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24. 17:04ㆍ산문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가족과 나의 안위가 걱정되고 불안을 안고
산지가 벌써 반년이 넘고 여름도 막바지다
더운날이 되면 바이러스도 잠잠해질줄 알았더니 전세계적으로
끊임없이 확진자가 발발하고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일본은
어디까지 갈지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다
지구가 몸살을 앓는중이다
심각한 기후 변화가 삶을 위협하고 있다
올 여름 호주와 북극은 초대형 산불이나고
중국과 일본은 홍수가 일어나고 북미와 유럽은 불덩이란다
우리도 오십여일이나 긴 장마로 물난리를 겪었다
무서운 폭우가 지나가자 이제는 폭염이 찾아왔다
자연파괴로 서식지를 잃은 동물이 인간공간에 들어오면서 바이러스가 창궐한것이니
기후 변화도 감염병의 원인도 그동안 지구가 아픈줄도 모르고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재앙이다
일차 방역에 성공하여 잠잠해지다 사라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백신이 나오길 고대하며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광복절 집단 집회와 교회발로 이차 유행까지 왔으니
무서운 전염병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세계 어느곳을 가도 안전하지 못한 현실에서
그래도 가장 안전하다는 우리나라 밖으로 나가기가 싫은데
둘째 딸이 둘째 아이를 출산한다니 안갈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 지금
몽블랑 트랙킹에 앞서 남긴 지난해 유서에 이어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여 글을 남긴다
무엇보다 비행기를 타고 오고 가는것도 걱정이고
긴 비행 시간동안 갑갑한 마스크를 쓰고 있는것도 힘들겠지만
견뎌야 한다
재작년에 이어 작년 올해 연이은 손주 탄생으로 산모구환일은 친정엄마인 내몫이 되었다
늙는거보다 할머니 되는 기쁨으로 기쁘게 담당하려함에도 항상 빌빌대는 저질체력이라
오히려 자식들에게 해가 될까 무서워 서너달 전부터 몸 건강에 신경쓰고 있다
늦게나마 등산에 입문하여 건강을 달래고 있지만 백두대간 산악대장도 산에서 콕 쓰러져
영영 못 일어나는걸 보니 그것도 위험한 운동이라 집 나설때면 각오로 다짐한다
집으로 돌아오기를,
출국준비로 세번째 백두대간을 남설악에서 마치면서 호되게 고생을 하고
나라에서 나온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대상포진과 폐렴 예방접종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나보다 나를 더 챙기는 남편과 함께 하니 어떻게든 살아 돌아오겠지만 행여 못돌아 온다해도
어쩌겠느냐,
그 만큼이 내 목숨인것을,
무탈하게 자라 성인이 되어버린 세명의 자식들
큰딸은 제일 첫번째 태어난 딸이라서 신경 쓰이게 애뜻하고
둘째는 한번의 유산을 겪고 열달내내 누워만 있다 어렵게 태어난 딸이
멀리 헝가리로 떠나버려 더 애뜻하고
셋째는 바라던 아들이라서 이쁜짓 미운짓 가릴거 없이 다 든든하고
엄마가 홀연히 사라졌다 하면
처음에는 많이 슬퍼하겠지,
그래라 많이 슬퍼할 시간을 가져라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것이다
엄마 떠난 자리가 크고 생각날때면 동기간에 맛있는 음식 만들어 먹으며
추억하면 될것이고
없는 사람 애타게 그리워하지 말고 너희들은 너희 자식들을 사랑함으로
갚는것이 만고의 불변 진리니라
요즘은 건강을 잘 다스리면 백년도 거뜬하게 넘기는 세상이 되었어도
어느날 멀쩡했던 친구 비보가 들려오는걸 보니 인명은 제천이고 운명이다
그리 생각하면 자연으로 돌아가는것이 자연스런 이치이니
자연 어디서나 엄마는 있을것이다
그래도,
첫손자가 가방 둘러메고 유치원 가는것도 봐야 하고
이제 갓 돌 지나 아장아장 걷는 손녀가 뛰어다는것도 봐야 하고
새로 태어난 둘째 손자가 무럭무럭 자라는것도 봐야 하고
무엇보다 아들 장가는 보내야 돼서 죽었다가도 벌떡 깨어날것 같다
엄마는 아빠랑 함께 동행하니 죽어도 살아도 함께 할것이다
코로나 19로 무서움을 무릎쓰고 떠나게 되어 몇 자 쓰고 보니
이건 유서가 아니라 다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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