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12. 15:03ㆍ백대명산
일시-2018년 12월11일 화요일 눈
코스-금오산 광역 주차장-관광 호텔-관리사무소-채미정-매표소-케이블카 시점-해운사
-도선굴-대혜폭포(영금폭포)-할딱고개-마애불-약사암,종각-현월봉 정상-갈림길-금오산공영주차장
8.08km를 4시간30분걸림
버스가 경상도에 들어서자 눈발이 하나둘 날리기 시작한다
세상은 연일 먹구름과 비구름으로 온통 어둡다
빨간 버스와 알록달록한 등산복만 빼면 밝은색이라곤 찾아보기가 힘들다
겨울에는 왜 사람들도 어두운 검정색옷을 많이 입는지
낮보다 밤이 더 환한 도심이나 추수 끊난 휑한 시골이나 모두 침묵의 색을
뒤집어쓰고 있다
오늘도 침침한 하루가 예상되는데 김천과 구미에 다달으자
허연색 눈이 오고 있다
주차장에 내리자 소나무가 벌써 눈을 맞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도립공원인 금오산은 처음이다
좀처럼 경상도 구미까지 멀리 오기가 쉽지 않는데
백대명산 찍겠다고 전국각지의 명산을 찾아다니고 있다
금오산은 본래 대본산이었는데 아도화상이 이곳을 지나다 저녁놀속으로
황금빛 까마귀가 나는 모습을 보고 태양의 정기를 받은 명산이라
금오산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칠곡 인동에서 바라보면 귀인이 관을 쓴거 같아 귀봉이락 하고
금릉 개령에서 바라보면 도적이 짐을 지고 내려오는거 같아 적봉이라고 하고
성주지방에서는 음탕한 여인의 모습같다고 하여 음봉이라고 부른단다
영화 대호의 배경이 된 남한의 마지막 호랑이도 금오산에서 살았었다
백대명산 인증은 해발고도 976m의 현월봉에서 찍는다
도립공원 금오산을 안내하는 매표소와 표지판을 넘어 본격적인 산길을 오른다
매표소에는 굳게 문이 닫히고 아무나 입장할수 있었다
대혜문을 지나고 해운사 절이 나온다
산길 우측으로 해운사 절을 지나쳐서 계속 올라 도선굴로 향했다
절벽에 쇠말뚝이 박혀있고 가파르고 위험한만큼 풍광은 발길을 잡았다
거대한 바위굴속에는 누군가 피워놓은 기도불이 환하게 밝혀있었다
촛불이 아니고 요즘은 형광불이다
눈발이 점점 거세지고 눈들은 점점 모여 허공에서 직선을 그으며
바위에 닿자마자 물이되기도 하고 그위에 다시 눈이 쌓여
암릉위는 얇게 덮힌 눈으로 미끌거렸다
손아귀에 잔뜩 힘을 주고 사살 내려왔다
이어 대혜폭포다 폭포가 양 가장자리로 벌써 얼어 있고 가운데만 물이 흘렀다
여름에는 엄청난 수량의 폭포수가 떨어질거 같다
타이어를 덛댄 나무계단이 이어지고 할딱고개를 넘어 마애불이 나온다
우측 언덕에 나무로 가려져 있어 그냥 지나칠수 있는 마애불입상의 크기도
어마어마 했다
바위귀퉁이에 얼굴 옆모습을 새겨 멀리 바라볼수록
그 위엄스런 자태가 제대로 보인다
그렇게 큰바위에 어떻게 새겨 넣었는지 사람의 기술이란 큰간데 모를일이다
산의 정상 아래에 있는 약사암에 도달했다
약사암절은 아담하고 깨끗했다
남해의 금산과 부산의 금정산 구미의 금오산이 기도발이 잘 들어
관에 출사하고자 하는 정치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뜨거운 보온물통이 놓여있어 지나는 산객들은 누구나 마실수 있게 하였다
약사암에서 간단 주먹밥을 먹고 바로 현월봉에 올라 인증을 했다
막상 현월봉 정상에 올라서니 조망은 커녕 아무것도 볼것이 없고 통신탑과
정상석만 덩그러니 있다
정상을 뒤로 하고 약사암으로 오르던 길을 비켜 하산하여 갈림길로 내려왔다
갈림길에서 다시 나무 계단과 대혜폭포를 지나 해운사로 하산한다
해운사는 고려 충신인 야은 길재 선생이 도를 닦은곳이기도 하고
임진왜란당시에는 주민들의 피난처로 지낸곳이기도 하다
전라도 산에도 절은 많지만 경상도에 오니 가는곳마다 절이 많다
암튼 명당에는 절이 있다
올라갈때 지나쳣던 해운사로 올라가 대웅전이 노란 해운사를 구경하고
날머리인 금오산 공영주차장으로 하산했다
아이젠은 신발에 차고 걸었어도 올라갈때 한번
내려올때 두번이나 미끌어졌다
그동안 이곳저곳 송년모임이랍시고 보름이상 산행을 안해서 그런지
다리심이 많이 떨어졌나보다
이맘때 잘못 넘어지면 무릎이고 발목이고 병신되는것은 순간이라
항상 조심 또 조심해야한다
백두대간보다는 쉽지만 십킬로도 안된다고 쉽게 생각한탓도 있다
산으로 들어서면서부터는 멀쩡한 몸으로 집으로 가는일만 생각해야하고
위험이 따르는 산행에서 시건방은 금물이고 겸손만이 살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