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21. 14:21ㆍ독후감
저자-김훈
초판되어 구입한지가 벌써 십여년이 지난 책이라 책장을 넘기니 누렇다
오래전에 읽었던 기억이 가물가물 뒷편으로 갈수록 검은섬인 흑산의 이야기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저자의 소설은 주로 역사적인 사실에 빗대어 쓰여진 민초들의 이야기가 많은데
이 소설 역시 조선 후기 대왕대비 정순왕후가 천주교 신자들을 역적으로 몰며 색출 처벌하라는 금교령이 내려진
이름바 신유박해때일이다
천주교 박해때 겪었던 교인들,배교하고 살아난 정약전과 정약용과 달리 동생 약종과 처조카 황사영은 능지처참하게
죽임을 당한다
특히 흑산도로 유배당해 그곳에서 죽었던 주인공인 정약전과 섬에서 만난 창대 그리고
순매와의 살림살이 사실에 허구를 가미한 소설로
약전은 무서운 검은섬 흑산대신 자산으로 이름을 바꾸어 살며 바다에 사는 물고기를 글로 옮긴
자산어보를 지어낸다
원래 흑산은 동백숲과 소나무숲이 많아 폭양속에 힘이 뻦치며 검게 빛났다 한다
해안 단애가 섬을 빙 둘러 막았고 파도가 사나운 날 멀리가는 배들은 흑산에 접안하지 못할 정도로
원양으로 가는 배들은 흑산이 마지막섬이고 하얀 바다와 잇닿는 검은 바다의 섬이라 한다
무서운 유배지다
희미하지만 빛이 느껴지는 자산으로 바꾸고 자산의 물고기의 종류와 생김새 사는꼴을 글로 적었냈다
한편 황사영이 베론의 토굴안에서 북경 주교에서 보낼 비단 일만삼천삼백여자의 서신을 쓰며 이미
붙잡힌 마노리를 기다리는 심정은 애간장이 탔다
"새벽이 오고 있었다
빛이 어둠의 가장자리에 스몄고 바랜 별들이 멀리 불려가고 있었다
박달재를 넘어서 제천 읍내를 지나서 꼬불꼬불 산길로 걸어서 다가오는 마노리의 환영이 떠올랐다"
황사영의 머리를 대나무 삼각대에 매달려 효수되었고
유배중인 약전은 황사영의 죽음을 한참후에 알았다
"현세의 공간과 관련이 없는 곳에서
시간의 흔적이 묻어나지 않는 허공에 사영은 살아 있는것 같았다"
당시 사학죄인을
하늘의 백성이라면서 땅위에 모숨을 부지하고 살며 땅위에 세워진 인륜을 하찮게
여기는 족속들이라 명했다
하늘도 땅도 안심할수 없어 무엇이라도 의지하고픈 나약한 시대가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