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4. 09:39ㆍ일반산행
일시-2025년 4월2일 수요일 흐림 4/16
코스-사당역 4번출구-관음사 국기봉-마당바위-관악문-연주대-연주암-과천 향교-과천역 대략8km
하루 걸음수 24000보
산행후 복기는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4월4일 오전 11시 헌법 재판소는 헌법 재판관 팔인 전원일치로 결정을 내린후 한다
파면은 12월3일 비상계엄후 123일 만이다
일이삼 숫자가 교묘하게 입에 붙는다
파면시일이 결정나고 조금은 홀가분한 맘으로 관악산으로 간다
지하철 사당역에서 하차하여 이십여분만에 등산로에 진입할수 있고 풍경이 좋아 도심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코스인 사당능선으로 오를 계획이다
초보자에겐 서울공대나 관악산역에서 올라가는 코스나 과천 향교쪽에서 연주암으로 오르는 코스가 무난하여
조금 쉽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동안 몇번 올라본 경험에 의하면 관악산은 이름처럼 악산이라
말처럼 쉬운 산은 아니였던 기억으로 남는다
관악산은
관악구 신림동과 남현동 경기도 안양시 과천시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송악산 운악산 화악산 감악산과 함께 경기 오악으로 유명하고 그중에도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옛 과천군의 진산이다
풍수지리상으로 화기가 강해 잘못하면 한양이 불타 버릴수 있다 하여 숭례문 현판을 세로로 세우고
육조거리에 해치상을 만들었으며 숭례문 바깥에 남지라는 연못을 팠다
풍수지리학자 최창조 교수말에 의하면 사람이 터잡고 살만한 곳은 연주암 자리 밖에 없다라고 했다
기 쎈 산으로 가는 산길은 초반부터 빡 쎘다
지난 겨울 서울 둘레길에서 관음사로 가는 오르막 시멘트 도로길이 고행길 같아
이번엔 관음사 가는 방향으로 가다 우측으로 빠졌다
숲으로 들어가면 곧장 산길로 연결된다
악산답게 시작부터 바위길이다
하나둘 피기 시작한 진달래가 활짝 활짝 꽃 봉우리를 터트렸다
오늘 구름낀 날씨라 어두운데 키 작은 소나무 사이로 바위길이 훤하다
삼거리에서 점심을 먹고 나무 계단과 바위를 번가라 가며 오르다보면 어느새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까운 지하철을 이용하여 금세 도심 풍경을 조망할수 있다는 행운의 산인거 같다
관음사 국기봉이다
전망대에서 잠시 숨을 고른뒤 봉우리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이다
계속 오르기만 하면 금방 지쳤을 텐데 힘이 들라치면 평지가 나오고 고개 돌리면 날은 희끄무레 흐리지만
눈이 호강하는 풍경에 힘든줄도 몰랐다
산악회 산행때는 못 느끼는 여유를 부리며 느린 걸음이라 아예 시간체크는 안하기로 했다
마당 바위를 지나고 관악문을 지나고 외로운 소나무도 지나고
앞 봉우리에 놓여진 계단을 바라보며 진행 하다보니 정상의 송신탑이 눈에 들어온다
위험한 밧줄 구간은 우회 했어도 가야할 능선에 설치된 계단에 놀라며 몇개의 봉우리를 넘었는지
바위마다 이름 지어진 세세한 구경거리를 놓쳤다
예전엔 이곳에 올라갈땐 철밧줄을 잡고 시름하며 덜덜 떨고 무서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어느새 밧줄에서 철계단으로 바뀌어져 있어 정상을 쉽게 오를수 있었다
관악산 절벽을 맘대로 오르내리는 고양이는 여전하여 빌빌 거리는 등산객을 보란듯이
뛰어 다닌다
예전엔 관악산 가려면 관악산 다람쥐에 붙들리지 말라는 경고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다람쥐는 없겠지만 동네산에서도 여자 홀로 산행은 조심해야한다
무기로 스틱을 들고 다니지만 소름 돋는 경우도 종종 있어
무늬만 다를뿐 같은 홍익인간으로 늙어가는 남자보다는 젊은 남자가 무섭긴 하다
오늘은 평일이라 한가하여 가끔씩 산새소리만 들릴뿐 진짜 다람쥐는 커녕 청솔모도 안보인다
정상을 밟는 마지막 철계단은 구멍이 숭숭 뚫려 스틱을 짚고 갈수 없는게 아쉽지만
한손에 스틱을 모으고 한손은 계단 난간을 꼭 잡고 올라서도 나이 탓인가
오금이 절여오고 팔다리 온 몸에 힘이 들어가 긴장이 극에 달한다
육봉과 팔봉 능선은 더 무섭단다
정상석이 놓인 봉우리 마저 넘어오니 천미터도 안되는 해발고도 632m 그리 높지 않은 산이
앙팡지게 야물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석 아래로 내려와 바라보니 정상석은 약간 삐뚜루 서 있었다
국가는 무엇으로 무너지는가?민주주의 위기는 왜 오는가?
술판과 개판에서 낭떠러지 망국의 끝판 앞에서 멈췄으니 천만다행이고
이젠 심판과 함께 민심을 하나로 모아야 할때다
선진국 진입에서 후진국으로 돌아갈뻔 했던 탄핵과 파면을 뒤로하고 대선의 시기가 오고 있다
여의도 탄핵 집회에 딱 한번 참석하고 귀병 앓은후 더 예민해진 귀로 인해 더 이상 고성 오가는
현장엔 나가지 못했다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라,는 말이 무색하게 서울대 학위을 가진 위정자들에게
너무나 많은 실망을 보게 되니 학벌 보단 인성이 우위라는 생각이 앞선다
삶에 특권이나 우선권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걸 알았음 좋겠다
봄이 혈관속에 시내처럼 흘러내린다던 윤동주 시인은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고 우리들의 영원한 시인이다
하늘과 바람과 별앞에서도 조국의 앞날을 걱정했던 젊은 시인 윤동주를 그리며 정호승 시인은 썼다
윤동주 무덤 앞에서
"이제는 조국이 울어야 할때다/어제는 조국을 위하여/한 시인이 눈물을 흘렸으므로/
이제는 한 시인을 위하여/조국의 마른 잎새들이 울어야 할때다
이제는 조국이 목숨을 버려야 할때다/어제는 조국을 위하여 한 시인이 목숨을 버렸으므로/
이제는 한 젊은 시인을 위하여/조국이 하늘과 바람과 별들이/목숨을 버려야 할때다
죽어서 사는길을 홀로 걸어간/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사나이/
무덤조차 한점 부끄럼 없는/죽어가는 모든것을 사랑했던 사나이/
오늘은 북간도 찬 바람결에 서걱이다가/잠시 마른 풀잎으로 누웠다 일어나느니/
저 푸른 겨울 하늘 아래/한송이 무덤으로 피어난 아름다움을 위하여/
한줄기 해란강은 말없이 흐른다."
작금의 역사도 말 없는 강물처럼 흘러 언젠가는 미래세대에게
헌정 질서파괴 위기 극복과 추운 겨울 아스팔트를 수놓았던 색색의 응원봉 이야기를 들려줄수 있는날들이 있을터,
결코 부끄럼 없이 말이다
정상석을 벗어나 연주대 응진전을 이고 있는 불꽃 바위를 뒤로하고 연주암으로 내려왔다
때를 맞추면 연주암에선 점심공양을 먹을수 있다
탬플스테이 건물도 신축되어 있었다
연주암에서 과천향교로 가는길은 연속 돌계단이라 무릎이 부담되지만 가장 빠른 하산길이다
과천 향교는 지금은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유생들의 교육기관이다
계곡을 옆에 낀 계단길은 짧지만 지루하여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 들리면 그나마 나을텐데
계곡물은 말라 질질 흐른다
진즉에 비 내려 산불 좀 꺼줄것이지,이제사 한 두방울 빗방울이 떨어지다 그것도 그친다
땅 바닥으로 내려오니 바람 불던 바위 정상과는 달리 개나리 진달래가 피어 완연한 봄이다
한 나절만 놀다 오려던 산행이 하루종일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