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차 큰재에서 백학산 지기재까지

2019. 4. 19. 17:58백두대간

 

일시-2019년 4월16일 화요일 맑음

장소-백두대간 백학산 구간 북진

코스-큰재=회룡재-개터재-윗왕실-백학산(615m)-개머리재-지기재

      20km를 6시간 30분걸림


연겨푸 바쁜일정을 소화하느라고 열흘이나 지난뒤에 다녀온길 복기하려니

생각이 날듯말듯 가물거려 사진을 열어보았다

그날은 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던 날이다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경상도 상주의 큰재에 왔다

십칠기 백두대간 할때 조금이라도 힘이 덜든다는 방향을 택한것이 북진이라서

이번처럼 큰재에서 지기재로 왔었는데 이 구간을 하고 열사병으로 쭉 뻗었던

기억 때문이다

단단한 각오와 함께 큰재에서 내리니 길가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아직 이곳은 벚꽃이 절정이었다

재가 크다하여 이름 붙여진 큰재는 상주시 공성면과 모동면을 잇는 해발고도 320m의 낮은 고개이다

대간길이 이어지는 야산으로 들어서니 벚꽃은 떨어지고 진달래가 하나둘 피어있다

이제 갖나온 연두색 잎들이 고물고물 움직이는거 같고 햇살도 반짝거린다

자외선이 내리쬐는 봄날이다

농로와 만나는 길을 지나고 고갯길을 넘어 간다

회룡마을로 내려가는 임도가 나오고 임도를 건너 다시 산으로 진입이다

산행시작후 한시간이 넘어가고 큰재에서 3.9km떨어진 회룡재다

회룡재는 골가실 마을과 회룡마을을 연결하는 농로나 지금은 이 고갯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대간꾼들이나 있을거 같다

해발고도 340m의 회룡재에 다달으고 대간길은 계속 걷기 좋은 길로 연결된다

오늘 구간과 다음 그 다음 구간이 비산비야 지역이라 산도 아닌 들도 아닌

낮으막한 산길이기 때문이다

회룡재를 지나고 1.7km지나 옛고개인 개터재를 지난다

계속 진달래가 만발이다

산에서 피는 진달래는 철쭉중에서도 맑다는 산철쭉보다도 더 색이 선명하고 투명해서

아름답다

원없이 진달래 구경하면서 개터재 지나 오백여미터의 고도를 지나 3.7km 떨어진 윗왕실까지

내려왔다

동물 이동통로로 연결된 윗왕실아래에는 차량통행이 가능한 도로가 나있다

상주 공성면 효곡리와 봉산리를 연결하는 도로다

백학산 까지 남은 거리는 2.7km 거기까지만 가면 내리막이 기다릴것이다

오늘 걸어낼 거리가 이십킬로라 자꾸 거리계산하면 더 힘만 빠지는데

자꾸 표지판 거리만 눈에 띈다

오후되자 기온은 오르고 더워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줘서 걷기에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환경이다

진달래 꽃길이 계속 이어졌다

점점 고도를 높여 477봉을 찍고 다시 삼십여분 지나자 갈림길이 나오고

드디어 대간길중 가장 낮은지역에서의 오늘 최고봉인 백학산 정상이다

해발고도615m다

상주시에서 세워둔 작은 표지석이 이뻤다

숨을 몰아쉬고 물도 마시고 잠시 휴식이다

학이 알을 품은 형상으로 옛부터 하얗게 학이 많이 모여 산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백학산을 백골봉이라고도 부르는데 골이 깊어 한번 들어가면 백골이 되어서 나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러나 백두대간길중에서도 넓은길인편이고 능선도 부드러워 전혀 깊은 골짜기는

아닌거 같다

이제 개머리를 찍고 지기재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몸은 덥고 기력이 많이 빠졌다

걸어온길이 십이킬로가 넘어가고 이제부터는 인내심 테스트다

무박이나 울트라 대간에서는 이정도는 뛰어간다지만 보통 수준에서는

무릎이 안아파 다행이지만 한발한발 내딛을 때마다 힘겹다

주변에 배와 복숭아 포도 과수원과 상주 모서면 소정리와 함박골의 비포장 도로선상에 있는

개머리재에 다달았다

개머리재에서 다시 마을도로를 따라 걷다 산으로 들어간다

동행한 일행이 건내는 홍삼젤을 빨아먹는데 써서 죽을맛이다

차라리 달달한 사탕이 나았다

사탕에 오렌지 음료에 요즘 단것을 너무 먹어 등산해서 뺀살이 도로아미타불 되었다

다시 한시간 걸었을까 드디어 상주와 황간을 연결하는 901번 도로앞이다

상주와 모서 사이의 지기재 버스 정류장에 다달으니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 안내판이 크게 서있고

간이 화장실도 있다

하산주 마시기 위해 산행하는 사람들은 따로이 식당이 없어 길거리에서 돼지고기를 굽고

술판이 벌어지고 라면도 끓였다

라면 한컵을 얻어먹고 나서도 한참이나 지나서 버스는 시동을 켰다

길은 편했어도 긴 거리를 걷느라고 체력이 많이 고갈되어 머리도 띵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