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3. 17:46ㆍ백두대간
일시-2020년 6월2일 화요일 맑음
장소-백두대간 함백산 구간 남진
코스-두문동재(싸리재 1268m)-은대봉(1442.3m)-중함백(1505m)-함백산(1572.9m)-만항재(1330m)-창옥봉(1238m)
-수리봉(1214m)-화방재(950m)
백두대간 12km를 4시간 걸림
올초에 이어 나갔어야할 화방재에서 두문동재 구간을 초여름이 되어서야 잇는다
함백산을 지나면 대간길은 피재에서 방향을 틀어 북으로 두타 청옥산을 향해 달려가고
남으로는 태백산과 구룡산을 거쳐 소백산으로 뻗어나가는 산줄기가 뒤따라오는 구간이다
북으로 달려가야 맞거늘 오늘은 거꾸로 방향을 돌려 남진이다
38번 지방국도가 지나는 일명 싸리재라고도 불리는 두문동재에 다달았다
지난달 폭우로 대간이 최소되어 한달만에 원정산행 버스를 탔더니
허리 다리가 배배 꼬이고 불편하여 잠도 안오고
세시간 넘게 마스크로 코와 입을 틀어 막고 버스타는것도 고역이다
버스에서 탈출하여 마스크를 벗으니 길에서 산골로 훅 지나가는 자연바람이 이리 고마울수가
해발고도 1268m의 두문동재 표지석 길 건너편 숲으로 들어서 은대봉으로 향한다
몇달 사이 새로 나온 잎들은 햇볕에 비춰 진한 연두빛을 더해가며 그늘막을 만들어갔다
이백여미터 고도를 올리는 일킬로 떨어진 은대봉까지는 쉬엄쉬엄 걸으려 해도
앞서가는 일행들은 따라가다보니 나도 모르게 숨이 차오른다
매봉산에서 금대봉으로 이어지는 산 너울이 너울너울 춤을 추는 초록 능선을
뒤돌아 보면서 오르다보니 어느새 이십여분 지나고 헬기장이 나오고 이어
은대봉이다
키 작은 낙엽송과 상수리 나무들로 둘러싸인 은대봉 정상은 해발고도 1442.3m의
높은곳에 위치 하여도 정상석은 작고 앙증맞게 생겼다
은대봉 정상을 뒤로 하고 태백선 열차가 지나는 정암터널위를 지난다
길은 함백산으로 향하는데 나무들은 주로 참나무가 많고
사이사이 산철쭉이 많이 피어 있었다
보통의 철쭉꽃 보다 연한 분홍빛이 많은 산철쭉은 투명하고 꽃 잎도 커서
더 이쁜데 오를수록 작은 키에 꽃색깔은 더 선명하게 진해졌다
함백산 사이에 중함백 표지목에서 인증샷을 날리고
다시 완만하게 오른다
오늘 걸어갈 길이 대간길중 하에 속하는 편안길이라서 걷기에는 아주 좋은편이다
더군다나 오늘처럼 많이 덥지 않은 기온에다 바람이 약간만 불어줘도
평지길을 경보하듯이 빨리 걸어내는 사람도 많다
같이 온 일행중에도 작은 배낭하나 달랑매고 레깅스 입고 마라톤화 신고
먼저 달려간 여자가 있었다
초입에서 그녀 뒷꼭지만 바라보고 산에서는 마주칠일이 없었으니
알길이 없지만 아마도 산악 마라톤을 하는 사람인갑다
뱁새가 황새 쫒아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도 있는데
제발 빨리 가고 싶어도 숨차서 못가겠고 행여 빠르게 달린다 해도
넘어져서 큰탈라면 못 움직일테니 오히려 손해가 될것이다
중함백을 지나 함백산까지 일킬로여 거리는 풍광이 좋아 경치 구경하느라
자꾸 발목을 잡는다
초록능선에 하나둘 검은 회색의 주목이 눈에 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은 살아 초록 죽어 회색으로
색으로도 자연빛을 더했다
드디어 남한에서 여섯번째로 높은 해발고도 1572.9m의 함백산이다
한라산 백록담이 1951m 지리산 천왕봉이 1915m 설악산 대청봉이 1708m
덕유산 향적봉이 1614m 계방산이 1577m 다음이 함백산이다
태백산 줄기인 중앙산맥에 속하는 함백산 정상에 서니
북으로 대덕산 서로는 백운산과 매봉산 서남쪽으로 장산 남쪽으로 태백산
동쪽으로 연화산과 백병산줄기로 사발팔방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산세가 장관이다
함백산은 산경표에는 대박산이라고 표기되었다
크고 밝은뫼는 뜻이다
또 삼국유사에는 불교의 수미산가 같은 묘범산이라고 적혀 있다
상함백산과 중함백산 하함백산이 산안에 있고
함백산 지하에는 석탄이 매장되어 있어 한때는 탄광이 성행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산 계곡물은 오염된 물이 흐르니 식수로는 사용하지 않는게 좋다
커다란 자연석이 멋대로 놓여있는 정상에는 첨성대와 비스무리하게 생긴 돌탑이 정상석뒤로 서 있고
주변에는 통신 송전시설탑이 설치되어 있다
정상에서 한참동안 사진놀이하느라 시간을 지체하고
빵한개로 점심을 떼웠다
한때는 가지가지로 싸온 반찬과 밥을 부러워했는데 이제는 간편하고 빨리 먹을수있는
빵 한개면 충분하다
중간중간 부족한 당은 꿀물로 대체한다
함백산 오르는길이 오르고 내리기를 완만하여 편했듯이 이제 남은 하산길도
완만하게 내리면서 오르기를 반복한다
정상석을 뒤로 하고 일킬로여를 걸어 임도가 나오고
임도를 건너 다시 숲으로 들어서면 함백 기원단이 나온다
너른 돌 주위로 작은 돌무더기가 쌓인 천제단은 이 지역에 광부들이 이주하면서
석탄 생산도중 지반붕괴로 많은 목숨을 잃게 되자 무사 안전을 기도했던 곳이다
숲을 빠져나온 대간길은 임도가 나오고 만항재 자연숲 생태공원이다
아직 야생화가 피기 이른철이라 몇개 핀 꽃만 있을뿐 온통 초록 풀밭 처럼 보인다
여름이면 삼백여종의 희귀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는곳으로 한달뒤 즈음에나 절정일거 같다
지리산과 덕유산 곰배령과 함께 이곳은 천상의 화원중 사대 천왕이라고 불리는곳이다
이곳 만항재 고개는 정선군 고한읍과 영월군 상동읍 태백시 혈동이 만나는 지점으로
해발고도 1340m의 포장도로상의 고개중에서 가장 높은곳이다
414번 국도가 지나간다
예전에는 정선에서 태백으로 넘어다니던 이 고개를 아라리고갯길이라고 불렀다
강원도 금강산 일만일천봉 하면서 아리랑노래 부르며 넘어다녔던 고갠갑다
만항재에서 1238봉의 창옥봉과 1214봉의 수리봉까지는 그만그만 평지길과 진배없다
야생화 구경하며 쉽게 수리봉을 찍고 이제는 오늘의 날머리인 화방재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수리봉에서 화방재까지 일킬로 삼백미터 고도를 내리는데
초반에 가파르게 내려서다 이내 완만해진다
마침내 화방재다
진달래와 철쭉이 많아 꽃방석고개라는 화방재는
서쪽마을 이름인 어평에서 이름을 따와 어평재라고도 불린다
태백산신이 된 단종의 혼령이 어평에 이르렀다고 한다
석달동안 극기훈련으로 발걸음이 조금 빨라진것도 있고
날씨도 도움이 되어 주어진 시간보다 한시간 넘게 일찍 하산했다
31번 국도가 연결되는 화방재는 휴계실 시설도 잘되어 있고
화장실도 깔끔하고 심지어 온수도 잘 나온다
밖에 있는 지하수물도 철철 잘 나와 산꾼들이 땀을 닦기에도 좋은곳이다
매번 꼴찌만 하던 내가 꼴찌를 기다려야 할때도 있었다
그나저나 마스크는 언제까지 쓰고 다녀야 할지
오며가며 여덟시간이 넘어가니 머리가 띵띵하여 사는게 사는거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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