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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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
"장례식 하지마라, 평소 입던 무명옷을 입혀라. 관 짜지 마라. 내가 살던 강원도 오두막에 대나무로 만든 평상이 있다. 그위에 내몸을 올리고 다비해라. 사리도 찾지마라.탑도 비도 세우지 마라. 그리고 재는 평소 가꾸던 오두막 뜰의 꽃밭에 다 뿌려라."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
2010.03.15 -
봄눈
춘래불사춘. 입춘 우수 경칩이 지나고 섬진강변에는 매화꽃이 만발한 춘삼월이 무색하게시리 간밤에 내린눈은 카드속으로 도심을 밀어넣었다. 원없이 눈구경을 한 지난 추운겨울을 봄이오는 소리에 잠시 느낀다. 아마도 마지막이 될듯한 흰눈은 금방 사라질테고 나른한 온몸으로 봄을 맞이할것이다...
2010.03.10 -
광장시장
명절전 광장시장은 부산했다. 카메라가 내맘처럼 심란한지 영 신통치 않다. 내가 있어야할곳에 있지 않는 맘이 먹고 사는게 더 중요한 사람들의 몸들속에 섞인나도 그들처럼 몸도 맘도 같아진다. 외국관광객과 제수용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그믐날도 그냥보낼수 없는 술아저씨들도 많다. 얼..
2010.03.01 -
청계천
연말에 왔어야 화려한 불꽃트리를 구경할텐데 쉽지 않은 나들이가 사는게 뭔지 참,그게 잘안된다. 아직 남아있는 불꺼진 트리에는 새해소망을 실은 카드들이 어디선가에 있는 주인이 잘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휴일 청계천변은 오고가는 사람이 많았다. 서울이 조선의 구정물이 ..
2010.01.31 -
광화문
오늘이 백호해의 첫달을 보내는 마지막인걸 아는양 찌뿌등한 하늘은 온통 심술을 부린다. 뿌연 연무에 어쩌다 한번 들이미는 태양도 도망가버리고 아침 먹고 동물농장 끝나고 한숨자고, 점심먹고 나서도 아직 하루가 한참이다. 바람이나 쏘일겸,지난해 여름부터 개장된 광화문 광장에 나들이 삼아 마..
2010.01.31 -
공원의 가을
마음이 번잡하고 몸이 게을러서 가까운 공원에 나와 단풍사진 찍을 엄두를 못내고 가을을 거의 다 보내고 말았다. 한가로운 오후 공원에는 유독 유모차를 끄는 젊은 부부가 많았다. 이제 유모차도 업어줄 아이도 없는 우리는 뒷짐지는 행동이 많아지는 나이들어가는 부부다. 나뭇잎도 영양실조 걸린..
2009.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