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3. 10:26ㆍ백대명산
일시-2021년 5월12일 수요일 맑음
코스-춘천선 강촌역에서 버스타고-의암 매표소-삼악 산장-상원사-깔딱고개-전망대
-용화봉(654m)-큰초원-333계단-작은 초원-흥국사-주렴폭포-비룡폭포-백련폭포
-승학폭포-등선폭포-등선 매표소-마을버스 타고 강촌역으로 이동 춘천선 타고 귀경
이틀전 마니산을 너무 쉽게 다녀왔나 다시 갈뻔 했다
버프로 입을 가려 인증거부됐던 무등산에 이어 두번째 실수다
삼악산 인증이 대기상태로 머물며 인증 수락은 더뎠다
알고보니 마니산 인증하기 누르곤 내 사진 대신 남편사진을 등록하는 바람에
확인이 필요하단다
마니산에서 비오고 흐릿한 날씨로 사진도 침침하여 내 얼굴도 못알아본 내 탓이다
일대일 대화로 전후 사정을 설명하여 해결 되었으니
앞으론 내 눈도 방심하면 안되겠다
근교 산행은 산악회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으로 이동해도 충분하다
춘천의 삼악산도 상봉역에서 춘천선을 갈아타고 갔다
강촌역에서 5-1번 버스를 타고 의암댐 앞에서 하차했다
강물 따라 자전거 도로와 인도 차도가 시원스러운 북한강변을 따라 한참을 걸어 내려오면
길건너 삼악산 의암대피소가 나온다
도로가에 화장실 하나 대피소 하나 삼악산 입구는 협소했다
안내요원이 하라는대로 전화를 걸고 끊고 입장료는 이천원이다
전화는 신분확인이고 입장요금은 춘천사랑 이천원 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았다
등산채비를 마치고 입구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급한 오르막이다
차를 타고 오면서 바라보면 순하게만 보이던 산이 악자가 들어간 산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초반부터 돌계단을 올라서며 산행을 시작해야한다
숨고르기 할 시간이 없이 올라왔다
계단을 올라 우측방향 산길로 접어들면 삼악 산장이 나오고 북한강이 빼꼼히 얼굴을 드러내며
시원한 경치를 선사한다
산장입구를 휘돌아 서서히 오르는데 상원사까지는 사백미터 올린다
절에 가려는 신자들인지 앞서 가던 나이든 두 여인은 돌계단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중이다
절은 거의 산속에 있어 절에 다닐래도 다리심이 좋아야한다
절에서 들려오는 염불소리가 귀를 울리고 염불 소리는 점점 커진다
이내 상원사다
상원사까지도 오르막이 만만치 않았는데 절 뒤편으로 등산로가 있다
어느새 숲을 이룬 나무 그늘로 뜨거운 햇볕은 가리워졌다 보였다를 반복한다
곧 이어 너덜길이다
산행시작 한시간만에 겨우 일킬로 속도가 나질 않는데 깔딱고개 갈림길이다
삼악산 1지점입니다 긴급구조 119 지점번호 표지판이 서 있고
이 등산로는 매년 실족사고나 낙석으로 인명피해가 빈번한 곳이므로 등산객의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안내 문구가 눈에 띈다
그때까지는 몰랐다 위험한 암벽이 기다리고 있을줄
깔딱고개 아래에 위험 문구는 각오를 하고 오르라는것이였고
신분확인 전화도 그래서 필요했나보다
서서히 돌들은 커지고 급기야 암벽타기다
바위는 짜개져 날카롭게 서 있고 바위와 바위 사이사이를 요령있게
딛으며 올라가야 한다
화강암 바위보다 차돌바위가 발바닥 감촉도 더 미끌거린다
쇠난간과 쇠말뚝이 바위에 박혀 있어도 다리에 균형감각이 없으면 휘청휘청
팔심과 다리심 모두 필요한 구간이다
암릉을 오르고 철계단을 올라서면 다시 암릉이다
위태로운 바위와 소나무는 풍경이 되어 등산객을 유혹하지만 길은 험했다
오를수록 조망은 시원하여 암릉을 올라선자만 눈으로 볼수 있는 광경이다
데크로 만들어진 전망대에 올라서니 멀리 용화산과 오봉산 가까이에 춘천시내와 붕어섬이
한눈에 보인다
한낮 햇볕이 눈을 찌르고 머리와 등짝도 후끈거린다
갈림길인 제2지점이다
바위에서 한참동안 시름하며 걸어온거 같은데 암릉길은 겨우 오백여미터 거리였다
곧이어 정상인 용화봉이다
의암대피소에서 힘들게 올라왔어도 겨우 이킬로를 한시간 사십분이나 걸렸다
트랙에선 해발고도 674m로 나오는데 지도에는 655.8m로 써있고
정상석에는 654m로 표기되어 있다
몇십미터 고도는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그 많은 돌들중 하나 주워다 정상석으로 써도 될만한데 시커멓고 네모난 대리석이 정상석이라니
삼악산에 이어 정말 최악이다
아닌건 아닌겨,요즘 주말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다.막장도 그런 막장이 있을까 싶은데
주말이면 보고 있으니 중독이다
막상 정상에 서면 조망은 전망대보다는 못하다
삼악산은
강원도 춘천시 서면에 있는 산으로 광주 산맥에 속하며
화악산의 지맥이 남쪽으로 뻗어오다 북한강과 마주치는곳에 위치하며
용화봉 청운봉(546m) 등선봉(632m)의 세봉우리가 이어져 있어 삼악산이라 불린다
인공호수인 의암호와 청평호의 상류가 삼악산 기슭을 에워싸고 있고
험준한 산세를 이룬다
하산길은 좀 더 편한길을 택해 큰 초원으로 내려섰다
그리 많던 바위는 어디갔나 푸른 초원지대다 너른 안부와 함께 쉴만한 의자도 여러개다
이른 새벽밥을 먹고 여섯시간만에 점심이다
이어 333계단이다
자유롭게 놓여진 돌계단은 단이 낮고 내려가기 편했다
작은 초원을 지나고 흥국사가 나온다
흥국사는 궁예와 인연이 닿았던곳으로 궁예가 이곳에 궁궐을 짓고 흥국사를 창건하여
나라의 재건을 기원하였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큰절이었으나 현재는 조그마한 암자이고 오래된 석탑이 고풍스러웠다
하얀 수국이 환하게 피어 있었다
흥국사를 지나 등선봉과 청운봉 갈림길을 지나고 삼악산성지에 달한다
정상에서 서남쪽 지대의 골짜기를 둘러 산성을 쌓았던 곳으로
산성 북서쪽으로는 과거 춘천에서 덕두원을 거쳐 가평 서울로
왕래하는 역로인 석파령이 있고 내성과 외성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대궐터가 그 중심이다
이 산성지는 태봉의 궁예가 철원에서 왕건에게 패하고 피신하여 사용한 근거지다
또한 삼한시대 맥국의 성터라는 전설이 있다
비닐로 덮어씌운 을씨년스런 산장이 있는데 이곳은 백두대간을 뛰어서 돌파했다는
산악인 노인봉 털보가 운영하는 가게로 코로나는 이곳도 문을 닫게 하여 잠겨져 있었다
완만한 경사의 흙길이나 구릉지의 숲길에선 간혹 뛸만한 백두대간길이 나오긴 한다
오르막에서 뛰었다간 심장에 무리가 올테고 암릉길은 더더욱 위험하고
내리막에서 뛰었다간 몇년 못가 무릎고장이 일어나는게 산길인데
뛰어서 백두대간을 돌파했다는것은 순전히 뻥이다
그의 행적을 책으로 엮어 낸걸 보니 산에서 사는 산꾼이라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산성지를 지나면 계곡을 끼고 계속 내려가게 된다
주렴폭포 비룡폭포 옥녀담 백련폭포 승학폭포 등선폭포에 이르기까지
길은 좋은편이며 작은 다리와 계단길을 내려오며 쉴세없이 떨어지는 폭포가 이어져
지루할틈이 없다
바위에서 시름했던 한두시간전 일이 아득하기만 하다
아래로 아래로 내릴수록 폭포는 커지고 물은 시원하다
등선폭포를 앞두고는 바위와 바위는 협곡을 이룬다
금강굴과 바위벽에 달라붙은 등선폭포 기념비도 있다
거대한 바위와 바위를 뚫고 나오면 훤하게 하늘이 나오고 이내 대피소다
이곳에서부터 시작하면 삼악산 정상에 쉽게 다가갈수 있겠다
영업하지 않는 상가가 대부분인데 수건과 목기 골동품 가게만 문을 열었다
상품권 때문에 춘천에 다시 올수도 버릴수도 없어 뒤집기 칠천원짜리를
오천원과 상품권으로 샀다
국산 수작업이 아닌 대량 생산된 중국제품이라면 오천원도 비싼편이다
식당가를 빠져 나오면 곧바로 도로가다
산행 입구나 출구나 모두 비좁고 따로 편의시설이나 간이매점이 없어 불편했다
화장실도 안보인다
쌩쌩 지나가는 차속에서 보던 말던 땀이 배여 끈적거리는 티셔츠를 길거리에서
갈아 입었다
북한강변을 걸은거 포함 겨우 십킬로 산행은 세시간만에 끝냈는데
암릉을 타느라 피로도는 훨씬 심했다
간식도 없어 비상식량인 초코렛을 한입 가득 넣고 물만 들이켰다
마을버스를 타고 강촌역에서 춘천선에 몸을 싣고 졸다 깨다 두번을 더 갈아타고
귀가했다
바위산을 타고 난후 하루이틀은 무릎보다 심장이 쏴하게 아팠었다
두근거리던 심장이 하룻만에 사라진걸 보니 그동안 좋아지긴 했나보다
이로써 칠십개에 한개를 더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