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밥상

2024. 3. 31. 12:40독후감

저자-공지영

 

 

책을 쓰게된 동기가 버들치 시인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서였단다

지리산 너른 품안에서 먹고 사는 이들이 많듯이 버들치 박남준 시인도 그중 하나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며 관값 이백만원,지금은 삼백만원은 통장에 넣고 있다는

시인의 성정을 아는 공 작가 "그럼 나에게 요리 좀 해줘봐,내가 쓸게"

그리하여 일년간 버들치는 요리를 하고 공작가는 글을 썼다

요리는 주로 땅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와 우리 바다와 산에서 난 재료를 사용하여

자연밥상이다

호박찜 호박국 콩나물국 가지선 갈치 조림 굴전 소합탕 보쌈 굴밥

호박고지나물밥 유각 산나물 능이석이밥 도다리 쑥국 진달래 화전 냉이 무침 보리 굴비

토마토 장아찌 해초 비빔밥 항각구국 다식 낙지 미역냉국 생감자 세이크

먹는다는것은 단지 육체에 에너지를 주는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디서 누구와 어떤음식을 먹는다는것 육신과 영혼의 의식이다

계절마다 생각나는 음식이 있듯 사계절 먹고 사는 우리는 생명이 있는한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마따나 시린 가슴데우는 별같은 사람 밥상을 안내하는 책

에피소드와 함께 하나의 요리가 탄생하기까지 맛의 진심이 담기어 있다

시인의 악양편지 열두편이 중간중간 시 처럼 아름답다

그중에

몇 해 전 산사태가 났을때 그중 큰 나무는 뽑히고 파묻혀 곁을 떠나갔고

작은 나무 한 그루 살아남아 재재작년에는

대여섯개 열리기도 했는데 게으름 탓이다

뒤뜰 풀숲에서 작년 재작년 덩굴식물들에 감겨 고생하는 것 눈에 보였으나 흘려 보냈다

뒤뜰 오가며 가끔 그 모습 눈에 밟혔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안쓰러웠다 안쓰러워서

올 초 모질게 감긴것들 풀어 주었더니

곱다

참 곱기도 하다 사과꽃이 피었다

꽃이 꽃을 불러내는구나

그리하여 두물머리에서 시집온 새색시가 흰모란이 곧 꽃잎을 열겠지

붉은 모란 먼저 피어 기다리는 뜰앞 뜰앞이 초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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