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 10. 14:08ㆍ친구
2019년 신년하례회및 이사회 후기
일시-2019년 1월8일 화요일 맑음
장소-전주 르윈호텔
어느새 기해년 새해도 열흘이 지났다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목표를 정하기도 전에 하루 해가 뜨고 하루 해가 진다
정신줄 놓고 지내다가는 미친년 널 뛰듯 바쁘기만 하고 어젠지 오늘인지도 헷갈려
하루 세끼 밥만 축내다 또 연말을 맞이할까 두렵다
벌써 진갑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갔다 복부인이 되었다는 소린 들었어도 친구따라 전주 가려다 배 아픈것도
처음이었다
치마를 입을까 바지를 입을까,
카메라를 들고 갈까 빈손으로 갈까,
당일로 귀경할까 하룻밤 자고 올까,
버스를 타고 갈까, 기차를 타고 갈까,
친구 차에 꼽사리 끼어 탈까,
기차표를 예매했다 취소했다,
몇칠전부터 가지가지로 올라오는 고민들로 그렇지 않아도 예민한 신경줄이
끊어졌나 배 한가운데가 살살 틀어 뺀다
신혼여행도 아니고 재경회장을 보필해야하는 일박여행이건만
야시시한 잠옷 한벌 사줄까라며 농담을 건네던 남편도 옆에서 한심한듯
동행했다 늦게라도 데리고 오겠단다
홀로서기 연습에는 낮과 밤을 보낼수 있는 인내도 필요하여 별생각이 다든다
갖은 풍악을 떨다 친구 차로 이동했다
차는 벗은 몸으로 겨울 침묵을 만들어내는 산야를 가로 지르며 달렸다
전주 가는길에 겨울 햇살은 우리를 점점 그시절 젊음으로 돌리고 있다
2019년 신년하례식은 제1회에서 45회 졸업생을 배출했던 전주여고 옛 자리터에 있는
르윈호텔에서 열린다
같은 졸업기수의 같은반 출신이 총 동창회장으로 추대된 격식있는 축하잔치이건만
안 아픈게 최고라서 이것저것 입어보던 옷들은 장농으로 밀어버리고 몸치장도 포기했다
감기 바이러스가 배로 옮겨 갔다는 병원 처방약을 복용하고
가스찬 배를 가릴수 있는 졸바지에 핫팻을 붙이고 참석했더니
엊그제부터 걱정했던 쓰잘떼기없는 고민거리들은 한방에 날아가
나의 병명은 꾀병이 되었다
호텔의 내부 온도와 동문들의 뜨거운 가슴은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영란인을 북돋아
행사장안이 후끈한 열기로 가득찼다
덩달아 핫팩 붙은 내 배도 뜨거워 델지경이다
제 1부 행사와 제2부로 나뉜 행사는 아름답게 진행되었다
재경 행사와는 다르게 예향도시의 고향답게 국민의례의 음악부터 국악풍이고
지역유지의 덕담이 넘쳐나 훈훈한 인심이다
부페식 만찬에 이어 연회 마당이 펼쳐졌다
여유로우면서도 화끈했다
지성과 감성에다 재치와 재미까지 있었으니 멀리서 참석한 사람도 뿌듯한 시간을
남길 사진은 주먹만한 디카로 몇 컷 찍지도 않아 건질게 거의 없다
무엇보다 철없던 시절 스승님을 뵙게 되었으니 잊을수 없는 추억의 한페이지를 남겼다
그동안 멀게만 여겼던 고향 친구와 선후배가 새해 마련된 자리에서
망년지교할만큼 한결 가까워진 계기가 되었다
동문들의 따뜻한 환대와 환송으로 잠시 찬기운이 몸서리쳤던 계절을 잊었다
지난날의 푸름과 찬란함 보다는 새로운 다음을 기약하는 겨울나무처럼
이젠 남은 추운 겨울을 잘 견디며 새싹을 틔우기 위해 나도 봄을 기다려야겠다
행사를 준비하고 기획하여 무사히 마친 고향 임원들에게 감사를 보낸다
기린봉 푸른 줄기 뻗어간 터에서 갈고 닦은 고향 선후배와 동기들
그대들이 있어 때때로 고향 가는길이 가슴 떨리는일이 될것같다
그날밤 군불을 지핀 온돌방에서 온몸을 지지고 올라 왔어도
그뒤 나의 배는 이박삼일 요동치다 잠잠해졌다
2019년 1월11일 씀
새로운 해가 뜨고
세월이 흐르는 것은 자연의 이치로
기해년 새해가 다시 밝았다
육십갑자를 살고 나니 세월이란 그 놈은
내리는 빗줄기 보다도 빠르고
날아가는 화살보다도 빠르다
무심한 날들의 끝맺음과 시작으로
새 희망을 품고 새 꿈을 꾸고 반성했다
뜨거운 가슴을 지녔던 청춘시절로
시계를 돌리는 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할까
이제는 늙는다는걸 진심으로 받아 들인다
인생길은 참 모질다가도 다정스러워
그동안 만났던 사람 헤어질수도 있고
헤어진 사람 다시 만나기도 한다
피부 겉가죽 녹아 내리는 더운 여름이 가면
허허벌판 냉가슴 울리는 바람 찬 겨울도 온다
초록풀과 빨간 단풍이 새삼 그리워지는것은
호흡이 점점 짧아지는 추운계절 탓이다
그림자 하나 없이 떠나버린 새 떼처럼
구름날고 새가 지나간 그곳으로 나도 갈수 있을까
빠쁘지 않은 발걸음으로 새해를 마중간다
2019년 새해를~
2019년 1월1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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