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로 벚꽃
2009. 4. 12. 18:04ㆍ나의시
코끝으로 전해지는 봄바람이 포근합니다.
봄아지랑이가 녹아들어 꽃들이 상춘객을 부릅니다.
아침이슬을 머금고 꽃망울을 터트린 벚꽃이 활짝 피었다고 합니다.
바람결이 살짝만 스쳐도 흩어져 떠도는 꽃잎을 바라보며 환호합니다.
그리고 붙잡아 보려합니다.
잡힐듯 하면서 사라지는 벚꽃잎들은 비웃듯 도망칩니다.
다리심없는 중년, 반백노인들은 낮에,
사랑을 만드는 젊은 연인들은 밤에,
윤중로 사람들은 불그스레한 얼굴로 물들었습니다.
국회를 빙둘러쳐 혼을 빼내는 저 배어난 미인이
"네 이름이 사쿠라 이더냐?"
행여 연분홍 향기에 취해,
종묘사직에 동물을 가두고 사쿠라를 심어
놀이공원으로 만들었던 슬픈역사를 잊지 맙시다.
행여 연분홍 빛에 눈이 멀어.
끊어질듯 이어진 민족의 질곡된 삶을 잊을까 염려됩니다.
아! 그래도 꽃은 이쁩니다.
피고 지고 너무 짧아,
내일이면 꽃비가 꽃눈이 오겠군요.
2009년 4월 11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