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3. 09:52ㆍ백두대간
일시-2019년 4월2일 화요일 맑음
장소-백두대간 웅이산 용문산 금산 구간 남진
코스-큰재-638.5봉-국수봉(웅이산)-용문산-637봉-갈현-작점고개(340m)-사기점 고개-436봉-502봉-금산-추풍령
백두대간길 19.8km를 6시간 30분 걸림
추풍령에서 지도를 큰재로 그려넣어야 하는 북진을 남진으로 바꿨다
흙산이지만 당일 산행으로는 긴 거리라 조금이라도 쉽게 걸으려는
산우들의 요청이 있었나보다
폭염주의보가 났던 한여름날 이곳을 지나가다 죽을뻔 했던때가 벌써 몇년이 지났고
다시 그 길을 간다니 내심 걱정도 앞서고 다행이 오늘은 날씨가 시원하여
안심도 된다
해발고도 320m의 큰재에 다달았다
상주시 공성면과 모동면을 잇는 큰재에서 내리니 구름 한점없는 하늘은 파랗고 맑았다
산사면으로 올라서 고도를 서서히 높여가 683.5봉이다
거기서 백여미터를 더 높이면 국수봉이다
해발고도 793m의 국수봉은 표지석에 웅이산으로 표시되어 있다
정상은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 되고 국수봉에서 추풍령까지는 충북과 경북의 경계가 이어진다
국수봉은 일명 곰산,웅산이라 하여 이고장에서는 신성시하여 기우제를 지내던 산이다
상주시의 너른 평야마을이 내려다 보였다
상주의 젖줄인 남천.이천의 발원지이기도 한 국수봉을 뒤로 하고 기양지맥 갈림길을 지난다
이어 용문산 정상이다
해발고도 710m에는 헬기장이 있고 김천과 영동에 걸쳐있는 산이다
천팔백년 무렵 박송이란 유생이 산세를 보고 중국의 용문산을 닮았다하여 이름 붙였다 한다
용문산 아래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기도원인 용문산 기도원이 있다
이 지역이 기도발이 잘듣는 지역인지 기도원이 군데군데 있다
이어서 작점고개까지는 약 사백미터의 고도를 내린다
작점고개 못미쳐 점심을 먹고 다시 걸었다
걷고 걸어도 끝이 날줄 모르는 산길에서 발바닥은 이미 데워질대로 데워졌다
진달래가 제법 피어나고 바람도 불어서 다행이지 지루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작점고개에 다달았다
동물 이동통로를 만들고 있는지 고개는 공사중이었다
김천시와 영동군을 연결하는 이차선포장도로가 지나는 작점고개에 있던 조형물은 없어지고
팔각정은 그대로이나 작점고개 표지석도 급하게 만들었나 어설픈 표지석이 옮겨져 있었다
오늘 거리의 거의 반이 지났다
사년전에는 작점고개의 능치쉼터라고 적힌 정자에 와서 쓰러져
계속 진행할지 포기할지를 두고 고민했던 곳이다
일행중 여러명은 택시와 경찰차를 얻어타고 그냥 추풍령 날머리로 갔었다
나는 탈진상태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추풍령까지 완주하면서 죽을뻔했었는데
그때에 비하면 누워서 떡먹기보다는 어렵지만 할만했다
공사중인 터널을 통과하여 다시 흙을 파헤쳐놓은 산으로 기어 올라갔다
능선에 다달으니 길은 편하다
마을도로인 시멘트 도로가 나오고 다시 산으로 이어졌다 도로로 나오기를 반복하여 이어지나
난 시멘트 도로로 그냥 올라왔더니 안그래도 바닥을 치는 기력이 점점 빠져나가
죽을맛이다
입에서 쓴물이 올라오고 머리도 띵하다
이윽고 시멘트 도로를 벗어나 두유 이백씨시를 먹고 사과 한쪽을 얻어먹고
걷는데도 힘들어 죽겠다
다른사람들도 힘든가 나만 죽겠는가 한계점에 다달은 체력을 보충하고자 에너지젤 한개를
빨아 먹었다
카페인이 함유된 에너지젤을 먹으니 기분 탓인가 띵하던 머리가 좀 나아진거 같고
다리심도 나는거 같다
모자와 조끼도 벗어버린채 바람을 맞으며 걸었다
힘들어도 대신 걸어줄수 없는 대간길이라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할 몫이다
사기점 고개를 지났다
사기점 고개에서는 사기점리와 작점리로 하산할수 있다
오렌지 음료로 목을 축여가며 가도 점점 지쳐간다
일행중 남자 한명이 다리와 허벅지에 쥐가 난다고 지친채 뒤따라오고 있다
아스피린 한알을 주고 쉬었다 오라며 가소롭기 짝이 없게
누가 누굴 위로하고 있다
곤천고개를 지나 다시 오르막이다
명산처럼 한번만 힘차게 올랐다 내려가면 좋을텐데 그놈의 산길이 올랐다하면 내려가고
내려간다고 좋아하면 다시 올라가야 하고 약이 오르기가 그만이다
우리의 산 너울이 출렁출렁 춤을 추듯 걸어내야할길도
오르고 내려야하기 때문이다
다시 오르막이다
오백여미로 오른 고도는 서서히 내려 다시 삼백여미터로 내렸다가
금산에 도달하고나면 추풍령이 발 아래에 있다
푸른 추풍령저수지 물이 보이고 드디어 오늘 구간도 막을 내리고 있는가 보다
작점고개까지는 정말 바람에 실려 나르듯이 시원하게 달렸다
그뒤로 시멘트 도로에서 체력소모가 많아지고 그뒤로 고전했다
점점 처지면서 걸어 추풍령으로 내려서니 길어진 해가 아직도 충천이다
전쟁이 있을때마다 싸움이 벌어졌던 추풍령 고개는 뻥 뚤린 고속도로와 국도가 놓여
교통의 요지인 추풍령마을에도 봄이라서 분주해 보였다
마을 입구의 꽃들이 피어나고 포도나무 농장도 거름을 주었나
거름냄새가 진동한다
오늘은 내 체력보다 오버페이스를 한덕에 한여름에 고생하며 죽기직전에 한산했던 그때보다
무려 두시간이나 빠르게 내려섰다
체력 테스트를 한다고 무리하면 안좋은줄 알면서도 조금 무리했다
된장찌게로 요기를 한후 낮에 먹은 에너지젤 카페인 때문에 귀경버스에서 한 숨도 못자
오히려 더 피로가 몰려온다
다음날까지 피로가 안풀려 결국 진통제를 먹고 하루종일 빌빌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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