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10. 13:31ㆍ백대명산
일시-2020년 6월9일 화요일 맑음
코스-백둔리-소망 능선-연인산 정상(1068m)-아재비 고개-명지 3봉(1199m)-명지 2봉(1250m)-명지산 정상(1267m)
-익근리 명지산 입구 주차장
산행 거리 17.6km를 8시간 걸림
32.8도 폭염의날에 연인 명지 두산을 연계한 산행을 다녀와서
꼬박 하루는 병자로 다음 하루는 컨디션 회복을 거쳐
사흘만에 더위 먹었던 그날 사진을 열어본다
올해 들어 당일 산행으로는 제일 긴 거리를 걸었다
산행 거리보다 복병으로 만난 더위 때문에 힘들었던 날이다
오전 열시가 못 되어 들머리에 도착했으나 군데 군데 팬션이 있는
시멘트 도로따라 한참을 걸어가느라 산행 시작도 하기전에
진이 빠졌다
머리위로 내리꼿는 한 낮 햇볕도 아닌데 벌써부터 등짝이
뜨끈해진다
하늘은 맑고 햇빛은 쨍하여 가야할 초록능선은 눈이 시리다
멀리 연인산 도립공원 표지석이 보이고 산행 안내판이 나오자
바로 산길로 이어졌다
길은 소망능선길이다
처음에는 완만하게 그러다 점점 오르막은 심해진다
팔백여미터의 고도를 올려 장수봉으로 가는 장수능선과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난다
장수샘터 위로 난 능선길은 상수리 나무와 낙엽송이 대부분이다
맑은 공기와 강렬한 태양으로 기름기 도는 나뭇잎들이 그늘막을 이룰때는
잠시 시원한 느낌이 들다가도 햇볕은 점점 강하게 내린쬔다
연인산 정상이다
정상은 평평한 흙위에 커다란 정상석이 서 있었다
해발고도 1068m의 가평 연인산은 이름다운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진다는곳이다
예전에는 우목봉이라고 불리던 산을 1999년 3월 가평군 지명위원회에서
연인산으로 고치고 철쭉제를 시작하면서 많이 알려지게 된 산이다
연인산에 오르는길은 여러갈래가 있다
국수당 마을에서 출발하여 전패고개를 타도 되고 장수능선을 타도 된다
연인산 주변엔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며 아홉구비의 그림같은 경치를
수놓았다는 용추계곡등 여러 비경이 숨겨져 있어
가평은 휴양지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산꾼들이나 이렇게 뜨거운날 정상에 오른다고 땀을 뻘뻘 흘리지
놀러오는 사람들은 굳이 다리 아프고 숨차게 정상에 오를거 없이
물 흐르는 계곡에서 산은 구경만 해도 힐링이 될것이다
정상에는 쉴만한 그늘이 없어 곧 바로 아재비 고개로 향한다
연인산 정상에서 아재비고개까지 2.5km 하산길은 편했다
정오를 넘어 고개로 내려서니 앞선 일행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아재비 고개는 네거리로 서쪽으로 귀목계곡 동쪽으로 산행 들머리인 백둔리 방향
북으로 명지산과 남으로 연인산 방향으로 나뉜다
명지산까지 거리는 3.5km이다
간단 점심을 떼우고 명지 3봉을 향해 다시 서서히 오른다
오르막은 나무 계단이 곳곳에 숨어있고 계단을 오르고 나면 다시 흙과 바위길이다
나무에 가려졌던 조망이 한 계단씩 오를때마다 나타나고
1.5km를 올라 명지 3봉에 다달으자 햇볕도 절정에 다달았다
이곳은 귀목고개로 갈라지는 삼거리이고 귀목봉까지는 3.3km 떨어져 있다
이어 명지 2봉은 숲에 가려져 통과해 버리고 명지1봉으로 직진이다
명지산 가는 곳곳이 암릉 바위와 암릉길이 번가라 나와 안그래도 더워서 죽겠는데
더 죽을 맛이다
드디어 해발고도 1267m의 명지산 정상이다
바위 무더기위에 세워진 네모난 정상석이 멋스럽긴 하나
인증샷하기가 위험스러웠다
셀카라면 모를까 뾰족한 바위위에서 사진 찍어 주는 사람이 더 위험한 상황이다
이곳 명지산과 연인산은 함북정맥의 강씨봉과 청계산 사이의 삼면봉에서 갈라져 나와
호명산과 마산을 거쳐 청평의 조종천과 북한강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42.1km의 산줄기인
명지지맥길위에 서 있는 산이다
화악산과 청계산이 조망되고 산들은 초록으로 물결치듯 부드럽게 너울거리고
나도 더위탓인지 에너지젤을 먹었어도 머리가 울렁거린다
천이백여미터 고지에 올랐어도 바람 한점 없이 더운날
그나마 꽁꽁 얼린 물을 가져오지 오길 천만다행이다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으면 데워진 몸에 더위가 가실려나
걷는것을 멈추지 않는한 계속 더울수 밖에 없어 어서 이산을 빠져나가는수밖에 없다
정상을 뒤로 하고 내려섰다
하산길은 가팔랐다
초반은 가파르고 계곡물이 나오면 완만해지겠지 여겼던 맘이 다치도록
하산길은 엉망이었다
나무 계단은 둥글어 발바닥이 뒤퉁거리고 그나마 군데군데 떨어져 나가
계단인지 흙 경사인지 엉망진창 계단길이다
가평의 명산이란 말이 쏙 들어가게 만드는 명지산 오르고 내리는길은
정비할 필요가 있다
곳곳에 설치된 안내판도 글자가 지워진채로 서 있다
한참을 실갱이하며 내려왔는데도 계곡길엔 물이 하나없고
겨우 2km 남짓거리를 내려왔다
드디어 계곡으로 물소리가 약하게 질질 들려오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수량도 많아진다
냉타올에 물을 적셔 목에 걸고 물도 보충했다
다른날은 많이 마셔야 당일산행시 일리터인데 오늘은 두배인 이리터를 마셨으니
식수가 모자랄수밖에 계곡물 마셔 배탈나도 목 마른거보다 낫다
날머리인 주차장 갈일이 아직이라
하산길에서 60m 아래에는 명지 폭포가 있었는데 지친 탓에 폭포는 지나쳤다
아재비 고개에서 명지 삼봉 이봉 일봉을 거치는 동안 너덜 바위길과
명지산 정상에서 6.25km 떨어진 익근리 주차장까지 하산길이 만만치 않았던
긴 거리인 17.6km산행을 8시간 걸려 드디어 귀경버스가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주어진 시각보다 삼십분의 여유가 있어 시원한 물로 땀을 씻어내고 옷을 갈아 입고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은 오래동안 식을줄을 몰랐다
하루에 두개의 명산을 오른다는것은 무리한 산행이다
이제 백대명산중 50산을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