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집회

2024. 12. 17. 15:36산문

일시-2024년 12월14일 토요일

오후 네시면 결판이 나리라

단단히 겨울 차비를 하고 탄핵 집회를 한다는 여의도로 향했다

전철에서부터 사람들의 분위기가 달랐다

여의도가 가까워지자 전철안이 점점 북적북적 사람들이 많아지고

드디어 여의도역에 내려서니 역사안은 인파와 소음으로 바글바글 웅성웅성 어질거린다

바깥 날씨가 춥고 바람마저 분다니 화장실 들러 거위털 옷으로 입고 나가야는데

화장실이 문제다 오줌 한번 누겠다고 기다리는 사람들 줄이 끝간데 없이 늘어져 있다

십년전 로마의 바티칸 성당이 떠올랐다

하필 로마 여행이 부활절과 겹쳐 성당 진입까지 빙글빙글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화장실 한번 가려면 또 긴줄

구십도로 돌아 지는 줄 끝에 나도 서서 기다리다 그래도 빠르게 볼일을 보고 나왔다

많은 사람들속에 파묻혀 밖으로 나가는것도 고역이라 안내원들의 목소리도 긴장한듯 너무 컸다

덩달아 잠잠하던 내 귀도 벌렁벌렁 울리며 어질병이 도질라고 한다

빨리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

간신히 지하에서 지상으로 빠져나오자 살것 같다

확성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호와 노래소리에 발걸음도 빨라지나 빠르게 갈수가 없다

워낙 사람들이 몰려나와서

경찰들의 안내지도가 없다면 길거리가 엉망진창 차와 사람이 뒤엉켜 사고로 이어질수도 있겠다

이태원 사고가 생각났다

젊은이들이 많다는 소문처럼 이번 집회 참가자는 늙은이보다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촛불 대신 색색의 조명등을 들고 축제처럼 노래하고 춤추며 그들의 열망을 담은 에너지를 느끼며

지금은 탄핵의 시간으로 위태위태하지만 대한민국의 희망이 보였다

희망이란 때론 싸워야 얻어낼수 있다

새가 알에서 나오려고 싸우는것처럼,

12,3 비상계엄 발동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위험 정치로 그날 오후 대통령 탄핵은 가결되었다

이후 헌재의 시간으로 돌아간 정치권은 연말에도 새해에도 시끄럽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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