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8일 금요일 흐리고 바람불다 맑다

2019. 2. 15. 11:20여행


고큐라성 가는날인데 여전히 날씨가 흐려 온통 회색빛이다

숙소에서 텐진역까진는 이제 금방 찾을수 있겠다

텐진역 미쓰고치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버스정류장 가는길이 건물과 연결되어 있었다

고쿠라 스테이션까지는 두시간 걸렸다

고쿠라 시내의 시장통을 지났다

어제 텐진역부근에서 어렵게 찾아나섰던 빠찡코 매장이 여기오니 시글시글하다

평일 대낮임에도 많은 사람이 앉아서 정신팔려 있었다

이런 도박게임방이 시장거리에 여러개가 있는거 보니 불법은 아닌가 보다

강가를 따라 걷다 물위에 높은 돌담을 쌓은 높은 집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곳이 성인줄 알았더니 신사였다

사진에서 보았던 화려한 오사카성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애써서 왔더니 고쿠라성은 복원중이라 삼월까지는 휴관이고 신사와 주변 공원만 구경할수 있었다

사오층 규모의 고쿠라성 주변만을 돌다 매화꽃과 동백꽃밭을 돌아다녔다

관광상품을 파매하는 매장에서 부채 한개와 냉장고에 부착하는 마그네틱 한개를 사들고

고쿠라성을 나왔다

우리의 경복궁이나 창경궁에 비하면 일반 주택정도로 생각하면 딱이다

자금성 마당을 돌다 다리 아프다는 중국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도 다가가지 못할 고쿠라성에가서

허탕만 치고 날씨는 구리고 배도 고팠다

가이드 있는 패키지 따라갔다면 이런고생은 없었을텐데 자유롭게 다니고 싶어

자유여행을 고집하여 정말 지겹도록 자유만 만끽하고 있다

고생스런 여행이다

다시 우동 맛집을 찾으로 걸었다

꼭 그 우동집서 먹어야만 되는것도 아닐텐데 아들내미는 맛집우동집을 찾아내고야 만다

사람이 북적거렸다

맛집은 맛집인가보다

각종 어묵과 각종 우동이 그림으로 선전안내판에도 그려져 있다

꼭 집어 이것 달라고 하면 되어서 메뉴 시키기에는 누워서 떡먹기 보다 쉽다

일본에서는 영어 못한다고 떨 필요도 없고 오히려 그네들이 못알아먹는 영어때문에

골치 아플때도 있다

둥글고 사각지고 모양대로 시켜서 이것저것 맛보고

우동가락도 먹었다

면이 쫄깃쫄깃 맛은 좋았다

그네들은 먹는것도 찔끔거리고 따로 단무지 시켜먹으려면 돈 천원이 필요하다는말은

모두 거짓말이다

식탁에 잘게 썰은 단무지 한통과 갈은 다시마와 튀김가루가 한통씩 놓여 있었다

모두 우동위에 뿌려먹는것이다

다시마는 기계로 썰었는지 국물에 넣으면 가루로 변하고

그냥보면 실같이 줄줄 연결되어 있었다

진짜 일본 우동을 맛보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박삼일 우동 맛기행을 떠나서 코에서 우동가락이 나올정도로

우동을 먹었다고 한다

나는 한끼 아니 두끼 정도면 신물이 날것같다

다시마를 많이 넣어서 그런지 느끼한맛이 진했다

면발로 배를 불리고 탄탄 시장이라는 전통시장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네들 전통옷인 기모노를 한번 입어보는것이 우리동 삼만 오천원을 받는다길래

그런 문화 체험은 사양했다

일본돈에 공 하나를 붙이면 우리돈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우리 물가도 비싼편인데 일본은 더 비싸다

우리의 통인시장 골목과 똑 같았다

집은 무너지게 생겼도 지붕도 낮았다

못찌와 염장한 생선등 오뎅이 많았다

아까 먹어본 단무지가 입맛에 맞아 단무지 한개를 사고 싶은데

내가 그것만 만지고 보면 남편은 눈을 찌푸리고 야단친다


다시 고쿠라 스테이션으로 돌아와 기차를 타고 모지코역으로 갔다

일본 시골풍경이 기차 창밖으로 고스란히 지나간다

벌서 봄인온듯 집 담벼락 밑에는 연노랑 수선화가 무더기로 피어 있고

푸릇푸릇 쑥더미도 나있다

기차길옆 동네들은 우리네 시골 풍경과 다른것이 없었다

모지코역에 내리니 규수철도기념관이 있다

예전에 달렸던 철길과 인력거인 손수레가 전시되어 있었다

바다와 인접해있는 이곳에 오니 바람이 더욱 거세진다

영상 십도의 기온이 영하 십도처럼 춥다

거위털옷을 입고도 머리에 두건을 깊게 눌러쓰고도 송곳처럼 바람이 콕콕 지르며 날카롭다

이러다 감기 걸릴것만 같다

이곳에서도 인력거가 관광상품으로 인기가 있나 쫙빠진 검정옷을 입고 베트콩이 쓰던 모자를 쓴 남자가

웃으며 타라고 손짓을 한다

우리는 싸게 걸어다니는 여행중이라 웬만한거리는 걸어야 하기 때문에 지나쳤다

모지코역을 빠져나와 항구애 다달으니 바람은 더욱 거세고 여기저기 배들이 정박해 있다

모두 놀고 있는 작은 배들이 많고 거대한 선박용배는 가금씩 배 한가운데로 지나가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해저터널이 있는 곳까지 걷기에는 삼십여분 정도 걸어야만 하는데

버스를 탈 생각도 못하고 다리를 건너고 바다를 바라보며 한참을 걸었다

간몬교까지 왔다

이다리만 건너면 시모노세키항이다

부산에서 배타고 오면 제일 먼저 온다는 항구 아니던가

이곳을 통해 일본놈들은 많은죄를 저질렀다

이곳에 해저터널이 있었다

도둑놈처럼 잘 도망가게 잘도 만들었다

58년에 완성했다니가 벌써 육십년도 넘었다

걸리는 780미터로 우리는 왕복을로 걸어야 한다

바람불고 추웠던 몸이 터널로 들어오니 후끈하다

이곳에서 짧은 바지만 입고 왔다갔다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약간 내려갔다 올라갔다 터널은 기막히게 잘만들어져 있었다

행여 구멍이나서 바닷물이 순식간에 차버리면 바다에 수장되어 죽을수 있는 모험을 했다

시모노세키로 올라서니 해가 쨍하고 나온다

이제사 바다가 푸르고 하늘도 푸르다

다시 해저터널을 걸어 고쿠라스테이션가지 버스를 타고 다시 고속버스로 갈아타

텐진역으로 돌아왔다

차를 많이 타고 걷기도 많이 한 날이다

후쿠오카의 명물이라는 명란을 안먹어보면 후쿠오카에 왔다간것은 후회한다길래

명란집 식당에 들어갔다

이 곳도 맛집이라 찾는다고 한참이나 걸었다

혼자라면 어림없는 일들이 날마다 일어나고 있다

밥위에 있는 명란은 그런대로 괜찮다 싶어 명란덮밥만 시키라니까

내말은 듣지않고 명란국을 꼭 먹어봐야 한다고 우겨대며

아들내미는 명란밥에 명란국을 몽땅 시켰다

한입 먹어보니 역시 명란맛이다

한국에서도 설명절이라 그동안 비싸서 많이 못먹던 명란젖을 한꺼번에 많이 먹어

별로 땡기지가 않았는데 오늘 명란젖에 푹 빠지게 생겼다

명태알에 얼마나 소금을 들이 부었는가

안그래도 몇달전부터 갈라진 혀가 낫질 않아 짜고 매운것은 먹으면 혀가 아파 죽겠는데

굵은 천일염으로 아주 혀를 빡빡 닦아내는 느낌이다

짜고 쓰고 명란국은 사람 죽이는 맛이다

너무 짜면 부어 희석해먹으라는 요상한 국물은 넣어도 짜기는 마찬가지다

간신히 명란 덮밥만 꾸역꾸역 먹고 우동을 적셔먹는 국물은 거의다 남겼다

한끼 식사로 십만원을 훌쩍 넘게 쓰고 돈지랄을 한거 같아 내말대로 덮밥만 시키라니

말안들었다고 야단치고 싶은 생각 굴뚝 같아도 꾹 참았다

큰 효도하는 아들한테 초를 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들고간 한국돈은 필요도 없는데 아들만 갖고 있는 엔화가 어찌되었든간에 밥 한끼로 거덜나게 생겼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는 "진정한 여행자는 지루함을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즐긴다

지루함이란 자유의 상징이고 잉여의 자유를 뜻하기 때문이다.라는데

우리 세식구 여행은 지루할틈이 없고 매일 찾아가기 바쁜 쫓기는 여행이 이어지고 있다

뭘보고 뭘 먹을지 내일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