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24. 09:02ㆍ백대명산
일시-2020년 6월23일 화요일 맑음
코스-장성 갈재(276m)-쓰리봉(734m)-봉수대(715m)-방장산(743m)-고창고개-억새봉(636m)-벽오봉(640m)
-갈미봉-양고살재
8.5km를 4시간 30분 걸림
어제 오늘 육십년만에 온 유월 더위가 절정이다
서울을 떠난 산악버스는 세시간 삼십여분 걸려
전남남도 장성군 북이면 원덕리 갈재에 도착했다
갈재는 행정구역상으로 전남 장성군에 속해있으나
전남과 전북의 도 경계를 이루는 고개다
1번 지방 도로에도 고창군과 장성 축령산 방향을 알리는 도로 표지판이
좌우를 가르고 있었다
갈대가 많아 이름 붙었다는 갈재는 한자식 표기로
갈대보다는 억새봉이 있는것으로 봐도 억새가 많은곳이다
조선 영조때 이정보는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라고 노래 했다더니
일기예보상 섭씨 34도가 넘어 찜통같은 서울과 달리 갈재고개에는
초여름 바람이 살랑거렸다
생각했던만큼 덥지는 않다
갈재는 동학농민 정봉준이 이끄는 농민군이 장성 황룡 전투에서 관군을 대파하고
전주로 향해 넘던 고개이다
해발고도 276m 들머리고개 초반부터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햇볕을 피해 숲으로 들어서니
전날밤 비가 내렸나 산길 흙은 촉촉한 물기를 머금고 땅은 푹신했다
새 순이 올라온 나무들은 무럭무럭 자라느라 푸른 숨을 토해내는지
나무 냄새도 진하게 풍긴다
선두는 오르막에도 숨찬 기색없이 휘리릭 올라가 버리고
자연스레 중간그룹에 낀 나는 숨고르기를 하며 천천히 올라도
숨이 턱까지 올라오고 발목 아킬레스건이 땅긴다
매일 한두시간씩 걸어도 급경사 오르막은 할때마다 힘이 든다
삼백여미터의 고도를 올렸다
산길은 낙엽송 아래 조릿대가 자라고 옛 성터를 지난다
사람키 보다 큰 조릿대 사이를 비집고 지나온 길은
점점 오를수록 나뭇가지에 감춰졌던 조망이 조금씩 트이고 전망 바위가 나온다
이어 쓰리봉이다
해발고도 734m 쓰리봉은 작고 날카로운 바위들위에 나무 기둥이 정상석이다
맑고 파란 하늘에 흰 물감으로 붓칠을 한듯 흘러가는 구름이
볼품없는 정상석과 어울리니 한 폭의 수채화다
방장산까지는 3.5km 한시간 삼십여분이면 도달할수 있다
나무 계단으로 하산하여 다시 능선길로 이어간다
내리고 오르고 길은 흙길과 암릉길의 반복이다
675봉 전망 바위에 서니 짙 푸른 산줄기 아래 낮은 마을이 발 아래에 있다
695봉을 지나고 신평리로 하산할수 있는 안부 지나 봉화터가 나온다
뒤돌아 보니 갈재에서 부터 걸어온 6.2km 초록 능선이
쓰리봉과 여러개의 봉우리들을 따라오고 있다
봉수대는 해발고도 715m로 높고 날씨가 맑아 신평 저수지 신림 저수지와
고창 시내너머 멀리 서해 바다까지 조망된다
헬기장이 있는 너른 벌판인 봉수터에서 방장산까지 거리는 0.7km
작은 봉우리를 두세개만 넘으면 된다
방장산을 코 앞에 두고 점심을 먹었다
그동안 팥 앙고빵 하나로 점심을 떼우던것을 오늘따라 일행이 건낸
복숭아 통조림 몇 조각과 수박 한조각에 찐계란 하나까지 얻어먹고
방장산을 향해 걸었다
빵 한개도 한시간이나 걸어야 소화되는데 찐 계란 때문인가
한참을 걸어도 속이 갑갑하다
아침 버스속에서 백대명산 완등자가 나눠준 떡과 젤리는 벌써 소화되었을텐데
그동안 거지같은 점심만 먹다 부자 점심을 먹었나보다
백개의 명산을 찍는동안 한번도 동행해본적 없던 산우는
오늘 완등을 기념으로 모든 일행들에게 떡과 젤리 커피를 산악회에서는 스킨젤을
선사하고 축하해 줬다
지난 육년간 산에 다니면서도 백두대간만 신경쓰느라 나는 이제 반을 넘겼다
이어 해발고도 743m의 방장산 정상이다
정상석은 나무 목침,산이 넓고 백성을 감싸준다는 방장석 정상석은 썩어 무너질듯
가난한 정상석이다
방장산은 노령산맥의 한줄기로서 내장산의 서쪽 줄기를 따라 뻗친 능선중 가장
높이 솟은 산이다
벽오봉 724봉 743봉 쓰리봉등 네개의 큰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지리산 무등산과 함께 호남의 삼신산이다
주위에 이름난 내장산 선운산 백암산에 둘러싸여 있으며 천년고찰인 상원사와 방장사가 있다
방장산의 물줄기는 북쪽은 용추계곡과 갈곡천을 지나 서해로 흐르고
남쪽은 영산강을 통해 목포 앞바다로 흐른다
정상석 역시 바위들이 모아놓은 위에 서 있다
고창의 관문인 방장산 정상에서 보니 고창벌판이 가까이에 있다
방장산 정상석을 뒤로 하고 고창고개로 하산했다
이 고개에서 용추골 계곡길과 반대로 휴양림 관림사무소를 지나
오늘의 날머리인 양고살재로 가는 길이 있으나
우린 벽오봉으로 가서 날머리로 갈것이다
패러글라이딩 장소인 억새봉이다
해발고도 636m의 억새봉에 도달하니 그동안 조망을 저리가라
삼백육십도의 조망이 눈을 즐겁게 만든다
막 자라나는 연두빛 억새풀들의 군무가 장관을 이루고
바람도 적당이 분다
여러장의 인증샷을 찍느라 엎드렸다 앉았다 섰다를 했더니 기운이 딸린다
점점 오르는 기온과 걸어온 시간이 체력이 바닥을 드러낼때가 되었나 보다
풀밭을 걷다보니 근방이 해발고도 640m의 벽오봉 나무기둥 팻말이 나온다
이제 날머리인 양고살재까지 하산할일만 남았는데 거리상으로 2.7km이다
한시간여면 걸을수 있는 거리 언제나 마지막 하산길이 쉬운길이면서
지친다
하산길이라고해서 계속 내리막만 있는것이 아니라 약간의 언덕을 오르다 내리는게 보통이다
고도를 점점 내리면서 햇볕이 내리쬐고 땅에서 뿜어대는 지열까지
기온이 올라간다
대나무 군락지를 지나고 드디어 날머리인 양고살재다
웬지 고개 이름이 살벌하다 했더니 양고살재는 고창 출신 박의 장군이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수원의 광교산 전투에 참가하여
청나라 누루하치 사위인 적장 양고리를 사살한것을 기념하기 위해 붙이 이름이란다
얼음수건을 목에 두르고 머리에 쓰고 땅으로 내려서니
15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아스팔트 도로에 유월 한 낮 태양이 내리 꼿는다
뜨끈한 몸은 찬물 수건으로도 부족하여 에어컨 바람으로 식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어느 계절이나 산행하는것은 힘든운동이나
특히 여름 산행은 더워서 두배로 힘이 든다
고창의 진산인 방장산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