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차 이화령에서 조령3관문까지

2019. 8. 21. 11:09백두대간

 

일시-2019년 8월20일 화요일 맑음

코스-이화령(548m)-758봉-조령샘-안부-조령산(1026m)-로프-안부-슬랩-신선암봉(939m)

      -928봉-암릉구간-깃대봉 삼거리-조령제3관문-고사리 주차장

       백두대간 10.3km+접속거리 2.8km=13.1km를 6시간 30분걸림


보름만에 다시 해발고도 548m의 이화령고개로 왔다

이화령은 휴계소가 있는 서쪽은 충북이고 표지석이 있는 동쪽은 경북으로 나뉘는 고개이고

서쪽 사면은 연풍천 동쪽 사면은 조령천의 하곡으로 이어진다

터널을 지나 정자를 뒤로 하고 산길로 접어들면서 오늘의 대간길은 시작된다

시작점이 워낙 높은 고개이다 보니 고갯마루 아래 진하게 녹음진 풍광이 아름답고

유난히 하늘도 파랗다

산허리를 타고 사십여분 올라 헬기장을 지난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 공기는 한결 나아졌다

이대로 여름이 가버리면 좋겠다

이백여미터의 고도를 올려 758봉을 지나면 조령샘이 나온다

쉬지않고 오르느라 숨도 차고 땀이 나서 샘물을 한바가지나 마셨다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다는 조령샘은 물맛이 깔끔하고 좋았다

이어 잣나무 숲길로 오른다 이십여분만에 1017봉의 헬기장이 나오도 이어 조령산이다

해발고도 1026m의 조령산 정상은 넓고 정상석도 당당했다

남쪽으로 걸어온 희양산과 백화산 이화령 능선이 푸르게 춤을 추고 있었다

우리 여름산은 찌는 햇살만큼이나 울창한 숲그늘이 생겨 좋다

조령산은 충북의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정상에는 엄홍길대장과 함께 안나푸르나 등정후 하산시 실종되었던 지현옥 추모비가 있다

산악부 시절 조령산에서 주로 훈련하였다고 전해진다

정상 아래 갈림길에서는 남동쪽능선을 타면 제1관문인 주흘관으로 내려갈수가 잇다

언젠가 문경새재를 걸을때 새재 박물관을 거쳐 주흘관 왕건 세트장 조령2관문에 이어 조령3관문까지 걷고

고사리 주차장으로 내려오면서 다리 아파 히치하이킹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만 해도 등산은 연중행사때나 하는것이었다

조령산정상을 뒤로하고 대간길은 고도를 내려 안부를 지나 889봉으로 향한다

산은 건강하고 무성하여 나뭇잎들이 푸르게 살이 찌고 발악대며 짝을 찾는 매미들의 합창으로

시끄럽다

강한 생명력을 품은 이파리 사이사이 쨍한 햇빛이 내리쬐고 바람도 간간히 불었다

가을을 불러오는 바람이다

대간길 좌측은 신풍리로 하산할수 있는 절골계곡이 있으니 대간길 띠지를 따라가면 된다

바위길과 흙길이 번가라 나오고 이어 암릉길이 이어진다

길이 무척 위험했다

왔던 암릉길이건만 처음 같아 무섭고 힘들어 곡소리가 절로 나온다

거대한 바위에 긴 밧줄 그나만 밧줄이 있는 구간은 팔과 손으로 버티면 낫다

밧줄없는 바위길이 더 위험하다

비나 눈이 오는날이면 위험은 배가 될것이다

그나마 오년전에 없던 나무계단이 많이 놓아져 있어 다행이지만 무릎에 부담가는 내리막 계단은 너무 싫었다

937봉을 지나 신선암봉으로 오른다

신선암봉은 거대한 바위위에 작은 정상석이 있다

정상에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절경이 눈에 들어온다

일행모두 곳곳에서 점심시간이다

나도 왕꼬빵 한개를 먹고 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한낮이 되어 햇볕이 머리위에서 내리쬐니 점점 뜨거워진다

등에 매단 얼음주머니는 이미 물이 되어 버렸다

여름이 가는줄 알았더니 아직이다

신선암봉에서 하산길은 자칫 좌측 용수골로 가파르게 알바 할수있으니 조심해야한다

대간길은 조금 넓은 능선길로 직진이다

안부를 지나고 길은 나무계단이 많이 놓아져 있다

보통때면 산에서는 얼굴보기 힘든 선두 몇명이서 신선암봉에서 알바길로 갔다가

되돌아오는통에 꼴찌인 나와 대면하게 되고 다시 그들은 보이지 않는다

923봉을 지나고 계속 바위와 씨름하며 오르고 내리고 다시 걷고

다리가 힘이 주어지지 않았다

테이핑을 붙이고 무릎보호대를 하였어도 보름전 사다리재에서 안말로 하산하다 넘어진게 화근이다

한번 아프면 오래도록 병치레를 하는 사람이라 쉰다고 쉬었어도 다 낫지 않았다

바위산만 아니면 좋을텐데 산꾼들은 이런 바위산을 더 좋아한다

고도를 점점 내려 795봉을 지나고 757봉을 지나 깃대봉 삼거리에 다달았다

해발고도 858m의 깃대봉은 대간길에서 약간 비껴있어 삼거리에서 조령3관문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643m의 조령3관문까지 계속 하산했다

조령관에 도착하면 옛고개인 문경새재다

산이 높아 새들도 날아넘기 어렵고 억새가 많아 새재라고 불린다

새재길은 조선초부터 영남에서 한양으로 오가는 가장 큰 대로인 영남대로였다

새재길 중턱에는 경상감사가 교체될때 업무와 직인을 인수인계한 장소인 교구장터가 있었다

임란때 왜장 고시니 유키나가가 부산포에 상륙하여 한양을 향해 가장 바른길로 새재길을 택했었다

당시 조정에서는 신립장군으로 하여금 왜군을 막도록 했으나

새재 협곡에서 왜적을 막지않고 충주 탄금대에서 왜적을 맞아 씨우다 패하고 말았다

이를 교훈으로 1594년 새재 중간 협곡에 제2관문을 설관하고 왜군 재침략을 대비했고

1636년 병자호란이후 1708년 숙종때에 1관문과 3관문을 설관하고 석성을 둘러쌓았다

조령산은 거의 바위덩어리 산으로 능선도 암릉길이 대부분이라 위험하다

떨어져 죽을까봐 겁나고 여름이면 바위가 뜨겁고 겨울이면 미끌거려 나는 바위산이 싫다

조령3관으로 하산하여 고사리 주차장까지 2.8km는 접속거리다

시멘트길이라 완만하게 내려서는길은 괜찮지만 이길로 오를때에는 발바닥이 아픈길이다

다음구간에는 이길로 올라서서 마패봉과 부봉 탄항산을 거쳐 하늘재까지 이어진다

죽을똥을 싸며 힘겹게 한발한발 내려갔더니 주어진 시간보다는 삼십분 빠르게 하산했지만

남들보다 한두시간이 넘게 늦게 내려왔나보다

식당에서 먹는것은 포기하고 간신히 화장실에 들러 땀을 닦아내고 옷만 갈아입고

버스에 탑승했다

오후 햇볕이 뜨거워 달구어진 몸뚱아리는 빨리 식을줄을 몰라 에어컨 켜진 버스에서도

한참동안 얼굴이 화끈거리고 아침에 마신 박카스에도 빌빌거려 오후에 에너지젤을 먹었더니

카페인이 이제사 효과가 있는지 귀경하는 버스속에서 한숨도 못자고 정신이 말똥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