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능선에서

2015. 8. 4. 21:09나의시

공룡능선에서

 

새벽 달이 끄먹거릴때 우뚝 솟은 공룡바위

내설악과 외설악의 경계에 서서

산인듯 물인듯 에워싸인 못 잊을 기억을

더듬어 걸었다

더운열 품어 다가서면 물러나서 기다리고

골바람 불어 물러나면 어서오라 손짓한다.

 

시퍼런 벼락과 천둥 때리는 날에는

철갑 등근육 흔들어 불같이 일어나고

햇살이 고요히 내리 쬐는날에는

차가운 심장 깨워 쉬일줄을 모른다.

 

연두와 초록으로 갈아입은 기골 장대한 등허리

손 뻗어 그의 송등쯤 만져 보았을까,

절벽으로 미끌어진 까마귀 한마리 울다 말고

화살같이 날아간다.

가슴속 공룡 발자국같은 그런 사람이 기다리는

설악에는 옹골차고 기새등등한 공룡 한마리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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