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의 가을

2015. 11. 4. 16:23나의시

 

부석사의 가을

 

안개비에 젖은 낙엽들이 우수수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걸어 가면

일주문을 넘어 당간지주 버팀돌과 마주치고

천왕문을 통과한다

사천왕과 대면하고 미륵정토 도솔천을 향해간다

 

아홉단의 석축 돌계단을 밟고 요사체와 범종루 안양루

무량수전 위에 올라 극락세계에 도달해보니

남쪽으로 흘러가는 소백의 연봉들은

짧은 햇살사이로 황홀한 물감 풀어 헤치고

양백지간 화엄의 고요 아래

사바의 백팔번뇌 구름 되어 흘러간다.

 

내가 나를 네 너를 바라보는 그 시각

서산으로 해는 기울고 배흘림 기둥은 부풀어 오른다.

 

노랗고 붉은 가을이 부석사에 쏟아진다.

'나의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백산에 올라  (0) 2015.11.17
단풍 나무 아래에서  (0) 2015.11.13
가을  (0) 2015.11.04
하늘길 바람길  (0) 2015.10.01
태백산의 여름과 가을사이  (0) 201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