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1

2024. 7. 8. 16:08가족

일시-2024년 7월5일 6일 7일

장소-무주 구천동

 

 

장마철이여도 계획한 가족여행을 갔다

내려가는 동안 비가 내려 걱정했는데 막상 무주에 도착해보니 땡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도심을 벗어나자 진초록 산야를 가로지르며 달려가는 차창 넘어로 여름도 달려가는 중이다

하얀 구름도 회색구름도 함께 달려가다 어느새 비를 뿌리다 다시 회색구름에서 흰구름으로

하늘도 우리가 달리는 속도만큼 빠르게 변화무쌍한 날이다

삼십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에는 여행은 엄두도 못내지만 모처럼 자식들이 한데 모일 기회가 흔치 않고

온가족이 함께 여행하기도 쉽지 않기에 따라 나섰다

처음엔 망설였지만 결과적으로 따라가길 참 잘했다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은 날을 살고 있을 나에게 이박삼일은 작은 일상탈출이 될것이다

의기 투합한 삼남매가 숙소며 먹을거리 교통편 모두 알아서 할테니 엄마 아빠는 그냥 함류만 하면 된다는

하명대로 몸만 가기도 쉽지 않은게 여태 자식들을 먹여살린 엄마인 탓이다

삼계탕 끓일 홍삼육수와 토종닭 두마리 찹쌀을 준비하고 재워둔 갈비와 내가 먹을 양배추 당근 오이까지

챙기니 짐은 점점 불어났다

이박삼일동안 크고 너른차를 빌려 뭐 버스 타고 기차 탈일도 아닌데 짐 좀 늘어나도 상관없다

그래도 남편과 나는 등산 다니던 버릇대로 각자 배낭을 하나씩 메면 간단할테고

아이들의 짐과 사람들을 한가득 차에 태우고 휴계소 들렀다 가는 네시간 동안 즐거운 여정이였다

다시 없는 오늘이다

숙소는 구천동 계곡이 바로 옆이고 아이들 놀이터겸 수영장이 딸려 있었다

아직 성수기가 아니여서 그런지 아님 장마철이여서 그런지 자갈밭인 마당 여기저기 풀들이 나있고

차는 두대만 주차되어 있었다

물소리 새소리 들리는 숙소엔 우리 식구뿐이였다

저녁을 먹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고 공기는 후덕지근하여 흐르는 계곡물에 발이라도 담그려고

짐을 풀고 슬슬 나가보니 벌써 손주들과 사위는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고

딸은 물이 차서 춥다면서도 노는 지 자식들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아들과 개 엄마가 된 며느리도 계곡에서 물총싸움 하며 어린아이처럼 놀고 있었다

나도 계곡으로 내려갔다

덕유산 등산은 여러번 다녀왔어도 구천동 계곡을 처음이다

청명한 파란 하늘아래 초록숲이 우거진 청정계곡이였다

마구잡이로 놓인 바윗돌들이 삐죽삐죽 헛발이라도 딛으면 넘어지기 십상인 계곡 아래로 흘러내리는 물은

그닥 깊지 않아도 유속이 제법 빨라 물속에 들어가긴 위험할것 같아 난 발만 담그고 앉아 있었는데

한참 물총싸움에 신이 난 남편이 바닥의 미끄런 바윗돌을 밟았는지 물속으로 풍덩 넘어졌다 일어난다

그러길래 늙은 삭신은 조심 또 조심해야하는걸,칠십이 넘은 남편은 젊을때만 생각하고 나이를 잊고 지내는 사람이다

크게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인데 이박삼일내내 한쪽 엉덩이가 아파 바로 앉지 못했다

저녁밥을 준비해야 할텐데 아들 며느리는 밥 걱정하지말고 쉬었다 부르면 나오라는 성화로 우리는 방으로 들어왔건만

휴계소에서 먹은 점심이 부실하고 집에서 저녁 먹을때가 되어서 그런지 허기에 손도 떨리는거 같아

빵 한개를 얻어 먹고 기다렸다

내가 먹을것은 내 손으로 준비해야 직성이 풀리는것도 병인가 

닭백숙을 끓인다는 아들 며느리가 못내 믿어지지 않았지만 꾹 참고 기다렸다가 푹삶아진 닭고기를 뜯어 먹었다

닭 뱃속에 넣을 찹쌀은 따로 죽을 끓이고 있었다

이리 끓였든 저리 끓였든 맛있는 저녁식사였다

김서방 퇴근후 출발한 지혜네는 저녁 일곱시나 되어 도착했다

거의 이삿짐 수준으로 많은 짐을 싣고 왔는데

어제 밤에 코스트코에서 장보기했다는 먹을거리를 엄청나게 싸들고 왔다

어느새 열한명으로 늘어난 대 식구가 되다보니 한끼 먹는게 보통일은 아닌게 되었다

오랫만에 타지에서 모두 모이자 자식들도 아이들도 즐거워 보인다

아파트에서 뛰지 말라던 내 목소리도 쏙 들어갔으니 역시 아이들은 뛰어야 쑥쑥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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