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차 빼재에서 덕산재까지

2019. 1. 30. 10:33백두대간


일시-2019년 1월29일 화요일 맑음

장소-백두대간 삼봉산 삼도봉 대덕산 구간 북진

코스-빼재(930m)-수정봉-된새미기재-호절골재-삼봉산(1254m)-갈림길-소사고개-삼도봉(1250m,초점산)

      -대덕산(1290m)-얼음골 약수터-덕산재(644m)

        빼재 진입 얼은 아스팔트 도로 2km+백두대간길 14.6km=16.6km를 7시간 10분걸림


일행을 태운 버스는 전북 무주로 들어섰다

727번 국도가 지나는 빼재로 올라가는 도중에

응달진 도로에 녹지 않은 눈으로 버스가 더이상 오를수 없게 바리케이트가 쳐 있다

빼재를 코앞에 두고 미리 내려 이킬로 아스팔트도로를 걸어 빼재에 다달았다


사냥꾼과 도적들이 잡아먹은 동물뼈가 얼마나 많았으면 고개 이름도 빼재다

도로가에 놓인 정상석은 빼어날 수자를 써서 수령이라고 적여 있다

지금은 바람도 쉬어 넘는다는 새로운 고개라는 뜻으로 신풍령이라고도 불린다

덕유산 구간은 건너뛰어서 철쭉피는 봄에 진행할 예정이다

덕유산을 뒤로 한 오늘의 대간길 걷기 일정은 수정봉 삼봉산 삼도봉 대덕산 큰봉우리

네개를 넘어 덕산재까지 이어가는 코스로 체력과 지구력이 필요한곳이다

대간 마루금으로 올라서 해발고도 1050m의 수정봉을 지난다

한해중에서도 겨울의 한가운데인 일월의 끝자락이 봄날처럼 포근하다

지난주에 발열내의를 입고 극기체험을 한탓에 오늘은 내복을 벗은채 왔더니

그나마 나은편이다

겨울 바람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바람 한점이 없다

햇볕도 따뜻하게 내리쬔다

땅이 몽글몽글 헐거워지고 있어 땅 아래에서는 벌써 봄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가보다

잎 떨어진 잡목과 꽃 떨어진 억새밭을 지나 된새기미재로 내려왔다 올라 다시

헬기장이 있는 호절골재로 내려선다

대간길은 전북과 경남의 경계를 걷는다

백오십여년전 해인사의 여신도가 백일기도긑에 점지 받았다는 자리에 세워진 암자인

금봉암을 우측에 두고 대간길은 천미터의 능선길로 이어진다

호절골에서 금봉암까지는 십오분이면 갈수 있다

암릉과 흙길을 번가라 걸어 삼봉산 정상이다

경남 거창에서 세웠다는 삼봉산의 정상석에는 세개의 사과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

산경표에는 여기서부터 무룡산인 봉황산까지를 덕유산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멀리 덕유산이 조망된다

파란 하늘과 잿빛 산너울이 춤을 춘다

오두재로 하산길인 갈림길을 주의하고 소사고개로 하산했다

소사고개는 해발고도가 690m로 무려 육백여미터의 고도를 내려서야 한다

무풍에서 거창으로 넘어가는 도로위에 동물 이동통로로 대간길은 이어진다

소사고개에서 인증을 하러 도로까지 내려갔다 다시 능선위로 올라섰다

여러개의 묘지들을 지나고 대간 마루금은 다시 마을 언덕길과

마을의 넓은 개간지인 밭둑을 지난다

채소밭은 모두 갈아업어 벌써 봄 농사를 준비하는듯 깨끗하다

고랭지 채소밭을 일구는듯 산 곳곳에 잘려진 나무들이 누워있다

이어 대간길은 산길로 들어 삼도봉으로 오른다

걸어온 대간길을 뒤돌아보면 부드럽고 둥그런 산 언덕이 이어진다

파란 하늘아래 휑하게 떨어져 버린 억새꽃이 유난히 반짝인다

햇빛이 눈부셔 저절로 눈이 찡그려지고 있다

억새밭 고랑을 지나고 고도는 점점 올라간다

경상도 방향인 수도산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수도지맥의 갈림길을 지나고

이어 삼도봉이다

많이 지쳤다

얻은 귤 두개와 집에서 부터 가지고온 레드향과 양갱 한개를 먹고

수시로 마신 오렌지 쥬스도 바닥이 보인다

산행시간 다섯시간이 지나가고 다리는 무겁고 머리도 띵하다

모자를 벗고 바지를 걷어 올려도 햇볕드는 오르막에서는 덥다

겨울인데도 체온조절이 어려운 산행이여서 내복을 입고 왔으면

떠 죽을뻔했다

초점산이라고도 불리는 삼도봉은 해발고도 1248m나 된다

전북 무주와 경남 거창 경북 김천의 삼도가 꼭지점처럼 만나는 도계를 이루는 곳이다

남한의 대간길에는 세개의 삼도봉이 있는데 지리산에 이어 이곳이 두번째이다

삼도봉에서는 대덕산까지는 부드러운 능선이다

근처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와 명예를 주었다 하여 대덕산이으로 불리어 지기 시작했다는

대덕산 정상은 넓고 평평한 흙으로 쉬기에도 좋다

동쪽으로 흐르는 수도산과 가야산이 서쪽으로는 덕유산 남으로는 걸어온 삼봉산이

북으로는 가야할 삼도봉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있다

대덕산은 명종때 예언가인 남사고가 말한거 처럼 무주군 무풍을 무릉 도원십승지라 하여

국난이나 천재지변이 생기면 이주해온 사람이 많다한다

산아래 계곡에 흐르는 물은 금강의 최상류 발원지이고 동쪽의 방아골 얼음폭포는 낙동강의 발원지이다

오늘의 오르막은 여기까지이고 이제 하산길만 남았다

다시 육백미터의 고도를 내려야 하는길이고 가팔라 조심 조심해야 한다

풀었던 아이젠을 다시 차고 심기를 집중했다

한발한발 내딛을 때마다 긴장이다

얼음과 눈은 버무려지고 길은 울퉁불퉁 바위와 절벽길로 이어졌다

밧줄도 놓여 있다

어느새 일행들은 모두 쏜살같이 내려가버리고 내뒤를 쫓는 세명의 사람만이 남았을 뿐이다

사십여명이 함께 출발했어도 흩어져 버린 산꾼들을 산속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아

항상 우리둘뿐이다

고요한 산속에서 홀로 남아 걷는다면 보통의 강심장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산에서는 빨리 해가 떨어져 그리 늦은 시각도 아니거늘 벌써 해가 힘이 없어지고 있다

얼음골 약수터를 지났다

물은 얼어 붙었다

하산길이라고 해서 계속 하산만 이어지는것은 아니여서 항상 여러개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면서 하산이다

이번에도 북으로 봉우리를 넘어가고 다시 살짝 오른쪽으로 비켜서면서 점점 고도가 내려간다

덕산재 마을과 도로가 보이면서도 한참이나 걸려서 내려섰다

해발고도 1290m의 대덕산에서 해발고도 644m의 덕산재까지 육백여미터의 고도가

진짜 길어 무릎이 뻐근하고 욱씬거린다

30번국도가 지나는 덕산재에는 사람키보다 세배나 큰 정상석이 우뚝 서서 기다린다

힘든 산행을 마치고 무사하게 내려온것을 감사하게 여기며 귀경했다

집나오면 개고생이라더니 몹시 피로한 귀경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