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31. 22:26ㆍ백두대간
일시-2017년 10월31일 화요일 맑음
장소-백두대간 장성봉 악휘봉 구간
코스-버리미기재(480m)-장성봉(914m)-막장봉 갈림길-헬기장-악휘봉 갈림길-악휘봉(845m)
-악휘봉 갈림길-바위지대-722봉-오봉정재(은티재,530m)-주치봉(683m)-호리골재-은티마을 주차장
백두대간 11.4km+접속구간 2.6km=14km를 6시간 걸림
버리미기재에 다시 왔다
여전히 철문은 굳게 닫혀 있고 열쇠를 살짝 밀자 스르르 열렸다
개구멍을 찾을 필요없이 숲으로 들어섰다
지난주와는 달리 날씨가 쌀쌀하다
가을이 왔는가 싶었는데 벌써 겨울차비를 해야한다
산에서는 겨울이 빠르다
19.7km 거리의 오르막을 쉼업이 올랐다
오히려 오르막길을 걷다보면 몸에서 열이 나니 겉옷은 벗은체로
약간 추운것이 몸은 가볍다
장성봉이다
카메라도 갑자기 차가운 아침기온에 놀랬나 켜지지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남기고 발길을 재촉했다
막장봉 갈림길이 나온다
저수리재에서 올라오는 능선길위의 막장봉은 대간길에서 약간 비껴 있다
나는 막장봉을 오르지 않고 오로지 대간길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백두대간이 오르고 내림의 연속답게 852봉 827봉 804봉 809봉 787봉
여러개의 봉우리를 오르고 내린다
이 구간은 바위와 흙산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고 소나무와 낙엽송인 상수리 나무들이
많았다
바위를 뚫고 자라는 소나무의 기이한 동거는 여러번의 경험으로 이제 놀랄일도 아니다
그동안 비가 많이 부족 했었나보다
마른 나뭇잎들이 단풍 들지도 못한채 우수수 떨어져 있고
수북이 쌓인 낙엽으로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바스락 소리가
조용한 산길에서 가장 크게 들린다
오늘처럼 하늘이 파랗고 숲이 청정할때는 낙엽밟는 소리가
하나의 선율이다
4km면 십리길이다
십리도 넘게 조용히 걸었다
걷기 시작한지 세시간째 배도 출출하고 한번도 쉬지 않은탓에 목도 타고
잠시 휴식하며 점심요기도 했다
헬기장을 지나 이어 악휘봉 갈림길이다
악휘봉은 0.6km 떨어진곳에 있다
정상석 아래 작은 촛대봉은 사진명소이다
그곳에도 소나무 한그루가 지멋을 뽐내고 있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채 서있는 소나무는 지아무리 붉게 타올라 열정을 뿜어대는
어떤 나무에게도 지지않은 우리의 얼같은 강인함의 대명사다
바위와 소나무 그림속에 나도 한폭의 풍경으로 남기고
그자리를 물러섰다
왕복 1.2km의 악휘봉 정상을 찍고 다시 악휘봉 갈림길로 내려왔다
햇살이 뜨듯해지고 온도가 올라가자 카메라도 작동이 되었다
821봉 820봉 그리고 바위지대로 밧줄을 잡고 내려온다
두번의 긴 밧줄 구간이 나와도 경사가 급하지 않아
쉽게 하산할수 있는 구간이다
자잘한 바위와 뾰족한 바위 그리고 둥근 바위구간은
흙길과 절묘하게 이어져 걷기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고도를 계속 낮추고 내려와 해발고도 530m의 은티재다
은티제는 오봉정재라고도 불린다
은티재 현판에서 에코 인증을 하고 다시 산하나를 넘어야 한다
백오십미터의 부드러운 흙산 사면으로 고도를 높이는데 숨이 깔딱 넘어가게
생겼다
해발고도 683m의 주치봉을 넘고 여우와 삵이 자주 나타났다는 두메산골의 호리골재에 와서
백두대간길은 마치고 은티마을로 내려간다
희양산과 악휘봉에서 흘러 내려오는 개울이 만나는 협곡지점인 은티마을은
계곡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하여 여성의 음기가 강한 마을이란다
조선초기에 형성된 마을은 풍수지리학상 자궁혈 형상을 이루고 있어
생명이 잉태되는 땅이다
천주교 탄압과 일제시대 의인들의 은신처였고
한국전쟁 때에도 화를 면했던 명당이다
마을 입구에는 음모에 해당하는 소나무와 남근석을 세워
남녀간의 조합을 이루어 놓았다
매년 정월 보름이면 마을의 번영과 안녕을 기리는 동고제를 지내는 풍습이 있는 마을이다
버스가 출발시각보다 한시간이나 빨리 하산하여
떠날 차비를 마쳤건만 버스가 고물인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단다
일찍 하산하여 하산주를 마시던 사람들과 남자산객들 모두 버스를 밀어서
시동을 켜는 웃지 못할일을 겪으면서 오늘도 무사히 주어진 구간을 마쳤다
고속도로에서 시동이 꺼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안고 귀경했다
만추
만추의 계절
시월이 가고 가을이 떠나가네
한주만에 한 계절이 사라져가고
한 계절 같은 하루 해가 짧아지네
하늘도 저만치 올라가고
지각각 색깔로 단풍은 몸을 말리네
낙엽되어 혼을 떨어내듯
가을과 이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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