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2015. 10. 14. 20:18영화

 

감독-낸시 마이어스

출연-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르네 루소등

 

여성 감독의 섬세함이 묻어나는 가을 감성을 닮은 영화는

코미디 장르보다 편안한 휴먼 드라마였다

 

로버트 드 니로의 잔잔한 나레이션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수년전에 아내와 사별하고 전화번호부를 만드는 회사에서 정년 퇴임한 벤(로버트 드 니로)은

퇴직후 요가와 요리 배우기,카페에서 커피 마시기 해외 여행등 별거 별거 해봐도

무료함을 달래길 없다

어느날 동네에 붙은 온라인 패션몰인 어바웃 더 핏 회사의 시니어 인턴모집 공고를 보고

잠시 고민 하지만 자기소개서를 동영상으로 어렵게 촬영하여 보내고

면접 시험에 합격하여 인턴이 된다

벤에게 주어진 임무는 창업한지 일년만에 직원 이백이십여명의 규모로 번창한

회사의 CEO인 줄스 오스틴(앤 해세웨이)를 돕는 역활이다

하지만 줄스는 친정 엄마는 물론 나이많은 사람들과 관계 맺기가 썩 좋지 않은편이다

대학생 인턴인줄 알고 얼떨결에 승인한 시니어 인턴중에 할아버지뻘인 남자가 들어오자

사회 공헌프로그램 차원에서 뽑은 인턴제를 6주간만 지나고 나면 어차피 패기할 의향이다

편한 부서로 옮겨 주겠다는 줄스의 제안도 거절한채 벤은 성실히 인턴 업무를 수행할것은

각오한다

 

 

한때는 전업주부로 남편과 딸만 뒷바라지 하였던 줄스가 지금은 성공한 워킹맘이 되어

하루가 스물 네시간밖에 없는게 아쉬울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한층에 모두 개방된 사무실을 사용하고

체력관리를 위해서는 사무실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업무 보고를 받으며

야근하는 직원들을 직접 챙기고 하청업체를 방문해서는 포장방법도 직접 지도하는

열성적인 CEO이다.

 

 

한편 새로운 직장을 얻은 벤은 잘 다려진 수트와 오래된 가방속을 정리한채

두개의 알람시계를 돌려놓고 잠을 잔후 설레임을 안고 첫 출근을 하는데

자유롭고 반짝거리는 젊은이들 사이에 주름 많은 시니어 인턴 벤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게만 보인다

벤이 오래된 가방에서 계산기와 연필 노트 투지폰을 꺼내놓는 반면

그보다 젊은 인턴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기기들을 책상위에 올려놓는다

사과를 베어물은 자리가 선명한 로고의 컴퓨터가 개인 책상마다 세워져 있고

벤을 제외한 모든 직원의 옷차림은 패션몰 회사답게 형형색상의 캐쥬얼한 차림새다

하지만 벤에게 수트는 상사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여 끝까지 수트를 고집한다

멋지게 수트 차려입고 돈 자랑하며 꼰대질이나 하면 밉상이 틀림없다

예로,젊은애들만 보이면 가르친다는 명목 아래 어린 녀석이 그런다는등

왕년에 내가 누구인데등, 예전에 해봐서 안다는등 나이 먹은것이 무슨 벼슬이나 한거 처럼

생색내면 고약한 노인냄새에다 덧뿌린 진한 향수와 겹친 역겨운 냄새가 나겠지만

잔잔한 미소 뒤에 숨은 여유로움이 보이는 수트 입은 벤은 멋졌다

 

 

나이든 벤에게 일은 쉽게 주어지지 않고 줄스의 일거수 일투족 눈치를 살피는 벤은

옛 직장인 전화번호부 공장을 리모델링한 낯선 회사에서

수십년간 직장 생활을 한 경험과 노하우로 적응해 간다

눈을 깜빡깜빡 해야 좋아한다는 조언을 듣고 줄스 앞에서 얘기할때는 눈을 깜박거리고

또 줄스의 자켓 세탁을 맡겨주고 산더미처럼 쌓인 책상을 정리하는등 솔선수범 한다

직원들 연애 상담까지 해주며 인생상담을 맡고 심지어 집 나온 인턴 동기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고

모닝콜까지 해주는 착한 노인이다

 

 

우연히 줄스의 운전기사가 술 마시는걸 목격하여 조용히 타일러 운전을 못하게 하고

줄스의 운전기사 역활도 하게 된다

그러나 줄스의 사생활이 하나 둘 노출되고 오지랖이 넓은 벤이 불편하자 

다른 부서로 옮기라는 메일을 보낸다

막상 곁에서 챙겨주던 벤이 보이지 않자 후회를 하는 줄스 마음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크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듯이

이미 벤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퇴근하지 않은 줄스를 기다려주고 줄스는 벤에게 페이스북을 알게 해주고

지쳐가는 줄스에게 벤은 삶의 지혜와 따뜻한 말 한마디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친정엄마에게 불평불만을 적은 글이 잘못 누른 손가락 버튼 하나로 메일이 보내지게 되자

줄스의 부탁을 받고 도둑이 된 동료들과 벤의 행동은 코미디였다

줄스의 어린딸과 놀아주고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등 줄스의 고민을 들어줄 정도로

가까워져 그녀의 삶의 전반에 큰 힘이 되어 준다

 

 

점점 커져가는 회사를 담당할 새로운 CEO를 영입하라는 투자자의 권유와

가정과 시간을 많이 만들기 위해 전문 CEO를 찾는중에 벤과 줄스는 캘리포니아로 출장을

함께 가게된다

완벽한 줄스도 여자는 여자여서 잘 나가던 남편이 자신을 대신하여 전업주부가 된후

바람이 난걸 알면서도 가정이 깨질까봐 두려워 싫은소리 한번 못하다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혼자 무덤에 묻히고 싶지 않아요."라며 펑펑 운다

이미 그녀의 남편 외도를 알고 있던 벤은 결혼생활은 겨우 사십이년밖에 안했지만

죽으면 부인곁에 눕고 그 옆에 함께 하자며 친구가 되어 주고는

줄스에게 벤의 어깨를 내준다

손수건은 누군가에게 건네기 위한거라는 벤의 말대로 손수건이 없어 못내 아쉽지만

따뜻한 장면이다

오랜만에 어른과의 대화에 만족한 줄스는 큰 결심을 하고

"당신의 성공에 자부심을 가지고 가정에 소홀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남편의 바람기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지요.

남편의 불륜이 두려워 자신이 가꾸어 낸 성공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지 말아요."라는

벤의 조언을 받아들인다

줄스가 새로운 마음으로 자신감을 회복할때쯤 회사로 찾아온 남편은 용서를 구하고

자신 때문에 운영을 포기 말라며 안아주며 영화는 싱겁게 끝이 난다.

한번 떠난 마음이 그리 쉽게 바뀐걸 보면 영화는 영화다

체면과 남의 이목을 꺼리는 우리의 노동시장에도 시니어 인턴이란것이 있는지 모르지만

시니어 인턴 벤처럼 잰틀한 노인네는 덤으로 직장동료 마사지사와 연애를 다시 시작하고

살아있는 내내 여유롭게 일을 즐길거 같다.

아날로그 아빠와 디지털 딸을 보는것 처럼 벤(로버트 드 니로)의 따뜻한 미소와

줄스(앤 해서웨이)의 뛰어난 패션이 돗보인 인턴 꽤 괜찮았다

글- 이 정

사진-다음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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