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보다 무서운 더위

2023. 8. 8. 10:10산문

연일 폭염이다 지구촌 생물체를 모두 죽일참인지,

한낮기온이 삼십오도를 육박하고 밤에도 열대야로 잠을 설친다

산좋고 물좋은 한반도가 이러는데 선진국이란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 남미 어디 하나 시원한곳이 없고 폭염과 산불 홍수등

사람 잡는 재난은 끊일줄 모른다

삼년간 코로나라는 바이러스로 갖혀 지낸 사람들의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침저녁 까악까악 울어대는 까마귀와 한여름이 마냥 즐겁다는 맴맴 악다구니 소리에 

심신마저 고달플 지경이라

지금쯤 겨울나라로 여행가면 모를까 어디 하나 도망칠 세상이 없는듯 하다

그럼에도 시간은 흘러갈것이고 고난도 견디다 보면 찬바람 불어 올날이 있겠지

그리곤,탐스런 열매로 우릴 행복하게 하는 나처럼 사위어가는 그계절이 오면

불볕같은 태양이 지구를 데운 지난 여름은 위대했다고 노래할게 분명하다

붙잡아도 가고야 마는게 계절이란걸 알기에 그리고 사람은 너무나 간사하니까

참고 살아가는거다

재난문자가 하루에도 몇통씩 날라오는 찜통 더위에도 

산으로 피신가듯 떠나 올린 산악회원 사진들이 부러움을 넘어 질투마저 드는건

포기했던 산행에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는가보다

건강하게 살다 홍시 떨어지듯 죽고 싶은데 골골 팔십을 넘어 이제는 골골 백년시대란다

백세 인생에서 일이년은 백분의 일이 밖에 안되니까

그런데 하필, 25대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나무 한그루 없는 습도 높은 간척지 벌판에서 열려

폭염과 위생시설이 엉망인 상태에서 온열환자들이 속출한다는 속보다

현관문 밖으로 나가기도 겁나는 이때 뉴스 소식만으로도

국내와 국외에서 사만명이 넘는 많은 인원들이 먹고 자고 마시고 싸고 

그야말로 난민 촌과 다름없는 생존 리얼 게임일것만 같다

이러다가 대형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다

때론 젊다는 이유로 하는 무모한 도전은 삶을 앗아갈수 있다

국제적 망신살이될게 뻔한데 도대체 운영진들은 무슨생각인지 

도전보다 생명안전이 우선임을 알았음 한다

폭염 벌레 코로나까지 덮친 잼버리는 개영식을 한뒤 닷새만에 영국을 선두로

미국 싱가포로등이 중도 포기하고 새만금을 떠났고 급기야 태풍 예보에 모든 대원이

야영지에서 탈출하여 뿔뿔히 헤어져 관광과 체험학습과 기업 탐방으로 바뀌었다

이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폐영식과 케이팝 공연을 끝으로 끝나지만

우왕좌왕 치뤄진 책임은 누가질까

 

예년의 여름더위와 사뭇 다른 올해 유난히 더운건

습윤폭염이라고 습도 때문이란다

어쩐지 소나기 한번 퍼붓고 나면 오히려 더 더웠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남서쪽에 걸치게 되면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해양의 뜨거운 수증기가 따라 올라오는데

최근에 엘니뇨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달궈져 있기 때문이란다

해마다 여름 찜통더위는 있었다

그때마다 지긋지긋한 무더위와 씨름하다가도 팔일오 광복절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듯이 바람끝에 가을을 달고 오듯 공기가 달랐다

어떻게 지구를 시원하게 할지 고민할때다

날씨마저 힘겨운데 신림동에 이어 서현동에서도 묻지마 살인마들이 설쳐대 

길거리 다니기도 겁나는 사회는 불안하기만 하여

요즘 부척 각자도생이란 말이 실감난다 

예전에는 선생님이 하늘이라 그림자도 못밟던 시절이 있었는데

공교육은 죽고 사교육이 판치는 지금은 교사가 죽던 말던

내 새끼만 잘되면 그만이란 현실이 안타깝다

 

이 모든것이 더위탓이라 하고 싶다

 

오늘도 배롱나무 진분홍꽃들은 내리쬔 햇볕에 한껏 피고지고 뜨거운 계절을 만끽해도

나무아래 작은 잡풀들은 시들시들 타들어가고 있다

~ 에어컨 없인 하루도 살수 없어~이제 추워도 춥다하면 이씨 성을 갈아야돼~ 

지아무리 작열하게 대지를 열탕으로 끓어 올린들 

머지않아 선운사와 불갑사 조용한 사찰 주변으로 빨강 융단을 드린듯 꽃무릇이 피어 살랑거릴테고

초록빛 들판은 황금빛으로 출렁거리고

하얀 데이지가 사라진 산 기슭에는 구절초가 피어날게다

맞이할 가을을 떠올리니 바람에 흔들리는 영남 알프스의 억새 춤사위가 눈에 선해

가혹한 한여름 폭염중 서늘한 가을 바람이 더욱 간절하여 

가을을 기다리며 입추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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