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22. 16:50ㆍ백대명산
일시-2021년 3월22일 월요일 맑음
코스-경춘선 호평역 -165번 버스종점-호평동 수진사-상명 수련장-계곡길-
천마의집-헬기장-꺽정 바위-정상-천마산역
지난주 극성이던 미세먼지가 주말에 내린비로 하늘이 맑아졌다
아직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지만 한낮 기온은 점차 올라가 이젠
완연한 봄이다
주말에 아들 딸 사위 손녀가 와서 한바탕 요란을 떨다 갔다
둘째네와 손자들이 빠진 자리가 허전하지만 숙명이려니 여기며 위안을 삼는다
동네 산에서 캔 어린 쑥 한봉지와 김치 갈비 잡채를 싸서 보낸후 또 다시 적막강산이다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는 말들을 하듯 다 커서 뿔뿔이 헤어졌다 만나니
힘에 부쳐 하는 소리다
호젓하게 둘이만 먹다 숫가락 몇개 더 얹여 놓으면 그만이라지만
며칠전부터 음식 준비하랴 청소하랴 다 큰 자식들이 상전이다
이번에는 내 생일이라고 모여서 나이 먹는 야속함보다 즐거움이 더했다
해마다 생일 즈음에는 말라깡이 나뭇가지에서 새순이 트이고
동백과 매화가 지고난 자리에 개나리와 진달래가 활짝 피어나는 생명의 계절이다
지구 온난화에 꽃이라고 피할도리가 없어진 요즘은 순서도 없이 아무꽃이나 피워대지만
그래도 산수유 벚꽃 수선화 등등 봄꽃은 희망이다
원정산행 후유증도 사라져 컨디션이 제자리를 찾은 월요일 이른 아침 배낭을 메고
근교산행지인 천관산으로 갔다
지하철 상봉역에서 경춘선으로 갈아타 호평역에서 하차한다
경춘선은 두번째 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배낭 메고 놀러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코로나 전염병으로 거리두기 조심하란 소리도 이제는 지긋지긋
마스크 쓰고라도 돌아다녀야지 계절이 변하는것도 모른채 집안에서만 있다간
온 국민이 코로나 걸리기전에 우울증으로 뭔일이 터질것만 같다
웃음도 사라지게 만드는 잿빛 겨울이 가고 꽃피는 화사한 봄인데
그냥 돌아다니는것만으로도 심신이 달라질것이다
일번 출구로 나와 버스로 갈아타고 아파트 사이를 지나 버스 종점에 다달으면
수진사 절이 있는 천마산 입구다
들머리인 산 입구는 시멘트 도로로 오르기 시작한다
상명대학교 수련장앞에서 계속 시멘트 도로와 우측 계곡길은 어차피 만나게
되지만 난 계곡길로 들어섰다
주말에 비가 내렸음에도 계곡에 물은 시원찮아 바닥의 돌들이 거의 드러났다
봄 바람이 제법 불어 티셔츠위에 바람막이를 입었어도 땀 한방울이 안난다
햇볕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쌀쌀하게 불어 산행하기에 딱 좋은 날이다
다시 임도길이 나오고 좌측으로 올랐다 우측으로 돌아 천마의 집 기점에 다달은다
청소년을 위한 야영 교육장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나무계단 오르막이 나오고
오름은 점점 가파르다
학교도 온라인 수업을 하는통에 청소년 수련장은 텅텅 빌 수 밖에
동네 아줌마들이 운동삼아 올라와 수다떠는 장소로는 그만이다
고도를 점점 올려 육백여미터 즈음에 있는 헬기장을 지나고
암릉길이 나온다
근교 산에도 밧줄을 잡고 오르다니 그러나 어렵진 않아 올라서니 꺽정 바위가 나온다
두개의 바위가 비스듬이 기대어 서있는 상태로 삼각형 공간이 생긴 바위는 키가 컸다
다시 가파른 나무계단을 두번 숨차게 오르고 나면 전망대가 나온다
오남 저수지와 천마 스키장이 뚜렷하게 보이고 북쪽으로 철마산이 가까이에 있다
산 너울들이 바람속에 요동치는듯 너울거린다
바람소리와 함께 동영상을 찍다보니 손이 시러울 정도다
정상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암릉과 흙을 번가라 오르다 좁은 암릉길로 올라서면 해발고도 812m의 천마산 정상이다
바위와 바위위에 정상석이 있고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렸다
정상석 뒤에는 지적 삼각점이 있고 바위뒤로 보이는 하늘이 바람에 깨끗이 씻은듯
파랗기만 하다
천마산은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과 오남음 화도읍에 걸쳐있는 산으로
광주산맥에 속한다
경춘가도의 마치고개에서 북쪽으로 삼킬로 지점에 있으며
산세가 험하고 조잡하다 하여 예로부터 소박맞은 산이라는 별칭이 있었다
고려말 이성계가 이산이 매우 높아 손이 석자만 길어도 하늘을 만질수 있겠다 하여
하늘天 문지를摩산이란 이름이 비롯되었다 한다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서울 인근 산이라 주말이면 등산객들이 많고
특히 돌핀샘 아래 팔현계곡에는 야생화군락지가 있어 야생화 찾는 찍사들에게는
출사지로 유명한 산이다
세찬 바람으로 정상에서 오래 서 있을수가 없다
정상석을 뒤로 하고 하산길로 접어 들었다
길고 경사가 급한 나무계단을 내려와 바람을 막아주는 양지바른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름길엔 높은곳까지 쉼터 의자가 많던데 하산길에는 쉼터 의자 한개가
안보인다
땅바닥에 앉는것은 어렵지 않은데 지역이 다르다고 같은 산임에도 차별이다
깔딱고개 갈림길을 지나고 계속 내림이다
정상으로 오르는 거리보다 하산길이 일킬로이상 길어도 고도를 제법 급하게 내린다
정상에서 칠백미터의 고도를 내려 산을 빠져 나오니 해발고도 백여미터의 도로가 나오고
한나절 산행이 끝났다
도로를 건너 천마산역에서 오후 두시도 못되어 훤한 대낮에 귀가 경춘선을 다시 탔다
산악회에서 처럼 주어진 시간안에 마쳐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으니 몸도맘도 피로감 없이
백대 명산 인증 한개를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