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7. 16:37ㆍ독후감
김훈
설화에 나오는 공무도화는
옛고조선 나룻터에서 벌어진 익사사건
봉두난발의 백수광부는 걸어서 강을 건너려다 물에 빠져죽었고
사공의 아내 여옥이 그미치광이의 죽음을 울면서 노래했다.
백수광부는 넘지못할 경계를 넘다 목숨을 잃었다.
물을 건너면 죽음을 알면서도 물을 건넌 광부
여기 삶이 싫어서였을터
물을 건너면 먼가 나은 세상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그러나 그
물은 건널수없는것
물을 건너는것은 결국 죽는것인데...
연필로만 써야 글이 써진다는 김훈의 책배달에 연필 한자루가 붙어 있었다.
그가 쓰는 연필이라는데 가늘고 길었으나 부드럽게 미끄러지듯이 쓰여졌다.
사랑아 강을 건너지 마라
여옥은 노래했다.
님아,강을 건너지 말랬어도
기어이 건너려다 빠져 죽으니
어찌 하랴, 님을 어찌하랴
경남 창야 저수지 뚝방사건.해망 해안 매립지 사건을 취재기사인 문정수
그의 애인이면서 밤샘 취재로 찌든 냄새를 안고 오는 이야기를 들어주는노목회는 번역과 책 표지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한다.
백화점 화재 현장에서 귀금속을 몸속에 넣고 화재진압을 했던 전직 소방관
노동 운동을 하는 아들을 노모의신고로 붙잡혔던적이 있고
불법 장기 매매인 신장을 팔아 집나온 베트남 여자 후에의 결혼 위자료를 물어주는 장철수
해망과 창야 지방 끝뜨머리에서 벌어지는 난개발과 불법이 판치는 세상이 엿보이는 소설은
시간너머로의 타이웨이 교수 책을 통해서도보면
2009년 가을을 보내면서 지금도 여기서도 저기서도 살고 있는 현실이다.
작가는 여러번 해망의 노을을 구사하는데
해망의 빈시간은 난감하고
저녁의 빈시간들은 엉성하다
겟고랑 수로의 밀물이 노을에 붉었고
공룡 발자국에 고인 구정물이 붉었고
원효의 동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붉었다
시간의 미립자들 틈새로 노을은 스몄는데
노을이 시간의 그물 구멍 사이로 빠져나가서
시간에는 노을이 묻지 않았다.고..
작가의 후기 말
나는 나와 이 세계 사이에서 얽힌 모든 관계를 혐오한다.
나는 그 관계의 윤리성과 필연성을 불신한다.
나는 맑게 소외된 자리로 가서,거기서 새로 태어나든지 망하든지 해야 한다.
시금한 당면 문제다.
나는 왜 이런가,
이번 일을 하면서 심한 자기 혐오에 시달렸다
쓰기를 마치고 되돌아보니,처음의 그자리다.
남은 시간들 흩어지는데
나여, 또 어디로 가자는 것이냐. 2009년 가을에 김훈 쓰다.
나처럼 작가도 이번 가을을 유난히 탔군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불 6.7.8.9.10. (0) | 2010.02.09 |
---|---|
혼불 1.2.3.4.5 (0) | 2010.01.09 |
불꽃처럼 나비처럼 (0) | 2009.11.16 |
해신 (0) | 2009.11.15 |
내가 살았던 집 (0) | 2009.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