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14. 09:55ㆍ친구
가을이네.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산중엔 단풍잎으로 물들어 가는 가을이네.
천안거리도 노랑 빨강 물들고
동창생들 패션도 나이만큼이나 울긋불긋 물들어 가네.
빨강 고추 잠자리 날아와 숨가프게 가을소식 전할때
찬란한 가을잔치로 상록 리조트 북적이네.
오천년 역사의 외세에도 굴하지 않았던 선열들의 얼을 기리는
독립기념관에도 가을 단풍이 물들고 파란하늘 높아가네.
"오등(吾等)은 자(慈)에
아(我)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자주 독립하여 자유와 평화를 원했던 선조들의 염원따라
대한민국은 완전한 통일 국가 되리라 여기네.
바람불고 어두운 밤이 와도 잔잔한 새아침이 펼쳐지듯
질곡진 풍파 이겨낸 우리민족의 저력은 노래와 춤에도 유구해
우리가락 흥겨운 한마당 잔치와 즐거운 동창들이네.
뜨거운 햇살맞고 떠난 여행은 늦은 오후 텅빈 햇살을 미뤄내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만나고 안타까운 눈빛으로 이별하는
서울역 플랫폼 사이로 서늘한 공기가 스며들어 칠흙같은 그믐날밤 긴하루가 지나가네.
남편차로,고속버스로 의성차로 용철차로 성도차로 병돈차로,
새마을 기차로,그리고 총알택시로
하루만에 가지각색 차를 타고 다니던 하루는 어제의 추억이 되어가네.
님의 침묵-----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숲을 향하여 난,작은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때에 미리 떠날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것을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것인줄 아는까닦에
걷잡을수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때에 떠날것을 염려하는것 처럼 떠날때에 다시 만날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그날,독립기념관에서 보았던 나의 애송시를 적어보며
별도 달도 없는 캄캄한 2012년10월14일밤 씀.
글,사진-李 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