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19일 목요일 맑음

2018. 7. 20. 14:26여행


전날 헝가리 시각으로 새벽네시반에 집을 나서 우리는 한국시각으로

다음날 오전 일곱시 삼십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대합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한반도의 열기가 온몸으로 훅 밀려온다

덥다덥다 하여도 아침부터 후덕지근한 습기가 몸을 휘감고 지나고 더운 훈짐이

내몸에서도 나는거 같다

헝가리 이스트 공항에서부터 조짐이 있던 편두통은 공항에서 한알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환승하여 비행기안에서 또 한알 두알을 먹었는데도 편치가 않다

무언가 내 뇌속에서 빠져나간듯 텅빈 느낌이며서 송곳으로 한두군데를 찌르는듯한 통증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편두통이 얼마나 지독한지를 모를것이다

다행이 인천공항에서 오래걸리지 않고 곧바로 리무진 버스가 있었다

인천대교를 건너고 서울로 들어선 버스는 올림픽대로로 들어서는 순간 체증이다

더위에 밀려오는 차량들 휴가철이다

버스전용차로가 없었다면 두시간도 더 걸릴 집까지 거리를 한시간 삼십분만에 와서 내렸다

후근달아오른 열기로 아스팔트가 녹을거 같다

트렁크 바뀌가 열에 미쳐버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집에 왔다

이제야 살거 같다 샤워하고 그대로 눕고 싶었는데 남편은 가방속 물건들은 모두 꺼낸다

치워놓고 쉬어야 개운하다고

예전에 내가 가지던 마인드를 이제는 남편이 가지고 있다



초록이 싱싱한 봄날 집을 떠나 육십사일만에 돌아와보니

한반도가 불덩이처럼 이글거려 녹아 내릴거 같다

돌아오기전 이틀전부터 밥 먹다가도 화장실가서도 두나강가에서도

울었다

안 울고 싶은데 그냥 눈물이 나온다

이별당부를 하면서도 저도 울고 나도 울고 아빠도 울었다

그러길래 멀리까지 와서 살게 뭐람,

마지막으로 김치 여섯포기를 담그었다

그리고 우린 또 다시

여명이 트기도 전 푸르스름한 하늘아래 어두침침한 문옆에서 이별을 해야했다

눈을 마주치고 길게 배웅했다가는 현관문을 나가지 못할거 같아서

정작 헤어지는 새벽녘에는 잘 살아라,라는 짧은 한마디만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못했다

동네를 빠져 나오며 몇백년의 세월을 산 나무들과도 이별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이 젖어

환하게 밝지 않은 새벽이라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몰랐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두달여 기간동안 난 매일 일기를 쓰고 그녀에게 세번의 메일을 보냈다

그녀는 짧고 단정한 소식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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