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39차 백복령 상월산 구간

2018. 5. 2. 09:42백두대간


일시-2018년 5월1일 화요일 맑음

장소-백복령 상월산 구간 남진

코스-백복령(780m)-헬기장-원방재(730m)-상월산(970.3m)-이기령(810m)-잎새부람

       백두대간 10.1km+접속거리 6km=16.1km를 5시간 걸림




토요일 청계산 산행후 이틀 쉬고 다시 백두대간길에 나섰다

날씨는 점점 여름으로 치닫고 하늘은 높았다

토요 산행후 피로한 상태로 컴퓨터 앞에 앉아 이틀간 사진정리와 후기 작정하느라

몸은 가라앉고 편두통이 있는 상태였다

왕복 여덟시간이나 되는 거리를 버스로 이동하느라 속도 매스껍고 머리가 맑지가 않다

돈이 나오는것도 아니고 쌀이 나오는것도 아닌 운동하고 글 쓴다고

몸이 되레 망가질까 모르겠다

강원도 정선을 지나 꼬불꼬불 산길을 오른 버스가 백복령에 다달았다

어질거려 눈을 꼭감고 있다 버스를 탈출하다시피 빠져나오니 살것만 같다

정선지방의 삼베와 곡식이 동해안으로 넘어가고 동해의 해산물이 정선지방으로 넘어왔던

고갯길인 백복령 고개는 해발고도 780m로 많이 높다

숲으로 들어서니 벌써 연두빛 잎새들이 제법 나풀거리며 산객들을 맞이한다

꽃구경할 봄인가 싶었더니 여름날씨로 접어들어 간절기 등산복도 필요없게 생겼다

완경사와 약간 가파른 오르막과 완만하게 내려서기를 반복하며

산죽길과 아직 지지않은 얼레지를 만나고 큰개별꽃과 연리갈퀴 족도리풀을 만났다

부드러워지고 뜨듯해진 흙사이를 뚫고 야생화들이 많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4.9km거리를 이백여미터의 고도를 올려 1022봉의 헬기장이 나온다

산행시작 두시간만에 점심을 헬기장에서 먹고 몇일전 얼려준 냉동과일은 꺼내 먹으려니

어느새 다 녹아 곤죽이 되어 먹을수가 없다

블랙야크 마운틴북 백대명산 에코를 인증하고 다시 걷는다

크지 않은 암릉과 흙길로 이루어진 마루금에는 지지 않은 진달래꽃이 마지막 봄을 보내고 있어

꽃을 사진기에 아웃포커스로 담아내려고 몇번을 시도하면서 임도가 있는 원방재로 내려왔다

원방재는 헬기장에서 2.2km 떨어진곳에 있다

원방재에서 백두대간길은 상월산 방향으로 나무계단을 올라서 능선에 닿았다

한낮의 햇살을 받은 나무이파리가 기름을 칠한듯 반질거리고 햇볕이 내리쬐는 내머리에도

열기가 후끈 달아올라 모자를 뒤집어 쓸수가 없다

바지를 둘둘 몰아 올리고 모자를 벗어버려도 몸이 덥다

싱그러운 오월에 덥다하면 칠팔월은 어떻게 산행을 해야되나 벌서부터 걱정이 앞선다

겨울과 여름만 존재하는거 같아 산행에서는 추위와 더위와의 싸움이다

오늘 구간이 짧기도 짧거니와 바위도 없는 소위 보너스구간임에도 축축 쳐지면서 걷고 있다

쉽다고 했던 구간에도 한번도 쉬운구간은 없었던걸로 기억된다

할때마다 고통을 견뎌내야 했던 대간길이다

아마도 우리삶이 기쁨보다는 고통을 견뎌내는 시간이 맞지 않을까 한다

상월산으로 가는 마루금에는 전망터인 바위와 소나무가 아름다운곳이 몇군데 있다

사진 찍기에는 좋은 장소이나 빛이 제대로 비춰지지 않은 역광이라

내 사진실력으로는 좋은 작품을 못건졌다

이어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서 970.3m의 상월산 표지석이 있는 소나무에 다달았다

일명 가짜 상월산 정상이다

부산 낙동산악회에서 붙여놓은 표지석으로 보니 아마도 상월산 가까이 와서는

더이상 힘들고 가기 싫어 정상 표지석을 달아놓았고 하산했는지도 모르겠다

진짜 헬기장이 있는 상월산 정상까지 한참을 내렸다 다시 올라서야 진짜 상월산 정상이다

정상석이 없고 표지판만 간단히 서 있는곳이다

이기령까지 내려오면 오늘 백두대간길은 마치게 된다

맑은 공기와 청정한 산에서 난 쑥과 다래순을 한줌 뜯어 이기령 아래로 가파르게 내려왔다

이새부람부터는 식당 자가용으로 내려와 닭도리탕을 먹고 귀가했다

일찍 하산했어도 서울에 돌아오니 한밤중이다

몹시 피로한 상태라 빨리 눕고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