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3. 13:44ㆍ참고
우리땅 걷기 사단법인 -----신정일 씀
“민주지산에서 이어진 덕유산은 흙산으로 전라북도 무주군과 장수군, 경상남도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 있는 산이다. 높이 1614미터로 주봉이 향적봉인 이 산은 남서쪽의 남덕유산(1,594m)과 북서쪽으로 적상산을 비롯한 여러 산들이 연달아 서 있다.
덕유산 아래 무주 구천동(九泉洞)은 설천면에서 무풍, 김천으로 가는 나제통문을 기점으로 하여 남쪽으로 덕유산까지의 100리에 걸친 계곡을 일컫는 것이다. 구천동 33경이라고 불리는 이 계곡은 산이 중첩하여 구중천엽(九重千葉) 속 같고 계류는 50리를 걸쳐 꾸불꾸불 흐른다. 특히 이 계곡은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흘러 금강으로 접어들고 나제통문에서 백련암에 이르는 덕유산 중턱까지의 50여 리 계곡은 기암과 비경을 이루는 폭포와 소가 곳곳에 펼쳐져 선경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무지개다리가 가로놓여 있는 주변은 절정을 이룬다. 해발 900미터 지점에는 신선들이 노닐었음직한 한가로워 보이는 백련암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은 한여름에도 솜이불을 덮어야 할 정도로 서늘한 곳이다. 뿐만 아니라 덕유산은 봄의 철쭉,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 중 그 어느 것 하나 다른 명승지에 비해 뒤지지 않은 장엄한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덕유산 정상에는 옛날 이태조가 등극했을 때 설치한 제단의 유적이 있으며 무주구천동에는 암행어사 박문수에 대한 설화가 전해온다,
어느 해이던가 초라한 차림의 박 어사가 깊은 밤중에 구천동에 이르러 불이 켜져 있는 외딴집에 찾아갔다. 마침 그 집에서는 주인인 듯한 한 노인이 젊은 사람을 향해 칼을 들이대며 찌르려 하고 있었다. 주인을 불러낸 박 어사는 왜 그런가하고 자초지종을 물었다.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한 주인은 자신은 구재서라는 서당의 훈장인데, 천석두라는 마을 부자의 흉계 때문에 내일 오후에 부인과 며느리를 천석두에게 뺏기게 되어 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네 식구가 함께 죽으려 하는 것이라고 사정을 말했다. 박 어사는 구재서를 안심시킨 뒤 그 길로 밤새 무주현을 향해 가서 황․청․흑․백의 네 가지 옷을 차려 입힌 광대 넷을 데리고 다음날 오후 구천동으로 되돌아왔다. 구재서의 집에 사모관대를 쓴 천석두가 나타나자 갑자기 누런 털이 달린 도끼를 치켜들고 귀신을 그린 깃발을 든 괴물이 들이닥쳐 초례상을 치며 흉측한 저승사자 넷을 불러냈다. 이어 저승사자에게 옥황상제의 명을 받들어 천석두를 잡가라고 하니 결박을 지어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 뒤 박 어사는 천석두를 귀양 보내고 구재서에게는 아들과 며느리를 돌려 보내주었는데, 그 뒤부터 이 마을에 구씨와 천씨가 살았다고 하여 구천동이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