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17. 12:01ㆍTMB
일시-2019년 7월5일 금요일 맑음
코스-Gite Charamillon-1.2km-Co lde Balme(2191m)-2.5km-Col des Posettes-(1997m)-1.2km-Aig des Posettes(2201m)
-3.3km-Le tour 버스정류장에서 2번 버스-Les Praz에서 하차-3km도보행진-La Frasse의 플뢰르 데 네이즈호텔
TMB거리 8.5km+접속거리 3km=11.5km를 4시간 30분 걸림
사라미옹 산장에서 뚜르 마을로 바로 하산할수있는길이 있으나 우린
어제 저녁 바람이 거세게 불어쳤던 발므 고개로 다시 올랐다
젊은 산장 여주인장에게 친절한 대접을 받고 나온탓에 기분이 한층 좋아지는 아침이다
겨울이면 스키 리프트가 올라가겠지만 초여름 푸른 초원지대는 올라가고 내려오는 사람도 없이
방금 나온 태양과 새벽 이슬을 머금은 초지와 작은꽃들이 무성했다
사람 발길이 닿는 곳마다 몸을 털어 건강미를 뽐내는 풀들이 첫아침을 맞이하고
나는 풀사이로 지그재그 올라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 표지석이 있는 발므고갯마루에 섰다
스위스와 프랑스의 갈림길인 발므고개가 어제는 그리 멀고 춥더니
오늘은 온화한 빛이 내리쬐고 두명의 산객들이 산장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여러가지 공사장비와 목재들이 놓여져 있는 발므산장 뒤편 언덕으로 내려갔다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단장되면 아마도 여러갈래길이 이어져 있는 발므산장은
프랑스와 스위스를 넘나드는 산객들로 인기가 많을것이다
스위스 땅으로 접어들어 서쪽으로 발므 언덕을 횡단하여 고개를 넘은지 삼십여분만에
포제트 고개가 나온다
해발고도 2191m 아직은 그리 덥지 않는 오전이라 속도를 내서 좀더 올라가면
포제트봉에 선다
포제트 고개 넘어 언덕길에는 우리의 민들레꽃 같은 진 노랑색의 트롤르 야생꽃들이 꽃밭을 이루고 있고
가는 발길을 잡는다
해발고도 2201m의 봉우리에서는 몽블랑 산군들이 점점 가까워지고 이어 하산길은
바위가 잘라진듯 넓적한 돌들 사이길과 자갈길이 한동안 이어지는 능선길을 걷다가
이내 완만한 능선길로 오르내린다
베르토네 산장을 지나 사팡고개를 넘으면서 점점 사라졌던 몽블랑을 다시 만나고
발므 언덕에서 발원한 아르브 하천이 샤모니 계곡을 따라 흐르는것을 볼수 있다
몽블랑 산군들이 파노라마로 스쳐 지나가게 되며 내일이면 TMB여정도 끝이 날것이다
뚜르 봉우리와 시원스런 뚜르 빙하벽을 마주한 마을로 내려오기로 하고
산길에서 곧바로 하산할수있는 뚜르 마을로 하산했다
2번 버스를 타고 숙소를 찾아가는데 너무 일찍 산행을 마친탓인지,초행길이라
무려 세정거장 전에서 내려 한낮 뙤얕볕을 고스란히 맞으며 걸었다
이천미터 이상 고산에서 땡볕을 맞는일이나 천사백여미터 평지 아스팔트길에서 땡볕을 맞는일이나
진배없어 고생길이 아닐수없다
TMB마을 고도가 보통 천미터 이상이고 이곳 뚜르마을은 1453m나 된다
간신히 호텔을 찾아 들어가 안내장 봉투를 열어 방에 들어가 찬물 샤워만 간단히 하고
짐은 호텔에 두고 나왔다
2번 버스를 타고 샤모니 슈드에서 하차하여 에귀디 미리 케이블카 매표소까지는 도보로 오분정도 걷는다
이미 유럽은 여름방학이라 가족들간 관광객들과 몽블랑의 빼어난 설산 산군을 보러온
전세계 관광객들로 만원이다
줄은 길었다
정상을 올라가려면 산 중턱에서 한번 갈아타 두번의 케이블카로 타고 이동하는데
입장료는 일인당 63유로다
입장권을 끊고도 두시간 삼십여분을 기다리는 동안 샤모니 도심으로 걸어가
수퍼에서 장을 보고 다시 돌아와 샌드위치를 사 먹고도 남는 시각이다
아마도 한국이였다면 구경은 포기가 쉬었을것이다
수업료를 지불하며 많이 인내하고 기다리는 연습을 했다
오후에 남는 시간을 쉴수도 있으나 이년전 안개로 흐려진채 정상을 밟아 맑은 하늘아래 우뚝선 빙하벽과
설산을 보기위해서다
많은 인파에 점점 내차례가 돌아오고 케이블카는 빙하벽을 앞에두고 서서히 그러나 갑자기 붕 떠 올랐다
빙하벽에 부딛칠것만 같은 공포감과 떠오르는 짜릿한 긴장감이 동시에 두는 순간이다
두 귀가 멍멍 잠시 귀를 막고 숨을 들이쉬고 드디어 정상이다
해발 3842m 케이블카가 오를수 있는곳까지 오르니 이곳에도 얼마난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다녀가는지
매표소에서도 보았던 한국말로 환영합니다 라는 글이 두번이나 적혀 있었다
버터와 치즈처럼 니글니글 꼬부랑거리는 말속에서 한국말이 간간히 들리면
무척 반갑듯이 우리글을 보니 감개 무량하다
집 떠나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빨리 한국말속에 파묻히고 싶다
설산을 바라보며 초원지대를 걷는것도 체력 딸려서 간신히 걷고 다녔는데
바로 아래 나래비로 서서 가파르고 위험한 설산을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가이드를 따라가는 전문 산악인들이란다
사계절 내내 만년설산이라고 자랑하던 위용의 사천미터의 산에도 눈은 군데군데 녹아들고
검은 바위벽들이 솟아나고 있었다
모레인지역이라고 빙하벽이 무너지고 가루가 되어 금방이라도 무너져 덥칠것 같은
검은산들이 위협적이기도 하였다
사람의 능력도 어디까지인가 정답이 없듯이 신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위력은 어디가 끝인가
가늠이 어려운 장관이다
에귀디미리 꼭대기에서도 여러명의 단체 한국 관광객을 만났다
부부동반인듯 정말 멋지게 차려 입었다
우리처럼 적응 안되는 땡볕에 화상입고 시꺼먼 몰골을 가진이는 없었다
산거지꼴을 하고 있는 우리 모습에 놀랐나 아님 어려운 배낭여행족으로 생각한듯
그들이 TMB정보를 물으면 친절하게 답할텐데 우릴 외면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민감한 한국사람들의 특징이 프랑스의 작은 산간마을 샤모니에서도
나타난다
허공에 두발을 딛고 서는 스텝 인 투더 보이드의 어드벤처 체험관인
2.5m의 작은 유리구조물인 서밋 테라스에 섰다
알프스 침봉들이 내 발 아래에 있다니 실로 믿기지 않는 광경이다
4317m의 그랑꽁방 4638m의 몽땅 로제 4208m의 그랑조라스 4807m의 몽블랑의 산들을
손에 잡힐듯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시원하다 못해 추워 거위털에 고어택스 잠바까지 겹쳐입고
한동안 말을 못 이룬다
그동안 땡볕과 더위로 고생한걸 생각하면 춥다는 생각은 하면 안되는건데
이세상에서 제일 간사한게 사람인 모양이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이 시러울때즈음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가려 했더니
내려가는것도 내맘대로 안된다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어디든 앉을곳만 나면 앉아 쉬어야 내일 일정을 마무리 할수 있다
간신히 앉을곳을 찾아 앉아만 있는다는걸 나도 모르게 삼십분도 더 깊게 잤나보다
우리 차례가 돌아오고 한참의 긴줄을 기다려 땅위로 내려왔더니 지글지글 탓던 햇빛이
점점 부드러워지고 있었다
일곱시가 넘어서야 호텔로 돌아와 아까 기다리다 샤모니에서 산 빵과 토마토 소시지를 잘라
샌드위치를 만들고 저녁식사를 마쳤다
이 호텔은 아침과 저녁이 없는대신에 가격은 81유로에 예약했다
호텔은 깨끗하고 이인실이라서 쉬기에 안성마춤이고 조용한 주택가에 있어 집처럼
아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