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