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3 4 5 6차 후기 1

2016. 9. 13. 14:12백두대간

 

일시-2016년 9월10일 토요일 흐림

장소-백두대간 북암령 구간 남진

코스-오색버스 주차장-안터교-민박촌-오색 삼거리-단목령(855.5m)-북암령-1018봉-943봉-900.2봉

    -조침령

     백두대간 14.1km+접속구간 6.7km=20.8km를 8시간 걸림

 

 


 

얼떨결에 백두대간길에 합류한지가 벌써 두해가 지났다

처음부터 맘먹고 시작하였다면 일회차부터 차근차근 길을 밟아 나아 갔을것을

살다보면 생각도 안한일이 현실에 맞닥뜨리게 되는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듯이

눈 구경 한답시고 따라 나섰다가 이리 오래 이어 나가리라고는 상상도 안한일이 벌어져

대간타는 여자가 되고 말았다

들어선 길이면 길이기 때문에 바르게 걸어야 한다는 말마따나 이제는 빼도 박고 못하고

완주하는 일만 남아 언제쯤이나 빠진 구간을 할수는 있을런지 한다면

매번 쫓기듯 뒤쫓아가는 산행에서 벗어날수는 있을런지 앞으로 남은 빼곡한 일정을 비껴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셋이서 구월이 되어서도 여름을 벗어나지 못한 날씨에 맞게 

여름과 가을 등산장비를 단단히 하고 이박삼일 집을 떠났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아침 일곱시차를 탔다

인제가면 언제오냐 원통해서 못 살겠다던 인제를 지난 버스는 한계령에서 한무더기의 등산객을 내려주고

고불고불 이어지는 강원도 산길을 레이싱하듯 달렸다

안전벨트가 없었다면 옆좌석으로 이동했다 내좌석으로 돌아오는 기이한 행동을 보일만치

기사의 배테랑급 운전실력은 놀라웠다

용소폭포 매표소를 지나고 오색매표소에서 하차했다

오색 온천수로 유명한 오색답게 노천족탕이 설치되어 있어 등산객 몇이서 발을 담그고 있었다

약수의 상징이었던 오색약수는 오색석사의 승려가 처음 발견하였다고 한다

지금의 성국사는 옛날 오색석사터에 새로 지은 절집이다

화장실 들러 등산 차비를 마치고 원터교 다리를 건너 민박촌을 지나서 숲길로 들어갔다

능선으로 오르는 오르막을 찾다가 그만 처음부터 알바를 하다니

이박삼일 고생문이 열리는 길인가보다

이리저리 길이 아닌곳을 헤매다 가까스로 올라선 숲 오르막길을 찾느라

맨뒤에서 따라오던 아들은 고사목을 넘다가 벌집을 건드렸는지 괴성을 지르며 도망치다

그만 벌에 쏘이고 말았다

아들내미는 방망이로 얻어 맞은듯이 아프단다

오금자리와 종아리 허벅지 그리고 배와 등 모두 일곱방의 벌침을 맞고

정신이 반쯤 나간 놀란상태로 능선줄기를 빠르게 올라와 물파스와 연고로

응급조치를 하고 한숨 돌렸다

아직 백두대간길은 시작도 아니 했건만 큰일을 당해 벌레퇴치제로 앞뒤로 뿌리면서 걸어도

된통 혼줄이 난 아들은 날라 다니는것만 봐도 기겁을 하고 땀을 뻘뻘 흘린다

천천히 오르막을 올라서 드디어 산행시작 두시간여만에 백두대간길로 들어서는

오색삼거리에 다달았다

지난해 오월 한계령에서 올라와 거대한 완두콩같은 정상석이 인상깊었던 1424.2m의 점봉산을 찍고

오색삼거리를 거쳐 오색 매표소로 하산 하고 며칠을 끙끙 앓았던 기억이 난다

봄은 계절에서 없어진 계절인가 싶도록 작년에도 오월이 여름처럼 더웠다

이제 봄과 가을은 왔나 싶으면 여름이고 겨울이라 눈치없이 살다가는 계절도 잊은채

살아가기 싶상이다

봉침을 맞고 긴장하며 걷고 있는 아들 머리위로 이번에는 도토리 하나가 툭 떨어진다

죽비로 얻어맞은듯 또 놀라는 아들은 오늘 제대로 혼이 나고 있다

점봉산까지 2.1km 단목령까지는 4.1km 오색리까지는 3.0km 이정표가 있는

오색삼거리에서부터는 한계령에서 단목령까지 출입금지구역의 일부분으로

원시림을 보호 안내판이 군데군데 있다

오르락 내리락 거려도 편한 마루금으로 이어져 쉽게 넓은 공터의 해발 855m의

단목령 지킴터까지 왔다

출임금지 구역을 지나는동안 약초꾼인듯 두명이서 우리를 보고 숨고 우리는 우리대로

놀래서 살금살금 걸어왔더니 출입금지 구역인 지킴터에는 아무도 없다

덕분에 지킴터 의자에 편안히 앉아 점심을 먹었다

단목령은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서 양양군 서면 오가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북쪽으로 난 오른쪽길로 내려가면 한시간이면 오색초등학교로 내려갈수가 있고

단목령에서 왼쪽은 북암령에서 내려오는길이 삼거리에서 만나며 진동리로 이어진다

점심과 휴식을 이십여분한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완만한 오르막을 오른다

875봉과 북암령까지는 키가큰 원시림과 떡갈나무 상수리 나무의 낙엽송이 많았다

질척한 습한지대에는 떨어진 도토리가 발에 치여 걸어다니기도 미끌거린다

멧돼지들은 너무나 흔해빠진 도토리는 안 먹고 지렁이와 두더지를 잡아 단백질을 보충한다고

밭갈이 작업한 흔적들이 많았다

도토리의 옛말은 돝애밤으로 돼지를 뜻하는 돝이 붙어 돼지가 먹는 밤이란 뜻이다

상수리 나무와 굴참 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그리고 졸참나무

모두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로 이십년이 지나야 비로소 열매를 맺기 시작한

이중 도토리가 가장 맛있다는 졸참나무는 꿀밤나무라고 불리며

항균작용으로 떡을 상하지 않게 하는 떡갈나무

수피를 잘라내어 굴피집 지붕으로 사용할수 있는 굴참나무와

신발 깔창으로 대면 좋다는 신갈나무

임금님 수라상에 올린 도토리 묵을 쑨다는 상수리 나무와 

가을 단풍이 돋보여 가을인 갈참이름을 얻은 나무가 있다 

천지가 시글시글한 도토리를 주어다 도토리묵 쑤어 먹으면 좋겠고만

숲에 있는 도토리는 산에 사는 얘들에게 양보해야지 주어서 무겁게 들고 간다하더라도

말렸다 껍질 벗겨야 되고 다시 빻아서 죽 쑤기가 보통 복잡한일이 아니여서

먹고 싶으면 사먹는것이 빠르겠다

뿌연 안개와 습기로 어두침침한 북암령에 도달했다

북암령 이정표에는 단목령 2.9km 북암리 2.5km 해발 940m로 적혀 있다

산림유전자 보호림 구역인 대간길은 길게 올라 1018봉에 올랐다

백두대간의 찬바람에 순응하면서 묵묵히 뿌리 내리고 있는 소중한 생태자원인

물푸레 나무는 질기고 힘이 좋아 도리깨나 운동 기구 악기재료등에 쓰이는 

물푸레나무 군락지를 지난다

가지를 꺽어 물속에 넣으면 물이 푸르게 만드는 나무란다

등로 따라 멧돼지들의 행적으로 금방이라도 멧돼지가 떼로 몰려올것 같아

멧돼지가 나오면 나무에 숨어야 하나 배낭에 달고온 호루라기를 불어야 하나 고민하면서

발걸음은 빨라졌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가라 끊임없이 걸어도 수풀이 우거진 오늘의 대간길에서는

아무런 조망이 없다

드러누운 고사목으로 몇번을 나무위로 넘어가고 앉아 쉬었다 갔다

1138봉과 1110봉을 지나고 양수 발전소 갈림길을 지나

저수지내에 출입금지라는 양수 발전소 경고판이 나온다

진동리 양수 발전소는 한국전력이 인제군 기린면 점봉산의 백두대간이 돌아가는 서쪽 안부의 상부댐을

양양군 서면 영덕리 남대천 상류 후천에 하부댐을 축조했다

상부에는 국내 최고의 보호식물과 삵 수달등 천연기념물과 하부에는

연어의 회귀천인 일급수 하천이 흐른다

오르다 내리다 평지길이 나오면 어김없이 멧돼지길이 나오고

철쭉 군락지를 지나 잡목을 헤치고 900.2봉에 다달으면 북위 38도선을 넘은 이정표가 나온다

오늘의 백두대간길은 가히 멧돼지길이라 해도 무방할만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그들의 흔적이

생생했다

830봉을 내려서 잠시 올랐다 가파르게 내려서면 조침령 도로와 풍광이 조망되는

나무로 만들어진 전망대가 나오고 드디어 조침령 백두대간 표지석과 함께

자연을 보호하라는 방송이 울린다

다시 접속구간인 흙반 자갈반인 비포장 도로길을 1.5km 걸어내려오니 동물 이동통로가 보인다

대간길보다 초반의 접속길과 후반의 자갈길이 더 지치게 만든 하루가 서서히 지나고

미리 전화해둔 민박 주인장이 타고온 차로 이동하여 산아래 첫번째 집에 도착했다

툭 트인 빼어난 경관이 아름다운 집에는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주인장 부부와 함께 기거하는 방 하나를 빼앗은듯 노부부의 거처는 거실이고

같은 화장실에 노부부의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겸상까지 지친몸보다 맘이

불편한 하룻밤을 보냈다

 

갈참나무 숲

 

밀려오고 밀려드는 그윽한 산 마루가 있는

강원도 오지 산골 갈참나무 숲에는

아무로 모르는 나무의 세계가 있습니다

정수리로 떨어뜨려 머리를 깨우치고

세월 더께로 빚어낸 소리는 허공을 날립니다

떫디 떫은 알맹이가 부드러운 양식으로

저녁 밥상을 풍성하게 합니다

생명의 숲에는 갈참나무가 있습니다

 

2016년 9월 중순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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