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계절이 가면

2023. 9. 4. 14:32산문

다시 한 계절을 맞이하려는 조짐이 요란하다

뜨겁게 달구던 아스팔트가 비에 젖었는가 싶으면 다시 후끈 지열이 올라오고

또 다시 비가 내리기를 여러번,그래도 계절은 절대로 절기를 이기지 못한다더니

아침 저녁 공기가 달라졌다

비 내리는 오후 오랜만에 언덕배기 산길을 올라가보니

길 양옆으로 억센 잡풀들만 빼곡히 차있고

한 낮 땡볕과 열대야에 기가 죽은 들꽃잎들이 빗물 먹고도 시들거린다

모기 입이 돌아간다는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더 이상 풀들이 자라지 못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짙푸른 잡풀잎들이 너무 건강하다

종아리에 닿는 풀잎이 칼날처럼 스치고

숲으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앵앵 산모기들이 몸을 애워싸며 난리다

올 여름처럼 길고 더운때가 있었나,

작년보다도 아니 재작년보다도 살기 힘들었는데 아직 한낮 기온은 삼십도

여름은 끝나지 않았어,아직 여름의 끝자락을 놓지 못하잖아

구월이 오고 다시 새로운 가을이 오면,

우리가 보낸 여름은 이미 과거의 여름이 될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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