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동창

2014. 10. 12. 01:33친구

 

2014년 삼례초등48회 총 동창회

일시-2014년10월11일~10월12일

장소-충남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 블리스 펜션

일정-블리스펜션 도착-적벽강변 산책-총회후 저녁식사-품바공연

       다음날 대둔산 등반

참가자-삼례초등학교 48회 졸업생들중 다수

 

구름한점 없는 파란 가을 하늘이 아름다운 시월이다

쏟아지는 가을햇볕이 얼굴과 어께로 뜨겁게 내리쬘 즈음에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를 지나 충청도에 들어섰다

 

 

 

 

 

 

 

 

 

 

 

 

 

 

 

 

 

 

 

 

금산하면 인삼,인삼하면 금산이라고만 알았던 동네에 와보니

진짜 밭때기에 검은 천막 비스무리하게 쳐놓고 인삼을 기르는곳이

많이 있었다

세계지도를 펴놓고 보면 콩알만치 작은 한반도 곳곳이

보면 볼수록 새롭고 신기한데 아직도 안가본곳이 천지라

언제나 다 둘러볼지 아마 삼천리 방방곡곡에 발바닥을 밟지 않은채

죽을것이 틀림없다.

금산은 충청도 사람들 말투처럼 주변 산새가 온화하고

싱그러운 공기와 금강의 맑은물이 거름이 되어 인삼재배가

잘되나 보다

금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삼재배가 이루어진 곳으로

1500년전 진악산 기슭 개안이 마을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농사짓던

강처사는 어머니 병을 최료하기 위해 진악산에 있는 관음굴 동굴에서

백일기도를 드리는중,꿈에 나타난 산신령이

"진악산 관음봉 암벽에 빨간 열매 3개가 달린 풀이 있으니

그 뿌리를 달여 드리라."라는 말을 믿고 신비한 야생초를

발견한다

이 약초로 어머니병을 치료했으며 그 씨앗을 성곡리 개안 부락에

심었다

뿌리가 사람 모습과 비슷하여 인삼이라 불리워져 재배하기

시작했다

강씨 총각이 처음 심었던 곳에는'개삼터'라는 비석이 세워져있다

하늘과 땅의 기운과 사람의 정성으로 키워낸

인삼의 효험덕분에 재배 기술이 전국적으로 퍼져

금산은 우리나라 인삼의 중심지로 발돋움했다.

항간에는 인삼재배시 농약을 너무 많이 사용하여

효험이 떨어질뿐 아니라 기후조건이 아열대로 점점 변해

재배지가 강원도로 옮겨지고 있단다

밭에서 기르는 통통한 인삼보다는 산에다 씨뿌려 거둔

날씬한 인삼이 효능은 더 있단다.

나처럼 폐경되고 온몸에 열불나는 사람들이 보약으로

인삼 너무 먹으면 더워 죽는다니 도라지를 씹어 먹어도 좋고

골고루 안죽을만치 적게 먹고 운동이나 열심히 해야

오히려 건강에는 이로울것이다.

임상실험에서도 사포닌 성분의 약효는 항암성분으로 탁월하다

해마다 구월이면 인삼축제가 성대하게 거행 된다.

 

금강 물줄기를 굽어보는 두 봉우리가 뿔처럼 보이는 양각산이

마을을 둘러 안아주는 느낌의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드디어 금강의 물줄기가 흘러 물이 잘 통한다는 수통리의

블리스 펜션에 도착했다.

블리스의 뜻이 궁금했지만 나중에 주인장이 블리스 라고 부르자

쪼르르 달려드는 고양이를 보니 아마 고양이 이름인듯 하다

보리수든 블리스든 개나 고양이는 영물이라

지들처럼 세상 물정 몰라도 살수있는 나를 알아보고

꼬리가 떨어져라 흔들어댄다

말티즈도 아니고 요크셔도 아닌 잡종견과 길고양이과로 보이는

마당고양이가 내 주변을 빙빙 돈다.

주인장의 호통과 칭찬 한마디에 꼬리가 없었졌다

나왔다 하는 신세가 불쌍해 칭찬하면 고래도 춤추는데

사람과 감정나눔이 제일인 개를 미워하지 않했음 좋겠다.

아직도 나는 철없는 애들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동창들을 만나보니

아저씨 아님 할아버지뻘로 보여 그네들의 모습에서 내모습이 투영되어

가을 하늘은 지랄같이 파랗기만 하여 웬지 슬픔이 몰려온다

 

귀농한 주인장의 뿌듯한 성공담과 나름의 고생담이 예사로워

보이지 않았다

시끄러운 도시를 탈출하여 산좋고 물좋은 산골로 무턱대고 귀농했다가

한두달은 조용해서 살것 같다가도 나중에는 빵빵대는 교통지옥이 그리워

우울증에 빠진 사람도 있다질 않는가

허기사 요즘은 스마트 폰으로 수다떨면 되는 세상이라 지가 하기

나름일게다

 

이른 홍시감이 천막아래 주렁주렁 가을이 먼저 와 있었다

아름다운 광경이다.

태풍이 오려나 예사 바람이 가끔 날카롭게 불어와도

내앞에 펼쳐진 물들기전 산과 멈추지 않는 강물이 흘러

최고의 가을날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넉살좋은 주인장곁에는 빼어난 음식솜씨를 가진 안주인장이

있었다.

그녀가 만들어 내놓은 인삼무침이 새콤달콤 혀를 자극하고

생땅콩의 떨떠름한맛이 혀끝에 오래도록 남았지만 비릿한 중독이

있었다.

 

가을이 훌쩍 왔다지만 아직은 한낮의 햇볕은 뜨거웠다

쨍하는 태양이 뜨거워 금강 물결이 멈춘듯 숨죽일때

몇몇 주말 피서객은 피래미를 잡는건지 다슬기 잡는건지

물속에 들어가 있고 곳곳이 낙시대가 꼿혀있다.

용봉탕 먹을 욕심에 대둔산 등반을 포기한게 서너시간 전

일이다.

별로 깊지도 않은 이곳에서 물고기가 잡힌다니 물이 깨끗하긴

하나 보다

자라도 잡힌단다.

자라먹은 닭백숙은 국물이 시원했다.

 

 

 

 

 

 

 

 

 

 

 

 

 

 

 

 

 

 

 

 

 

 

 

 

 

 

 

 

 

 

 

 

 

 

 

 

 

 

 

오후 햇살이 머리카락 사이로 투명하게 빠져 나가고

강가의 억새꽃이 초록잔디 위로 눈부실때

금강변을 걸었다

 

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은

전북 동부지역과 충청북도 남서지역을 북서류하여

충남 남동지역을 지나 황해로 흘러드는 강이다 

생활 농업용수 뿐아니라 수로 교통및 물자 유통로이고

공업용수 공급에도 중요한 역활을 한다

금강 유역은 과거 백제 문화권의 중심지로 충청남도

인구중 반이 강유역에 거주한다

물결이 비단이 흘러가듯 아름다워 비단강이라고도 불린다.

 

금강이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에 다달아 적벽교를 넘으면

웅장한 기운을 느끼게 해주는 지암절벽을 이루는 절벽산이 나오는데

붉은 절벽이 있어 그아래 흐르는 강을 적벽강이라고 부른다

 

적벽강이라면 보통 중국의 양쯔강 상류의 강으로

송나라 시인인 소동파가 시를 짓고 노닐었던 강을 떠올리는데

우리나라에도 부안과 금산에 적벽강이 있다

숙소인 블리스 펜션에서 3.2km 떨어진곳에 있는

층암절벽으로 된 30m 바위산이 붉은색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햇살이 사그라진 다음이라 그런지 진한 붉은색은 아니었다

이곳 주민들은 칼바위라고도 부른단다.

적벽아래 흐르는 맑은물 아래로 굴이 뚫어져 있어 항시 물에 잠겨 있으나

굴속으로 들어가면 넓은 평지가 있어 육이오 전란때 피난민들의

목숨을 구한 장소이기도 하단다

봄에는 봄꽃이 여름에는 푸른 소나무가 가을에는 단풍이 겨울에는 설화가

강물에 거꾸로 비쳐 사계절 아름다운 적벽강 바위 아래 강물은

마치 호수물과 같았다

작은 자갈들과 함께한 모래사장에는 여름철 많은 피서객의

피서 장소로도 이용되고,인삼을 팔아 조선시대 최고의 거부였던

임상옥을 드라마한 '상도'의 촬영지였다

인삼재배와 배밭이 있는 작은 마을을 빙 돌아흐르는 강에는

오토캠핑장이 있어 꽤 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화려하지 않고 인공미가 없어 더 아름다운 시골 풍경인데

도시사람들이 하나 둘 다녀가면 어김없이 개발이네 하면서

당 파내고 강물을 잘라 막아대는 바람에 자연은 망가지고 만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가 멋지다.

 

운동화끈 조이고 집만 나서면 둘레길 올레길 하며

조성된길이 하도 많아 아침 저녁으로 내려가는 기온만큼이나

흔들리는 마음 달래기는 운동이 최고이다

"사색하지 않는 배움은 쓸모가 없다."고 공자가 말했듯이

길바닥에 하나둘 떨어지는 말라캥이 나뭇잎을 바라보고

쓸쓸하고 고독한 생각이 들거든 걷기만한게 없다

고독없는 깨달음이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때론 침묵으로 때론 수다로 만들어주는 가을 바람부는 길이

참 좋았다.

 

1780년 정조4년 연암의 나이 44세때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잔치인 만수절 사절인 박명원의 개인 수행원 자격으로

일행에 합류한다

연암은 열하로 가는 머나먼 여정길에 생애 최초 압록강을

건너면서 묻는다

"그대 길을 아는가?"그리고 이렇게 답한다

"길은 저 강과 언덕 사이에 있다."

"이 강은 바로 저 들과 나 사이에 경계를 만드는 곳인데

언덕이 아니면 곧 물이란 말이지

인간의 윤리와 만물의 법칙이 물과 언덕과 같은법

그러므로 길이란 다른데서 찾을게 아니라

바로 이 사이에 있는것이다."

하룻밤 자고나면 눈 돌아가게 변하는 세상풍속이라

내가 나를 중심에 두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디가는 길인줄도 모르고 따라가기 싶상이다

나와 남과의 관계에서 내가 내 맘을 정화하고

내가 내 몸을 돌볼수밖에 없다

 

늦은 오후 금산의 가을 시골길에서 그남자들과 그녀들의 산책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밟으며 삶과 죽음이 나란히 걷는다는

산티아고길이 아니어도 오늘 모임에서 가을을 만난 최고의

순간이었다

시월에 만난 초등 동창들 어제의 추억으로 넘긴다.

 

2014년10월13일 월요일 씀

글,사진-李 貞

참고-금산 홈페이지

 

 

 

 

 

 

2014년10월11일 조용철 사진

2014년10월12일 장용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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