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유명산 61.용문산

2021. 4. 2. 16:42백대명산

일시-2021년 4월1일 목요일 맑음

코스-경의중앙선 팔당역 승차후 아신역 하차-6-6번 버스로 중미산 삼거리,농다치 고개-소구니산-유명산(863.9m)

-페러글라이딩 활공장-공군부대 정문-부대 우회로-용문산(1157.1m)-마당바위-용문사 -용문산 관광단지-용문사 버스 주차장-버스로 용문역에서 경의선으로 갈아타고 귀가

 

선운산에 다녀온지 이틀 쉬고 삼일만에 다시 배낭을 꾸렸다

연이은 산행이 힘겹지 않은것은 봄이기 때문이다

가을이면 꽃보다 단풍이라며 다시 맘이 변할지 모르지만

언제부턴가 메마른 나무에 연두빛 새순 올라오는 봄이 더 좋아졌다

산행전 기력충만 했던 체력은 산행후 다음 다음날까지 머리속이 매운 편두통으로

시달렸으니 하루에 두개의 산을 연계하여 정상을 찍는것은 무리였나보다

경의 중앙선을 갈아타기 위에 버스를 타고 팔당역으로 갔다

한강과 남한강의 자전거길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해서 역 입구에는 자전거 점포가 있었다

전국을 자전거로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많아 지각각 사는것이 다르듯이

취미도 다르다

어릴때 한번이라도 타봤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몸이 기억한다고 하는데

나는 자전거 타는것은 고사하고 내옆에서 따르릉 자전거 지나가는 소리만 들려도

질겁을 하고 가던길을 멈췄었다

반평생이 지나고 나도 한번 강변의 바람을 가르며 달리고 싶은 충동에

연습삼아 올라타다 짝궁뎅이 아니고선 그리 넘어지기도 쉽지 않을텐데

중심도 잡지 못한채 쓰러지기만 수십번 몇미터도 못가 포기했다

지금도 쌩쌩 달리는 자전거가 무서워 자전거를 공짜로 준다해도 관심 없다

그러니 내 다리로 걸어 다니는것 밖에 할수없어 몸이 고달프다

 

아신역에서 하차했다

길건너 버스주차장에서 6-6번을 타고 산행 들머리까지 가는데

37번 국도는 산허리를 돌고돌아 계속 오른다

강원도 심심산골 고갯길만 빙빙 도는줄 알았더니 경기도 고갯길도 만만치 않다

해발고도 사백여미터의 중미산 휴양림 관리사무소 못미쳐 삼거리에서 하차했다

이름하여 농다치 고개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옥산으로 오르는 산길과 소구니산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이 나뉘어져 있고

건너편에는 간이 매점인듯 포장마차가 있다

나무계단을 오르며 한번 두번 숨고르기를 하여 능선으로 올라섰다

산행 시작 삼십분이 지나고 백여미터 고도를 올리면 헬기장이다

다시 또 고도를 백여미터 올리면 한강기맥 표지판과 삼각점이 나온다

중미산 갈림길을 지나고 해발고도 801m의 소구니산이다

이곳에서 신복리 마을로 하산할수 있으나

내가 갈길은 능선따라 유명산으로 직진이다

평지길이나 진배없이 평이하고 간간히 소나무길이다

떨어진 누런 소나무 잎이 쌓이면 내리막에서는 미끌거려도 평지길은 폭신거렸다

이어 너른 안부와 나무 쉼터 의자 세개가 있는데 두개는 나란히 한개는 저만치 따로 있어

거리두기에는 안성마춤이다

안부에서 오분도 채 안걸려 유명산 정상이다

트랙지도에는 해발고도 863.9m로 표기되어 있고

산림청에서 설치한 정상석에는 862m로 표기 되어있다

유명산은

원래 지형도 상으로 산 이름이 없었던것을 1973년 엠포르 산악회가 국토 자오선 종주 등산중

이산에 이르러 당시 일행중 진유명씨 이름을 따라 산이름을 붙인거란다

옛 지도에는 이곳 일대에서 말을 길렀다해서 마유산이라는 산명이 있었으나 지금은 유명산으로

통칭되고 있다

동북쪽의 수량이 풍부한 유명계곡쪽으로 올라오는 코스가 경치가 가장 아름답고

내가 오른 능선길은 한강기맥길이다

기맥길은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진달래와 잎새 트이지 않은 잡목길과 소나무길로

계곡에 비하면 삭막한 편이다

육년내내 대간길을 동행했던 일행중 일부는 한강기맥길로 나는 백명산으로 갈길이 달라

헤어졌던 산우들이 다녀간 흔적의 띠지가 나뭇가지에 달려 있었다

유명산 아래에는 1989년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개장한 유명산 휴양림이 있다

길표시로 쌓은 돌무더기인 케언 위에 정상석이 쌩뚱맞게 흙 바닥과 어울리지 않았다

날씨가 맑고 쾌청하여 멀리 산 너울 조망이 시원스레 조망되었다

유명산만 찍고 하산하면 반나절만에 집에 가겠는데

갈길이 바빠 정상석을 뒤로 하고 오던길로 돌아서 나무의자에서 간식으로 현미떡을 먹고

일어섰다

배너미 고개까진 2.8km 대부산 농장쪽으로 방향을 트니 시야가 탁 트인다

페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하늘을 날고 싶은자들의 취미활동이 시작되는 기점이다

마침 날아오르는 페러글라이딩을 목격했다

숲으로 들어섰다 다시 임도로 나왔다 반복되는 길이여서 그냥 임도로 걸었다

산 언덕 아래는 농장인듯 트럭이 지나고 말라버린 억새밭 언덕은 황량했다

한낮 햇볕을 고스란히 받으며 대부산 갈림길을 지나 배너미 고개에 닿았다

트럭도 아닌것이 오토바이도 아닌것이 붕붕 거리며 세대가 지나가고

산악용 오토바이 두대와 자가용 두대가 서 있다

무지막지한 큰 바퀴를 네개나 달고 산을 달리면 산이 헤손되는건 금방일텐데

어찌되었든 자전거 오토바이 솔바이크 자가용 페러글라이딩 타고 날고 다니는것도

가지각색이다

시멘트 도로로 연결되는 배너미 고개에서는 새이레 기독 대안학교와

설매재 자연 휴양림으로 연결되어 있고 숫고개로 넘어갈수도 있다

용문산으로 가기 위해 물 한잔으로 숨고르기를 한후 나무 계단을 오르며 숲으로 들어섰다

용문산까지 남은 거리는 4.1km이다

오늘 일정이 반이나 지났을까 시각은 벌써 오후 한시가 넘어 산행 시작한지 네시간째다

용문산이 있다는 군부대가 바로 눈앞에서 알짱거리는데 배는 고프고 다리도 뻐근하다

그늘을 찾을만한 장소도 없어 양지 바른곳에 두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점심을 먹었다

이어 시멘트 도로가 나오고 군부대가 바로 앞이다

장군봉 1.1km 용문산(가섭봉) 1.7km표지석이 위에 경고등이 붙어 있다

군사보호시설이니 촬영도 금하고 올라오지 말라는 빨간불이다

쳐다보는것은 안 잡아갈테니 눈을 흘기며 군부대를 두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장군봉 갈림길을 지나고 산길은 점점 험해져

너덜지대를 지나 암릉길이 이어진다

정상 110m앞두고 나무 계단을 올라서면 정상이다

예전엔 출입금지였던 정상이 지금은 오전 여덟시 삼십분부터 오후 다섯시까지는 개방한다는

안내문구가 있었다

해발고도 1157m의 정상에 섰다 트랙지도에는 1157.8m로 나온다

먼지 없는 대기질로 하늘이 맑아 조망이 시원하다

용문산은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과 용문면 경계에 있는 산이다

중원산(800m) 백운봉(940m) 도일봉(864m)등이 용문산과 연봉을 이루어

태백산맥에서 갈라진 광주산맥의 일부를 형성하며 경기의 금강이라고도 한다

경기도내에서 화악산과 명지산 다음으로 해발고도가 높은 용문산은

북서부쪽은 경사가 완만하여 산정은 평탄하고 급경사의 동남쪽은 계곡과 폭포 기암괴석이

어울려 경치가 수려하다

산 아래 남동쪽 기슭에 용문사 절이 있다

은행나무 철조형물과 나란히 서있는 정상석을 뒤로 하고

나무계단을 내려서 용문사까지는 3.3km 이제 하산만 남았다

용문산 정상에서 1.5km 떨어진 마당바위까지 육백여미터 고도를 내리는데

거의 기다시피 무려 한시간 삼십분이나 걸렸다

마당바위는 너른 평상과도 같은 바위가 계곡길에 덩그러니 앉아있는것이

꼭 집마당처럼 넓고 평평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계곡길로 오르고 내리면서 너무 힘들어 욕이 나온다 하여 욕문산이라고도 한다는

용문사 가는길이 험했다

별로 크지도 않은 바위들이 누워 있으면 좋을텐데 우뚝우뚝 날카롭게 서있어

조금만 잘못 딛거나 자세가 휘청해도 찔릴판이다

지질이 경기 편마암 복합체에 속하는 편암류와 화강 편마암으로 되어

쪼개져 있고 어떤것들은 차돌처럼 매끈매끈했다

산에 다니다보니 이젠 돌멩이 공부까지 해야한다

산행시작 여섯시간이 넘어가자 허기도 지고 체력도 딸린다

남은 찰밥을 한입 넣고 사탕도 입에 물었다

계곡물이 철철 흐르고 시원스레 작은 폭포수도 떨어진다

식수도 보충하고 계곡물도 들이켰다

이어지는 하산길은 고도는 완만하나 너덜경과 암릉길은 여전하다

마당바위에서부터 1.8km를 죽을똥을 싸며 내려 한시간 후에 용문사에 도달했다

하산길이 안좋아 다치지 않으려고 너무 긴장한탓에 막상 용문사에 다달으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다리가 후덜거렸다

다시는 이 산길을 걷고 싶지 않아 당분간 용문산은 욕문산으로 기억될것만 같다

 

용문사는 신라 진덕여왕 당시 원효에 의해 창건된 사찰로

천연기념물 은행나무가 유명한 절이다

신라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의 세자 마의태자가 심었다는 전설과

신라의 의상이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것이 이처럼 성장했다는 전설이 있다

전설을 믿든말든 천백살이나 먹어 굵은 거목에 작은 실핏줄같은 가지들이 앙상하여

푸른 잎사귀가 나오면 다르게 보이려나 늙은 나무는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바로옆 보라색 목련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찬란하기만 한데

사람이나 나무나 나이 먹는건 외로운건가 보다

용문산 관광단지를 지나 버스 주차장까지 시멘트 도로길을 걸어가는것도 만만치 않은 거리다

농다치 고개에서 소구니산 유명산 배너미 고개 용문산 용문사까지 15.4km를 일곱시간여를 걷고

관광단지 버스 주차장까지 합하면 대략 17km가 되고 일곱시간 삼십분이 걸려 두산 인증을 마쳤다

하루에 두산인증 하느라 비축된 체력이 바닥이 났는지

이틀간 시름시름 앓고 삼일만에 제대로된 컨디션으로 회복되었다

봄날은 짧고 갈곳은 많은데 체력이 안 따라주어 슬픈 봄이다

 

 

 

 

'백대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63.도락산  (0) 2021.04.11
62.가야산(합천)  (0) 2021.04.07
59.선운산  (0) 2021.03.30
58.덕룡산  (0) 2021.03.27
57.천마산  (0) 2021.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