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1차

2017. 2. 15. 18:14백두대간

 

일시-2017년 2월14일 화요일 맑음

장소-백두대간 만복대 구간 북진

코스-시암재-성삼재-작은 고리봉-만복대-정령치-큰 고리봉-고기 삼거리-고촌리

 

 


 

 

 

 

 

백두대간 남진의 긴 여정을 끝내고 쉬엄쉬엄 구경 삼아 명산이나 오르려던 계획은

무산되고 한달전 한북정맥에 이어 백두대간 북진 출정식을 마쳤다

지리산에서 시작하여 덕유산 소백산 오대산을 거쳐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북진은 국립공원 일부 탐방로가 2월15일부터 4월30일까지

봄철 산불방지기간이란 이유로 통제되는지라 지리산 속살은 꽃피는 봄철로 미루고

성삼재에서 시작된다

두번째 가는 길이건만 힘겹게 구불거리며 지나는 861번 지방도로가 낯설다

시암재 오르는길 옆에 있는 천은사라는 절은 지붕과 앞 마당만 쳐다보며 지나쳐도

도로 통행세를 내야 한다 

이렇게 전국의 국립공원 안에 있는 절은 입장료를 받아 챙긴다는데

세금도 아니고 강제 헌금이 아닐수없다

 

빙판길이라서 성삼재까지 오를수 없다는 버스는 시암재에서 일행을 풀어 놓는다

파란 하늘아래 옹골찬 지리 능선이 겨울 찬 공기를 풀어 시암재 주차장이 싸하게 추웠다

이년여간의 긴 여정을 무탈하게 걸을수 있도록 성심을 다해 지내는 시산제에

마음을 보탰다

시암재에서 성삼재까지는 완만한 아스팔트 오르막으로 1.5km 거리로 주로 차로 이동하나

응달진 곳곳이 빙판길이여서 걷는것도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했다

아무리 추운날도 계속 오르막을 오르면 몸에서 땀이 나듯

성큼성큼 걸어가는 일행들을 따라잡자니 몸은 점점 더워진다

하나 둘 걷옷을 벗어가며 드디어 성삼재 지리산 국립공원을 알리는 표지판을 만난다

성이 다른 세명의 장수가 배치되어 수비하였다 하여 이름붙은 해발 고도 1090m의 성삼재는

지리산 종주구간이 연결되는 재로 남서쪽으로는 구례 천은사 방향이고

북동쪽은 뱀사골이나 정령치 방향이다

남동쪽으로는 노고단 정상으로 대간길이 이어진다

작년 시월에도 통과했던 만복대 탐방로 입구를 통과하였다

해발 1248m의 작은 고리봉을 지나 오르고 또 오른다

시암재에서 떨었던 추위는 오를수록 계절은 봄을 부르고 있었다

산죽밭 사이길은 언제나 이쁘지만 특히 눈속에 푸른 산죽은

거친 겨울 바람에도 끄덕없이 싱싱함이 살아 있어 곁을 지나는 잠시

나도 푸름에 물든다

묘봉치를 넘어섰다

여러날에 걸쳐 내린 눈에 쓰러진 억새들이 사방으로 흩어진 굽은 언덕의

억새군락지를 오른다

더웠다

핫팻마저 붙인 내복은 벌써 땀으로 젖어있고 벗을수도 없는 내복달린 이중 바지는

끈적거려 다리는 무겁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 오른다

나뭇가지에 얹힌 눈 뭉치를 얼굴에 비비고 한 웅큼 입에 물어 찬기운을 빨아들이자

그제서야 살것 같다

해발고도 1437m의 만복대에 도달했다

1507m의 노고단과 1732m의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의 많은 복을 차지한다는 만복대에 서니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이 바다처럼 푸르렀다

그동안 여러 정상석중에서도 단연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린 정상석 뒤로

노고단과 반야봉의 봉우리가 손에 잡힐듯 가까이에 있고

멀리 천왕봉까지 조망된다

만복대 정상을 벗어나면 다름재 방향으로 내려서지 않도록 주의하며

정령치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마한의 정장군이 진한과 변한을 수비했던 정령치 까지 마루금은

굽은 산등성이 사이로 가느다란 산길이 하얗게 시원스럽다

바람으로 쓸려간 눈은 대간길 좌우를 확실하게 갈라주고

눈발이 서쪽에서 몰아쳤나 선유폭포쪽 산사면에는 올 겨울 마지막 눈꽃을 피우고

있었다

1172m의 정령치가 가까워지고 주변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까이에 있는 흰 눈은 내 눈에서 멀어질수록 검은빛을 띠고 있다

지리산은 멀리서 바라볼수록 부드러운 산이다

정장군이 손바닥으로 고갯마루를 쳐서 눞은 산들을 뒤로 물러나게 하여

산들이 조금씩 뒤로 물러나 앉았다 한다

신라시대 화랑이 무술을 연마하기도 하였다는 높고 넓은 정령치에는

휴계소와 주차장이 있다 

정령치는 737번 지방도로가 지나고 북으로 덕유산 남으로는 지리산을 연결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이다

 

휴계소에 내렸다가 다시 올라야 했던 지난 가을 대간길과 다르게 끊어졌던

정령치 고개가 터널위로 완공되어 마애불 삼거리를 지나 큰 고리봉으로 쉽게 갈수 있다

큰 고리봉에는 정상석 대신 이정표만 덩그러니 있다

옛날 이 일대가 바다여서 배를 매어 두었다고 하여 고리봉이라고 불려졌다 한다

바다속에 감춰진 수려한 산세가 있었다니 거짓말 같은 이야기이지만

바다같은 파란하늘이 설마 한여름 천둥과 번개를 쳤던 하늘이 맞나 싶다

하루종일 순한 숨결만 있을거 같은 파르시하고 푸르른 하늘도 

며칠전에도 거센 파도의 외침같은 성난 눈발을 산 골짜기마다 쏟아낸 하늘이다

매번 화요일의 기막히게 좋은 날씨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오늘은 잔잔하기만 하다

 

큰 고리봉에서 무려 삼킬로가 넘는 내리막은 급경사이다

그동안에 쏟아졌던 눈은 얼고 언눈 위에 또 눈이 쌓여 빙판길을 만들었다

아이젠을 차고도 미끌어지고 자빠지고 다시 일어나 걸어가고

겨울 종합세트 대간걷기다

미끌거리는 내리막을 주저주저 내려서자 드디어 마을이 보이고 마음 놓고 걸어

고기 삼거리에 닿았다 

기다리는 버스에 올라 탔지만 오늘 대간길은 아스팔트 도로따라

노치 마을회관까지이다

남원의 진한 추어탕은 비린냄새 없이 첫 맛은 매콤하고 뒷 맛은 구수했다

 


하늘 바다

 

붉은 기운 뻗어 내린 동쪽 하늘과

붉은 물결 솟구치는 동쪽 바다는

날이 밝으면 붉은 옷을 벗고

파란 옷으로 갈아 입고

날이 저무면 파란옷을 벗고

검은옷으로 갈아 입는

한 몸이어라

아득한 하늘 바다에

별과 배를 띄워

한가로이 흘러가보니

하늘은 바다였고

바다는 하늘이었네

 

2017년 2월 중순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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