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차 지기재 윤지미산 화령재까지

2019. 4. 23. 21:34백두대간

 

일시-2019년 4월23일 맑은후 흐림

장소-백두대간 윤지미산 북진

코스-지기재-신의터재-329.5봉-무지개산 갈림길-윤지미산(538m)-대삼각산-화령재

      16km를 5시간 걸림



오후에 비예보가 있어 후덕지근한 날씨가 예상되었다

한여름 등산차비로 오렌지와 물을 얼리고 아이스 수건도 가지고  지기재로 향했다

지난주 월요일은 동참모임 화요일는 백두대간 수요일은 시골 장지에 다녀오고

이틀쉬고 북한산 산행까지 마무리 하느라고 몸을 무리했다

목이 칼칼 하고 감기 기운이 있고 장도 부글거린다

쌍화탕 한병을 사먹고 서울에서 화장실을 들렀다 왔는데도 지기재에 내리자마자

설사를 하였다

요즘들어 설사가 잦다

젊어서는 집 밖에 나가면 변비로 고생했는데 체질이 변했나 과민성대장이 되어가나보다

완연한 봄날이라 나뭇잎은 연초록색을 띄고 부척부척 잎이 커지고 있었다

숲이 우거지면 그늘이 생겨 걷기에는 한결 나아지는 편인데 그때부터는 올라오는 기온이

갈길을 더디게 만든다

여름이 될수록 산행은 힘들어진다

비산비야의 산길은 오늘도 이어졌다

대간길에서 가장 쉬운코스라니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초반에 복숭아 과수원길을 지나는데 복사꽃이 환하게 피어있었다

상주의 복숭아와 포도가 유명하듯 곳곳에 포도밭과 복숭아밭이 많았다

이어 낮은 산길로 접어들어 소나무숲이다

걷기좋은 길을 오르내리다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농로를 지나서 다시 숲으로 들어서 대간길은 이어진다

지기재에서 신의터재까지 4.6km 쉽게 걸었다

신의터재에 다달으니 커다란 표지석과 길건너 작은표지석이 있고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란 표지판이 크게 서 있다

의병활동비도 세워져 있고 정자도 있어 대간꾼들이 쉬어가기 안성마춤인곳이다

이고개는 본래 신은현이었으나 임란때 김준신 의병을 일으켜 공을 세운뒤부터

신의터재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대간길은 화동과 상주로 나뉘어지는 도로 건너편 상주로 방향을 튼다

언덕배기로 올라서서 무덤가를 지나 계속 산길로 접어든다

바야흐로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야생꽃들이 얼굴을 내밀고 벌써 피고 지는 꽃들도 있다

할미꽃과 구슬붕이 각시붓꽃을 가면서 계속 만났다

고소한 향내의 이팝나무꽃길을 지나고 다시 산길이다

산에도 연두빛 이파리가 제법 많이 나왔다

아침에 장을 비워내서 그런지 몸이 가볍고 시속 삼킬로가 넘게 발걸음도 빨랐다

계속 낮은 고도를 지난다

농장안부 지역을 지나가고 무지개산 갈림길이다

해발고도 438m의 무지개산은 대간길에서 이백미터 비껴있어 갈림길에서 난 점심을 먹고

그사이에 사진만 찍어온다던 남편은 달려갔다왔는지 빵 한개를 다 먹기도 전에 돌아왔다

오늘 갈길을 절반이나 왔을까 아침에 반짝나왔던 햇빛은 구름에 살짝 가려지고 바람도 살살 불어

걷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상수리 나무와 밤나무 소나무가 고루 섞인 산길은 폭신하고 오르내리는 가파른 구간이 없어

누구나 걸어낼수 있는 구간이나 십킬로가 넘고 부터는 지구려과 체력 싸움이다

초반에 팔팔 날랐던 다리는 점점 무거워지고 기운도 딸리고 몸도 덥다

윤지미산만 오르면 오를일 없다며 계속 채찍하는 남편

앞으로 쌩쌩 앞서가는 일행들

내 뒤에서 따라오는 후미들

앞서거니 뒷서거니 서로 격려하며 걸어도 언제나 지발로 걸어내야 하는거라

다른사람들 신경쓸 겨를이 없다

고사리 채취는 안잡아 가는가 모르겠지만 여유가 남다른 여자들은 걸으면서도

고사리를 뜯어 비닐봉지를 차고 다녔다

걷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쪼그리며 야생화 찍고 나물까지 뜯는것은 포기했다

멀리서 보면 구불구불 부드러운 곡선의 능선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산속에서 그길을 걷는것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여야 하고

내려갔다 하면 올라가고 다시 올라갔다 하면 내려가서 재미도 있지만

인내심과 성격테스트에 그만이다

드디어 윤지미산이다

산정상이라고도 할거 없이 작은 돌덩이를 자갈더미위에 앉혀 놓고 정상석이라고 하고 있다

프라스틱 표지판에 이름을 적어놓고 돌에도 윤지미산이라고 적어놓았다

아무런 표지가 없는 봉우리에 누군가 이름을 적어놓으면 언젠가는

그산의 이름이 되어간다는 말대로란다

윤지미산 정상을 벗어나면 곧바로 가파른 내리막이 기다린다

바위는 없지만 흙이 파인 가파른 하산길은 밧줄이 놓여 있고 나무 뿌리가 나올정도로

흙도 많이 파여 미끌거리고 위험하다

백미터쯤 내려오면 점점 완만한 경사로 접어들고 나중에는 그냥 평지 산책길이다

임도로 나왔다가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걷는다

산행 시작 다섯시간만에 화령재다

한국전쟁당시 치열한 전투로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냈던 천혜의 요새 화령재에 다달았다

주어진 일곱시간보다 두시간이나 빠르게 하산하여 쑥 한봉지를 캐는 여유를 부리고

버스에 올랐다

아마도 올들어 마지막 쑥국을 끓여먹을거 같다

돌아오는 귀경버스 밖으로 간간히 비가 날리고 서울에 오니 비는 없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가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